연 230만명 병원 찾는 근막통증증후군…이럴 때 의심하라 [ESC]

한겨레 2024. 5. 25. 0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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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근막통증증후군
근육 둘러싼 막에 이상 생긴 통증
특정 부위 시작돼 다른 곳 옮겨가
심하면 두통·이명 등으로 이어져

목이나 허리, 어깨 등 근육 부위에 통증이 생겼는데 이 통증이 옮겨 다니기도 하며 시간이 지날수록 심해지면 ‘근막통증증후군’을 의심해야 한다. 근막통증증후군은 근육을 둘러싸고 있는 막에 문제가 생겨 통증이 나타나는 질환이다. 아픈 부위를 조금만 움직이면 통증이 더 심해지기도 한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심평원) 자료를 보면, 최근 5년(2018~2022년) 동안 한해 평균 약 230만명이 이 증상으로 병원을 찾았다. 국민 100명 중 5명꼴로 이 증상으로 고통을 겪어 치료를 받은 셈이다.

일상 생활에서 목이나 허리, 어깨 등을 긴장시키는 자세에서 일을 하거나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 경우 근막통증증후군이 나타날 가능성이 더 큰 것으로 알려져 있다. 자세 교정이나 스트레칭, 마사지, 약물치료 등으로 근막통증증후군을 예방하거나 증상을 줄일 수 있는 이유다. 대부분 생활습관에서 오는 증상이지만, 외상을 당하거나 선천적인 근막 이상으로 이 질환이 생길 수도 있다.

어깨 아픈데 목·등·팔도 통증

2022년 심평원 자료를 보면, 나이가 들수록 근막통증증후군으로 고통받는 사람들이 늘어 40~60대 환자가 전체의 절반이 넘는다. 10대(6%), 20대(8.9%), 30대(11.3%)도 적지 않은 비중을 차지한다. 잘못된 생활습관이나 스트레스 등에서 비롯되는 근막통증증후군은 젊은층에도 예외가 아닌 것이다. 성별로는 여성(58.1%)이 남성(41.9%)보다 많다.

근막통증증후군은 특정 부위 통증에서 시작된다. 예를 들어 어깨 쪽 근육을 둘러싸고 있는 근막에 이상이 생기면 어깨를 둘러싸고 있는 근육에 통증이 생기고 어깨를 움직일 때 심해져 어깨를 돌리거나 팔을 들 수조차 없게 된다. 손으로 어깨를 누르면 통증이 더 심해지고 어깨 주변 목이나 등, 팔로 통증이 번지기도 한다.

손으로 누르면 통증이 나타나거나 심해지는 부위를 통증 유발점이라고 하는데, 유발점이 목 주변 근육이라면 목의 통증뿐만 아니라 얼굴이나 머리 쪽에도 여러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두통은 물론 눈 주위의 통증이 나타나기도 하며 심한 경우 어지럼증이나 귀가 울리는 느낌이 계속되는 이명으로 고통받을 수 있다. 이런 증상 때문에 깊은 잠에 들지 못하거나 우울감에 빠질 수 있다. 허리와 엉덩이 쪽 근육에 통증 유발점이 있는 경우에는 다리가 저릴 수도 있다.

어깨나 목 주변 또는 허리에 근막통증증후군이 생겨 통증에 시달려도 엑스레이나 자기공명영상촬영(MRI)을 찍어봐도 아무런 이상 소견이 나타나지 않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의사가 진찰하면서 신경학적 검사를 해도 특별한 이상이 나타나지 않을 수 있다. 이 때문에 환자가 통증의 양상을 말하고 의사가 진찰하면서 통증 유발점을 눌러 확인하는 방식으로 근막통증증후군 진단이 내려진다.

근막통증증후군의 발생 원인에는 외상이나 관절 기능 장애도 있다. 예를 들면 교통사고를 당하거나 넘어지면서 목이나 어깨 관절에 충격을 받은 경우 근막통증증후군이 남을 수 있다. 또는 어깨·목·턱 관절에 이상이 생겨 이 질환이 나타나기도 한다. 선천적으로 관절의 이상을 가지고 있는 경우에도 이 증상으로 고통받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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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물·주사 치료로 통증 완화

근막통증증후군의 치료는 증상을 완화시켜 일상생활에서 지장이 없게 하는 것이다. 치료 방법은 약물치료가 대표적이며, 물리치료나 마사지, 스트레칭도 효과가 좋다. 평소엔 올바른 자세로 근육에 긴장이나 피로를 주지 않는 것도 필요하다.

약물치료에는 염증과 통증을 감소시키는 진통소염제가 포함되며, 이 약물로 근육통은 물론 두통도 줄일 수 있다. 근육의 긴장과 수축을 줄여주는 근육이완제도 흔히 쓰인다. 우울감 등과 같은 증상에는 항우울제를 처방할 수도 있다. 이런 약물들의 경우 근막통증증후군의 근본적인 치료는 아니며 일시적으로 증상을 줄이는 방법이라는 점에 유의해야 한다.

먹는 치료제가 아닌 주사치료법도 흔히 쓰인다. 통증을 일으키는 유발점을 찾아 국소 마취제 등을 직접 주사하는 방법이다. 피부 가까이에 있는 유발점은 의사가 손으로 자극하면서 이를 찾아내 주사한다. 유발점이 깊으면 초음파검사를 하면서 해당 부위를 찾아내 주삿바늘로 유발점을 파괴하는 방법을 쓴다. 이런 치료로 근육의 긴장과 경직이 풀리면 통증이 크게 완화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통증유발점 주사 요법은 10여분 정도 소요돼 치료가 간단한 편이다.

마사지와 물리치료 역시 오래된 치료법으로 근막통증증후군의 통증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된다. 스트레칭은 환자가 스스로 할 수 있는 치료법이자 근막통증증후군의 예방법이기도 하다. 긴장되고 딱딱한 근육에서 통증이 시작되는 만큼 근육을 이완시켜 통증의 원인을 제거하는 방식이다. 몸을 많이 움직이는 특별한 운동을 하지 않더라도 매일 규칙적으로 스트레칭을 하면 통증 개선 및 예방에 도움이 된다. 또 통증유발점 주사 요법을 받은 뒤에도 스트레칭을 하면 통증 개선 효과가 더 크다는 보고가 있다.

근막통증증후군을 예방하려면 일상생활에서 우선 바른 자세를 유지하는 게 중요하다. 나쁜 자세로 일을 하거나 쉬면 근막통증증후군 발생 위험을 높인다. 목을 앞으로 쭉 빼서 거북목 형태로 모니터를 보거나 허리를 펴지 않은 구부정한 자세를 오래 유지하는 건 피해야 한다. 컴퓨터 작업 등을 할 때도 일정 시간마다 기지개를 켜거나 일어나서 움직이며 근육 경직과 긴장을 풀어줘야 한다.

김양중│건강보험심사평가원 상근평가위원 의과대학을 졸업한 뒤 경북의 한 시골 마을에서 공중보건의로 일했다. 한겨레 의료전문기자로 재직하면서 더 나은 의료 서비스를 위한 기사를 썼고, 지금은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서 의료 서비스 질 향상을 위한 업무를 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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