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한반도] 3대 초상화 나란히…김정은 우상화 가속도 외

KBS 2024. 5. 25. 08:51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앵커]

시청자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미국 국무부에서 북한인권 문제를 전담하는 줄리 터너 특사가 이번 주 방한했는데요.

KBS와의 단독 인터뷰에서 트럼프 후보가 재집권하더라도 현재의 미국 대북인권정책은 유지될 거라고 밝혔습니다.

터너 대사는 특히 북한 내 외부 정보 유입은 지속될 거라며, 북한의 통제 강화에 대응해 외부 정보를 공급할 새로운 방식을 찾는 중이라고 밝혔습니다.

5월 넷째 주 <남북의 창> 시작합니다.

최근 김정은 위원장의 초상화가 김일성, 김정일의 초상화와 나란히 걸려있는 모습이 북한 매체에 처음으로 공개됐습니다.

앞선 지도자들과 같은 반열에 올랐음을 알리고자 초상화 정치에 힘을 쏟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는데요.

통일부는 향후 일반 가정에까지 김 위원장의 초상화가 걸릴 것이라고 예상하며, 김정은의 혁명 사상 선전도 강화될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이슈 앤 한반도>에서 살펴보겠습니다.

[리포트]

김정은 위원장이 조용원, 최룡해 등 고위 간부들을 대동한 채 입장합니다.

노동당의 핵심 간부들을 육성하는 중앙간부학교 준공식.

[조선중앙TV/5월 22일 : "경애하는 김정은 동지께서 준공 테이프를 끊으셨습니다."]

1946년 설립된 이 학교는 최근 김일성, 김정일의 시신이 안치된 금수산태양궁전 근처로 이전해 새롭게 지어졌습니다.

그런데 이날, 눈에 띄는 장면이 포착됐습니다.

건물 외벽에 김일성, 김정일과 함께 김정은 위원장의 초상화가 나란히 걸린 겁니다.

그간 김정은 위원장의 초상화가 별도로 포착된 적은 있었지만, 선대와 같이 나란히 게재된 모습이 언론에 공개된 건 이번이 처음입니다.

[김정은/북한 국무위원장 : "수령님(김일성)과 장군님(김정일)께서 한번 보셨으면 얼마나 기뻐하셨을까 하는 생각이 아프게 갈마듭니다."]

교내 강의실에도 3대의 초상화가 칠판 위에 걸린 모습이 공개됐습니다.

김 위원장은 엿새 전에도 학교를 방문한 적 있었지만, 당시엔 김일성, 김정일의 초상화만 화면에 잡혔습니다.

이제는 자신을 선대와 같은 반열에 놓고 우상화에 나서겠다는 의미로 풀이됩니다.

[김민규/우석대 국방학과 교수 :"1974년 김정일이 노동당에서 후계자로 추대됐을 당시에 그때도 김정일의 초상화를 노동당 내부에 김일성과 함께 나란히 걸었고요. 1982년에 나란히 걸었던 사진과 관련된 내용을 북한 언론에 처음으로 노출시켰습니다. 노출시키고 나서 무슨 현상이 있었냐면 북한에 가정집들마다 김일성, 김정일 초상화를 같이 걸도록 하는 행태가 있었거든요."]

[홍민/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 : "소위 말해서 전국적으로 전 주민을 상대로 해서 김정은을 절대적으로 우상화하는 작업 쪽으로 확연하게 올해 전환하는 그런 의미를 갖고 있다고 봐야겠죠."]

초상화에서 주목할 점은, 김정은 위원장의 시선이 김일성, 김정일과는 반대 방향을 보고 있다는 겁니다.

선대를 잇기보다는 자기만의 시대를 열겠다고 공표하는 것이란 해석이 나옵니다.

치아를 드러내며 활짝 웃고 있는 선대의 초상과는 달리, 김 위원장만 입을 다물고 근엄한 표정을 짓고 있는 것도 차이점입니다.

김일성의 초상도 처음에는 입을 다문 진지한 젊은 지도자의 모습이었다가, 1980년대 들어 활짝 웃는 표정으로 바뀐 바 있습니다.

[이지순/통일연구원 연구위원 : "이전에 아주 근엄했던 숭고하고 엄숙하고 근엄했던 김일성 초상 사진하고 거의 흡사합니다. 일상에서는 친근하게 김정은이 어버이로서 이미지를 스킨십 할 수 있는 존재지만 정치적으로는 감히 근접할 수 없는 절대 권위를 가지는 수령의 이미지인 거예요."]

북한은 세 부자의 초상과 대칭되는 구도에, 사회주의 이론의 토대를 세운 마르크스와 레닌의 초상도 함께 걸었습니다.

북한은 1980년 노동당 규약 개정과 1992년 헌법 개정으로 마르크스·레닌주의를 지도 사상에서 삭제하고, 김일성의 주체사상을 통치 이념으로 삼았습니다.

지난 2012년, 김정은 위원장 집권 첫해에는 김일성 광장 노동당사 외벽에 있던 마르크스와 레닌의 초상화도 철거했습니다.

그런데 두 사람의 얼굴이 당 핵심 간부를 교육하는 기관에 다시 등장한 겁니다.

북한이 정통 공산주의 사상의 계승자임을 부각하면서, 러시아, 중국 등 우방국과의 연대를 강조하기 위한 행보로 풀이됩니다.

[홍민/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 : "그건 주체사상이나 김일성, 김정일주의나 그리고 김정은의 사상이 전 세계에서 고립돼 있는 사상이 아니라 굉장히 보편적인 마르크스, 레닌주의에 근간한 사회주의 사상에 기초하고 있다는 것을 의도적으로 보여주는 측면이 하나가 있고요. 특히 최근에 러시아와의 밀착이 상당히 이뤄지고 있기 때문에 레닌은 다 아시다시피 러시아 출신이지 않습니까? 그래서 북한이 의도적으로 그런 사상적 공감대를 강조하기 위한 상징적 행보일 수도 있다고 보입니다."]

북한은 앞으로 이른바 '김정은 사상'이라는 새로운 통치 이념을 구체화하기 위해 우상화 작업에 더욱 속도를 낼 것으로 보입니다.

[김동엽/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 : "결국 김정은은 단순히 현재 지도자의 개념이 아니라 김정은이 갖고 있는 혁명 정통 사상, 지도자를 넘어선 사상의 지도자 반열까지 올리겠다는 것이고요. 그것은 결국은 단순히 이 3대의 역할이 아니라 어떻게 보면 4대까지도 영향이 미칠 수 있는 것들을 조심스럽게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고 생각해요."]

“새 유도기술 시험”…“신무기는 대남용”

[앵커]

이런 가운데 북한은 새로운 미사일 기술 개발을 강조하며 대남 위협 수위를 끌어올리고 있습니다.

최근 동해상으로 미사일 도발을 감행한 것과 관련해 자신들이 새로운 유도기술을 시험한 거라고 주장했는데요.

하루에만 담화와 논평을 3개나 발표하며, 자신들의 무기 개발을 정당화하려는 움직임도 보이고 있습니다.

[리포트]

미사일이 화염을 내뿜으며 동해상으로 날아갑니다.

북한이 미사일 명칭을 구체적으로 밝히진 않았지만, 2022년부터 본격적인 양산에 들어간 근거리 탄도미사일 개량형으로 추정됩니다.

북한 탄도미사일 중 가장 사거리가 짧지만, 전술핵탄두를 탑재할 수 있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김동엽/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 : "북이 지난번에 화산-31이라고 핵탄두가 될 수 있는 카트리지를 공개한 적이 있습니다. 그때 화면상에서 한 8개의 종류의 탄두 모습을 보여줬는데요. 이미 그때 한 종류를 보면 화성-11형으로 보이는 탄두의 모형이 있었고, 또 희미하게 글자도 화성-11로 읽히는 부분이 분명히 보여요. 근거리라고 치더라도 한반도에서 전술핵을 사용할 수 있는 그런 무기체계라고 생각합니다."]

북한은 이번 시험 사격을 통해 새 자치 유도기술을 도입한 미사일의 정확성이 검증됐다고 주장했습니다.

[조선중앙TV/5월 18일 : "자치유도항법체계의 독자적 개발과 성공적인 도입이라는 결과에 내포되어 있는 군사전략적 가치에 대하여 대만족을 표시하시면서 높이 평가하셨습니다."]

다시 말해 탄두부에 자체적으로 설계한 GPS 유도 장치를 탑재해 스스로 비행경로나 사거리를 조절할 수 있다는 뜻으로 해석됩니다.

실제 합참은 최대 사거리 100여km로 알려진 이 미사일이 300여km를 날아 동해상에 떨어졌다고 발표했습니다.

계룡대 등 우리의 핵심군사목표를 노려 의도적으로 사거리를 늘렸을 가능성이 제기됩니다.

[김동엽/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 : "우리가 일반적으로 유도방식이라고 이야기 하는데 여기에 단어가 하나 더 붙은 거예요. '자치'라는 단어가 붙은 거예요. 스스로가 뭔가를 계산하고 평가해서 비행 항로를 결정할 수 있다고 보여요. 기존에 있었던 미사일과 동일한 미사일일 수 있으나 실제적으로 이것을 유도하는 면에선 상당 부분 업그레이드된 개량된 미사일, 심지어는 새로운 미사일이라고도 볼 수 있는 그런 체계가 아닌가라고 생각이 됩니다."]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은 이날 미사일 발사에 앞서 담화를 내고 신무기가 수출용이 아닌 대남용이라고 위협했습니다.

북한은 이날 김 부부장 담회 외에도 한미 전투기동 훈련과 을지 자유의 방패 훈련을 겨냥하는 논평들도 한꺼번에 쏟아냈습니다.

[김인애/통일부 부대변인/5월 17일 : "북한의 어떠한 군사적 위협에 대해서도 우리 정부는 강력한 한미동맹을 바탕으로 철저하게 준비하고 있습니다. 북한은 상황을 오판하지 말아야 할 것입니다."]

특히 중러 정상회담 기간에 일제히 한미 위협을 환기시킨 것은, 북중러 공동 전선 분위기를 조성하려는 의도로 풀이됩니다.

[홍민/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 : "거기서 우리라는 표현을 자꾸 쓰죠. 중국, 러시아를 같이 해서 우리라는 표현을 쓰는데 우리에게 얼마나 한미가 위협을 가하고 있냐라는 것을 의도적으로 표현하고 있죠. 그 말은 결국은 무기 거래가 중요한 게 아니라 한미의 위협이 중요한데 이게 다 중국이나 러시아, 우리한테 모두 가해지고 있는 것이다."]

현재 개발 단계에 있는 신무기를 수출한다는 게 가능하지 않다는 점을 강변하면서, 푸틴 대통령의 방북 전 북러 간 무기 거래에 집중된 여론을 전환시키려는 의도란 해석도 나옵니다.

[김동엽/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 : "어떻게 놓고 보면. 신무기거든요. 북이 과연 이런 신무기를... 어쩌면 우크라이나 전쟁은 대단히 재래식 전쟁이거든요. 이런 전쟁에 굳이 이런 고급 무기를 줄 필요가 있을까? 또 러시아도 원할까? 그렇지 않아요. 이런 국면도 있고 곧 또 러시아 대통령의 방북도 예정돼 있고 이런 과정 중에서 자칫 잘못하면 북러 관계가 무기 거래 관계로 자신들의 관계가 대단히 폄하될 가능성이 많거든요."]

이런 가운데 크렘린궁은 푸틴 대통령의 방북 준비가 제 속도로 진행되고 있다고 밝히며 연내 북한 답방을 재확인했습니다.

■ 제보하기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카카오 '마이뷰', 유튜브에서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KBS

Copyright © KB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