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못 살겠다, 심판하자’는 외침이 통했다”

김지영 기자 2024. 5. 25. 0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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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대 국회 주목 초선 22人] 대선후보 심상정 누른 김성회 경기 고양갑 당선인
‘진보 정치'의 아이콘, 심상정 녹색정의당 후보가 오랜 지역구인 경기 고양갑에서 5선 도전에 실패했다. 심 후보를 제치고 고양갑 주민의 선택을 받은 이는 김성회 더불어민주당 후보다. 김 후보는 이번 총선에서 한창섭 국민의힘 후보(35.34%)와 심 후보(18.41%)를 큰 차이로 따돌리고 45.30%의 득표율로 당선의 영광을 안았다.

김 당선인은 정치연구소 씽크와이 소장으로 다양한 방송에 출연하며 정치평론가로 이름과 얼굴을 알렸다. 국회에서 신계륜·정청래·손혜원 등 민주당 계열 의원의 보좌관을 역임하고 열린민주당 대변인으로 활동한 바 있다. 1972년 서울 태생으로 경기고와 고려대 지구환경과학과를 나왔다. 정치학을 공부하러 간 미국에서 우연한 기회에 목회학 석사학위를 받았다. 현지 시민사회단체 일원으로 활동하며 위안부 소녀상 설치 운동을 펼치기도 했다. "다양한 사회 경험과 정계 활동을 밑거름 삼아 지역과 국가를 위해 헌신하겠다"는 그를 전화로 만났다.

시청사 원당에 건립, 특례시법 개정 시급

심상정이라는 거물을 누르고 당선한 소감이 어떤가.

"기쁨 못지않게 막중한 책임감을 느꼈다. 지역 주민들이 김성회 개인을 지지했다기보다 윤석열 정권에 대한 심판 의지와 민주당에 대한 지지를 표심으로 보여준 선거다. 선거운동을 다니면서도 후보 개개인이 아닌 정당을 보고 투표하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윤석열 정부의 어떤 면을 심판했다고 보나.

"윤석열 대통령을 찍었다는 많은 분이 IMF 외환위기 때보다 사업하기가 더 힘들다고 토로했다. 자영업자들은 대출이자가 너무 올라서 살기가 팍팍한데 정부가 이를 해결할 대책을 내놓지 못해 표를 줄 수 없다고 했다. 유세를 다니며 너무 힘든 국민의 분노를 많이 느꼈다."

당선 비결이 뭔가.

"다른 후보들처럼 공약을 앞세우지 않았다. 민주당 공식 구호인 '못 살겠다, 심판하자' 하나만 내걸고 선거운동을 시작했다. 이에 많은 주민이 공감해 표를 주셨다. 변화와 개혁이 필요하다는 주민의 열망이 커서 지역구에서 내리 3선을 한 의원을 이길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선거 중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를 떠올린다면.

"지지자들의 성원과 사랑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 내가 유튜브 채널과 SNS에 매일 일정을 공유했는데 그걸 보고 찾아와 응원해 준 분이 많다. 겨울에는 따뜻한 커피, 봄에는 시원한 커피를 가져다주시고 편의점에 들러 제 손에 뭔가를 쥐여주고 가기도 했다. 다들 되게 절박하고 절실한 마음이었다고 생각한다. 그런 분들의 지지와 성원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

고양갑 지역구에 가장 시급한 과제는 뭔가.

"시청사를 원안대로 고양갑 지역에 있는 원당에 짓는 일이 가장 시급하다. 이동환 현 시장이 들어오면서 백석동 지역으로 청사를 옮기려고 하다가 지금 모든 것이 중단된 상태다. 특례시법 개정도 최우선 법안으로 추진할 것이다. 특례시가 광역시에 버금가는 인구를 갖고 있는데 아무것도 자체적으로 결정할 수 없는 건 문제가 있다. 건물의 고도 제한부터 개발제한구역 해제 등 자치권을 확보하는 방향으로 법이 개정돼야 한다."

교통 문제가 심각하다는 지적도 많다. 해법을 찾았나.

"버스 준공영제가 지금 고양시만 도입이 늦어지고 있다. 고양시의 버스 운행률이 54%에 그친다. 기사가 없어 절반의 버스가 차고지에서 놀고 있다는 얘기다. 우선 버스준공영제를 빠른 속도로 전면 도입해 교통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경의중앙선 지하화도 고양시에서 당선된 우리 당 의원 4인의 공통 공약으로 함께 추진해 나갈 것이다. 시민의 불만이 큰 배차 간격도 지금보다 좁힐 수 있다. 이를 위해 용산에서 갈라져 강남 쪽으로 가는 노선까지 확보하는 것을 장기 과제로 삼고 있다."

앞으로 펼칠 의정 활동 방향을 정했나.

"큰 틀에서 나아갈 바는 생각해 뒀다. 지역에서는 원내 제1당다운 개발 계획을 가지고 접근하려 한다. 국회에서는 의회라는 견제 장치를 너무 무시하는 대통령에게 정부의 견제 세력으로서 국회의 힘을 좀 보여드릴 생각이다."

신동아 6월호 표지

김지영 기자 kj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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