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CTV로 실시간 감독”…4만5천명 몰린 ‘이 시험’ 고시인줄 알았더니 한국선발전이라고? [신짜오 베트남]

홍장원 기자(noenemy99@mk.co.kr) 2024. 5. 25. 08: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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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서 韓 파견신청 20년來 최고
1차 선발 시험에 4만 5000명 몰려
한국 최저임금 높아 풍족한삶 보장
사업장 안전·직원 인권보호도 호평
베트남 시내 오토바이 부대. [사진 제공=연합뉴스]
[신짜오 베트남 - 294]베트남 중부 응에안 출신의 응우옌반타이의 꺾이지 않는 도전 정신이 현지에서 화제입니다. 그는 37세의 나이로 한국 파견 근로자 모집에 응시해 관심을 끌고 있습니다. 그는 최근 한국 파견을 위한 파견 근로자(EPS•고용허가제) 선발 1차 시험(EPS-TOPIK, 한국어능력시험)에 도전했습니다. 과거 건설업에 종사하던 그는 ‘코리안 드림’을 이루기 위해 적지 않은 나이에 새 길을 택한 것입니다.

그는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 한국에서 일한다면 가족의 삶이 훨씬 나아질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한국에 파견될 수 있는 나이는 18세부터 39세입니다. 37세의 그는 나이 제한에 근접한 상황입니다. 하지만 한국을 향한 열정을 꺾을 수는 없었습니다. 한국에서 고생해 벌면 훨씬 풍족한 삶이 보장되기 때문입니다. 보수는 무슨 일을 하는지에 따라 다르지만 월 1500달러 전후로 전해집니다. 베트남 평균 임금과 비교해 훨씬 높습니다.

한국행을 원하는 베트남 열기는 점점 커지고 있습니다. 베트남 현지 언론에 따르면 최근 열린 한국 파견 근로자 선발 1차 시험 전국 응시자 수는 약 4만 5000명으로 나타났습니다. 올해 모집 정원의 3배에 이르는 것으로, 관련 시험이 시행된 지 20년 만에 역대 최고 기록을 경신했습니다. 올해 한국은 이 제도를 통해 제조업과 어업, 농업, 건설업 등 4개 업종에서 총 1만 5400여 명의 베트남 근로자를 모집합니다. 1차 시험은 지난 3월 시작돼 6월까지 이어집니다. 이를 통과한 응시자는 2차 시험을 거쳐 최종 합격 여부가 결정됩니다.

한국행 여부를 가르는 시험은 웬만한 국가 고시 못지않은 취급을 받습니다. 전자기기 반입이 금지되고 베트남 전자 신분증 2단계 인증을 통과해야 합니다. 베트남 정부는 한국과 함께 시험장에 CCTV를 설치하고 실시간으로 시험 전 과정을 지켜봅니다. 부정행위자는 향후 4년간 재응시가 금지됩니다.

이 제도에 따라 지난 2004년부터 현재까지 총 12만 6977명의 베트남 근로자가 한국행 티켓을 따낼 수 있었습니다. 지난해 10월 기준 불법 체류자 1만 명을 포함한 3만 6000여 명의 파견 근로자가 한국에서 일하고 있습니다. 한국행 길은 꽤 까다로운 편입니다. 베트남에서 한국은 외국인 근로자를 채용하는 다른 국가에 비해 선발 조건이 상당히 높은 국가로 꼽힙니다.

나이는 말씀드린 대로 18세에서 39세 사이의 남성과 여성이 모두 포함됩니다. 여성의 경우 체중 45kg 이상, 신장 150cm 이상, 남성의 경우 최소 신장 160cm 이상, 체중 50kg 이상이어야 하고, 한국에 불법 정착한 친척이 없어야 합니다. 근로자 본인도 전과가 없어야 하고 무엇보다 어려운 한국어 테스트를 통과해야 합니다.

베트남 호치민시 전경. [게티이미지뱅크]
베트남 입장에서 한국행이 인기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베트남에서 평가하는 한국의 진짜 모습을 찾아봅니다. 베트남은 한국을 유사한 기후와 문화를 가진 국가 중 하나라고 소개합니다. 경제가 발달했기 때문에 항상 인적 자원이 부족하고 노동력을 수입하기 위해 많은 외국인 노동자를 모집해야 한다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그래서 한국 제조 공장에는 항상 많은 수의 작업자가 필요하고 근무 시간 외에도 추가 수입원을 확보하기 위해 초과 근무를 할 수도 있다는 것을 장점으로 내세웁니다.

또한 한국의 최저임금이 빠르게 오르는 것에도 이들은 주목하고 있고, 무엇보다 한국에서의 생활비가 그리 높지 않다는 인식을 합니다. 월 20만∼30만 원 정도로 충분히 먹고 살 수 있다는 것입니다. 게다가 명절 때 직원들에게 쌀이나 김치, 육류 등의 음식을 제공하는 것도 장점으로 꼽힙니다. 또 한국에서의 삶은 가혹하지 않다고 소개하며 한국은 우수한 인권 보호 정책을 가지고 있다고 설명합니다. 한국에서는 항상 작업 공간의 위생과 안전에 중점을 둔다는 얘기도 합니다.

또 촘촘한 지하철 노선과 KTX 노선도 장점으로 꼽히고 한국의 인권 보호 정책도 극찬을 받고 있습니다. 고용주가 잘못된 행동을 할 경우 매우 무거운 처벌을 받게 된다는 소개도 합니다. 이런 걸 종합하면 아직 한국은 베트남에 ‘코리안 드림’으로 불리는 게 확실합니다. 게다가 한국 아이돌을 필두로 K엔터가 베트남에 맹위를 떨치고 있어 향후 여파도 궁금해집니다.

다시 원점으로 돌아가서 37세의 베트남 건설업 출신 노동자는 한국행 비행기를 끝내 탈 수 있을까요. 과거에 우리가 미국을 보고 ‘아메리칸 드림’을 꿈꾼 것처럼, 베트남 일부 지역에서는 지금 ‘코리안 드림’을 갈망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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