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DE IN CERAMIC

서울문화사 2024. 5. 25. 0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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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곳이 하이테크 세라믹의 나라입니까? 소재의 마스터, 라도의 매뉴팩처 ‘코마듀’에 가다.
이건 그냥 세라믹이 아니다. 라도에서 만든 하이테크 세라믹이다. 직접 만져보니 다르다. 튼튼한 내구성과 가벼운 무게가 이루 말할 수 없다.
모든 하이테크 세라믹 생산을 담당하는 라도의 핵심 매뉴팩처, 코마듀의 전경.

에디터 인생 첫 제네바 출장이다. 스위스 출장과 인연이 없었던 터라 기대 반 걱정 반이었건만, <아레나> 생활 6년 차에 접어든 시점에 고대하던 시계의 본국 스위스로 향했다. ‘아니지.’ 세라믹의 성지, 라도의 매뉴팩처 코마듀로 향했다. 라도의 캡틴 쿡 모델을 보유한 실구매자로서 그들이 강조하는 세라믹 기술의 정점, 하이테크 세라믹을 알아볼 수 있는 것만으로도 흥미로웠는데, 실제 눈앞에서 만들어지는 과정을 볼 줄이야. 역시나 감회가 새롭다. 제네바 기차역에서 차로 출발하면 3시간 남짓한 거리, 스위스 봉쿠르(Boncourt)에 위치한 코마듀(Comadur)는 스위스 시계 제조 분야의 세계적인 스와치그룹에 속한 회사다. 쉽게 말해 소재를 전문으로 제작하는 스와치의 자회사인 셈이다. 1880년, 시계용 루비 전문 제조를 시작해 단단한 재료로 만든 부품을 뜻하는 ‘Composants en Materiaux Durs’ 약자로 세라믹을 비롯해 합성 결정, 희토류 분말, 다양한 소재의 생산 기술을 전개하고 있다. 소재에 대한 기술적 지식과 전문성을 바탕으로 분말 조달에서 완제품에 이르기까지 시계 제조 분야의 요구 사항을 충족하기 위한 30가지 이상의 세라믹 색상을 선보인다. 그렇다. 우리가 라도에서 보는 그 형형색색의 세라믹 컬러가 바로 이곳, 코마듀에서 구현된다. 현재 라도를 포함해 스와치그룹 내 브랜드도 소재를 일정 부분 공유하고 있으며, 이외에 의학, 광학, 항공우주, 유압, 전자, 소비재 같은 분야에서도 마이크로 기술을 이어가고 있다. 서두가 생각보다 길었다.

라도의 글로벌 앰배서더인 배우 지창욱도 라도 매뉴팩처 코마듀를 방문해 시계와 친밀해지는 시간을 가졌다.

그렇다면 매뉴팩처의 첫인상은 어땠을까?

라도의 핵심이라 할 수 있는 하이테크 세라믹을 다루는 매뉴팩처치고는 생각보다 자연 친화적인 느낌이 진했다. 뭐랄까. ‘하이테크’라는 단어처럼 미래지향적이고 산업적인 모습이어야 하는데 막상 와보니 공기 좋고 풍경 좋고 사람까지 좋은 냄새가 난다고 해야 하나. 어찌 보면 청정한 지역에서 나온 시계야말로 인고 끝에 얹은 산물처럼 느껴졌다. ‘그래. 맹모삼천지교가 괜히 생겨난 말이 아니겠지’ ‘이젠 봉쿠르 코마듀라고 해야 하나?’ 이런 잡생각도 잠시 반가운 환대를 건넨 라도의 마케팅 부사장 ‘리코 스타이너’가 찾아왔다. 최근 라도 신세계 본점 부티크 오픈을 기념해 한국에서 인사했던 구면인지라 괜스레 내적 친밀감이 앞섰다. 그는 “Welcome to Comadur.” 나긋한 프랑스 발음과 함께 라도의 과거, 현재의 상황, 앞으로의 계획에 관한 소회를 이어갔다.

그중에서도 인상적이었던 건 ‘(IM)POSSIBLE’이라는 사훈이었는데, “상상할 수 있으면 실현할 수 있다. 또한 실현할 수 있다면 그렇게 할 것이다”라는 문구였다. 무모하지만 무모하지 않은, 왠지 라도라면 언젠간 답을 낼 것 같은 ‘라도라이팅’ 효과에 빠져든 시점이었다. 본론으로 돌아가 잠깐의 쉬는 시간을 뒤로하고 실제 제조가 이루어지는 현장 답사가 한 시간 남짓 진행됐다. 검은색 가운으로 갈아입은 후 입구에 들어서면 하이테크 세라믹을 만드는 일련의 과정을 소상히 설명해주는데, 한 공간에서 모든 공정이 이루어지는 ‘원스톱’ 시스템이라는 점도 품질에 강한 믿음을 주었다.

플라스마 하이테크 세라믹은 메탈릭하지만, 실제 메탈 성분을 함유하고 있지 않다.

라도에서 개발한 신소재, 하이테크 세라믹은 금속과 산소를 결합한 화합물이다. 화합물은 산화지르코늄으로 인공적으로 만든 초순수 분말이며, 열에 의한 수축 후에도 밀도가 유지되는 초미립자 분말이다. 내부에 미세한 구멍이 넘쳐나는 다공성의 특성상 깨지기 쉬운 기존 세라믹과 달리 하이테크 세라믹은 완전한 밀도로 내구성이 강하다. 대부분의 세라믹은 금속보다 높은 온도에서 녹기 때문에 세라믹을 녹여 주형에 부을 수 없지만, 산화지르코늄과 같은 세라믹을 고온 용광로에서 소결하면 다공성의 단점을 제거하는 동시에 최종 경도를 1250비커스(경도를 나타내는 단위)까지 올릴 수 있다. 180비커스인 스테인리스 스틸과 비교해보면 어느 정도의 강성인지 짐작이 간다. 케이스를 만져보니 밀도도 보통이 아니다. 세제곱센티미터당 밀도 8.0그램인 강철과 비교해 3.4그램인 하이테크 세라믹은 티타늄보다 가벼운 무게를 자랑한다. 이건 손목에 올려봐야 그 진가를 알 수 있는데, 피부 온도에 맞춰 표면이 매끄러워지는 점도 하이테크 세라믹 소재의 특징 중 하나다. 이러한 엄중한 생산 공정은 크게 설계, 성형, 소결, 가공, 폴리싱, 샌드블라스트, 각인, 가열, 래커 처리 후 검수 단계로 이어진다. 하나부터 열까지 남의 손을 거치지 않고 완벽한 부품을 만들어내는 모습에서 하이테크 세라믹에 대한 일종의 경외심이 들었다. 그들이 말한 불가능을 가능으로 바꾸는 마법. 언젠가는 하이테크 세라믹을 뛰어넘는 다음 버전의 세라믹이 벌써부터 기다려진다. 늘 새로운 것에 도전하는 소재의 마스터, 라도의 다음 행보를 응원하며 첫 매뉴팩처 탐방기를 마친다. 다공성 없이 밀도 높은 그들의 하이테크 세라믹처럼.

라도의 현재

직원 수 1300명
생산 매뉴팩처 보유 7개
국적 31개
직무 포지션 80개
하이테크 세라믹의 생산과정에 대해 설명해주는 라도의 마케팅 부사장 리코 스타이너.
코마듀 매뉴팩처에서 세라믹을 만드는 과정을 직접 체험해보는 장면.

라도 미드나이트 블루 에디션

1986년, 라도에서 최초로 선보인 하이테크 세라믹 기술을 접목한 미드나이트 블루 에디션 ‘캡틴 쿡 하이테크 세라믹 스켈레톤’과 ‘트루 스퀘어 스켈레톤’ 모델이다. 하이테크 세라믹이 주는 깊이 있는 색감은 전에 없던 감각적인 디자인을 선보인다. 라운드 형태의 ‘캡틴 쿡’ 모델은 탐험가의 모험 정신을 지닌 역사성과 함께 스포티한 멋을 살렸다. 스퀘어 형태의 ‘트루 스퀘어’ 모델은 네모난 케이스의 모서리를 부드럽게 처리해 현대적인 매력을 강조했다. 두 모델은 안이 훤히 들여다보이는 스켈레톤 구조를 적용해 정교하게 움직이는 무브먼트의 모습 또한 살펴볼 수 있다.
(왼쪽부터) 트루 스퀘어 스켈레톤·캡틴 쿡 하이테크 세라믹 스켈레톤 모두 라도 제품.
배우 지창욱은 라도의 글로벌 앰배서더이다.

JUST ONE 10 STEPS

라도의 하이테크 세라믹이 세상에 나오는

과정. 쉽고 빠르게 10단계로 정리했다.

1단계 설계 케이스의 기본 틀이 되는 설계 의뢰가 들어오면, 디자이너는 도면을 바탕으로 금형을 제작한다. 새로운 금형을 만드는 데는 대략 1년 정도 소요된다.
2단계 성형 ‘피드 스톡’이라는 굵은소금보다 큰 입자를 고압력을 가해 액체로 변환한다. 그 후 사출 공정이 진행되는 기계 안쪽 깊은 곳에 주입해 케이스의 형태를 만든다.
3단계 소결 완성된 케이스를 1450℃의 고온에서 소결 처리한다. 부품에 따라 열을 가하고 식히는 과정에서 밀도가 치밀해지고 단단해진다.
4단계 가공 소결에 의해 약 25% 수축된 케이스는 다이아몬드 공구로 정교하게 가공한다. 케이스의 크기도 가공 단계에서 최종적으로 정해진다.
5단계 폴리싱 가공된 케이스를 세라믹 조각이 들어 있는고주파 수조에 넣는다. 세라믹 조각이 진동에 의해 부딪치면서 우리가 아는 반짝이는 케이스가 탄생한다.
6단계 샌드블라스트 말 그대로 매트한 질감을 요하는 부품을 선별해 샌드블라스트 처리를 한다. 한마디로 무광 작업.
7단계 각인 레이저를 이용해 라도를 상징하는 이미지의 숫자와 마커를 새긴다.
8단계 플라스마 플라스마 하이테크 세라믹은 20,000℃의 오븐에 넣어 외형을 금속처럼 변형시킨다. 처음에는 화이트 컬러였던 표면이 메탈릭하게 탈바꿈한다.
9단계 래커 레이저로 만든 작은 구멍에 래커를 채워놓고 건조할 때 세라믹에 영구적으로 부착되도록 한다. 섬세하고 정교한 작업으로 라도의 워치메이커가 직접 진행한다.
10단계 검수 철저한 검수를 통해 완성된 결과물은 라도의 모든 기준에 부합하는지 확인하는 작업을 거쳐 출고한다.

Editor : 차종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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