혁신기업 지키는 ‘유니콘팜 농장주’…“3선 전방공격수로 뛰겠다” [금배지 원정대]

구정근 기자(koo.junggeun@mk.co.kr) 2024. 5. 25. 0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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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배지 원정대-69]
강훈식 민주당 충남 아산을 당선인
73년생 3선 ‘젊은 중진’으로 존재감
“尹정권의 국민 기만에 단호히 대응”
타다 금지법 목도한 경험 바탕으로
초당적 벤처지원모임 유니콘팜 발족
“생산자위주 규제로는 혁신 못키워
정부가 이해관계조정하고 설득해야”
강훈식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24일 의원회관에서 매일경제와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다. [한주형기자]
Q. 강훈식 의원에게 정치란? 변화를 통한 증명, 유권자에게 나의 쓰임을, 지역구민에게는 지역이 개선되었음을, 당원들에게 민주당다운 정치를 하고 있음을, 동료 의원들에게는 내 유능함을 증명하는 일.
Q. 강훈식 의원에게 금배지란? GPS, 내가 누구이며 어디에 있고 어떻게 왔고 어디로 가야 할지 상기시켜주는 것

“재선 때 3선을 뒷받침하고 초선을 이끄는 미드필더 역할을 했다면 이제는 전방 공격수의 역할을 주저하지 않을 것입니다.”

강훈식 더불어민주당 의원(충남 아산을)은 22대 총선에서 60.35%로 충청권 최다 득표율을 기록하며 3선에 성공했다. 1973년생으로 젊은 정치인으로 주목 받던 그는 수석대변인, 충남도당위원장, 전략기획본부장과 산자위 간사 등 당내외 요직을 맡아오며 존재감 있는 중진의원으로 성장했다.

강 의원은 24일 매일경제와의 인터뷰에서 “선거는 변화를 통한 증명이라고 생각한다”며 “초선 때는 운이 좋아 당선되고 재선 때는 코로나 상황 속 집권당에 힘을 실어주자는 흐름 덕을 봤다면 3선은 실제로 저를 증명해 결과를 내야만 하는 어려운 선거였다”고 당선 소감을 전했다.

그는 “재선 당시에 3선 의원을 뒷받침하고 초선을 잘 이끄는 역할 하는 미드필더가 되겠다고 했다”라며 “이제는 전방 공격수를 주저하지 말아야 할 때가 된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당의 일원으로서 앞으로 정권 교체에 핵심적인 역할을 하겠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영수회담은 국민 기만 회담, 민주당은 단호하게 신속하게 대응할 것”
강 의원은 “영수회담은 윤석열 대통령의 국민 기만이었다”며 “거부권을 협상카드로 사용하라고 제안했다는 얘기가 나온다든지, 검찰 인사를 싹 한 이후에 김건희 여사가 나타난 것, 채상병 특검법에 10번째 거부권 행사한 것을 보면 알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국회는 윤석열 정권의 기만에 대해 단호하고 신속하게 대응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앞으로 2년 동안 민주당이 180석이 넘는 압승의 효능감을 얼마나 보여주느냐가 매우 중요할 것”이라며 “그렇게 보면 22대 국회에서는 실제로 법과 제도변화를 주도하는 3선 의원이나 상임위원장의 역할이 클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강 의원은 유력한 정무위원장 후보로 거론되고 있기도 하다. 그는 지난해 6월부터 정무위원으로 활동 중이다. 강 의원은 “주식투자는 경제 위기 속 재산을 증식해 볼 수 있는 방식으로 주목받고 있다”라며 “우리 당이 공약한 코스피 5000 공약을 꼭 해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라고 포부를 밝혔다.

강 의원은 정무위 외에 산자위 등 이미 경험해 본 상임위 위주로 지원했다. 그는 “지금은 경제 위기 상황이다”라며 “연습을 할 시간이 없어 바로바로 실천하고 변화를 만들어내야 한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산업 발전을 위한 부흥책도 중요하지만, 기후 위기에 대응하고 산업 생태계 구조를 뒷받침하는 금융 관련 법안과 제도를 만드는 것도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유니콘 기업 길러내는 농장주’ 강훈식 의원
21대 국회에서 유니콘팜의 대표를 역임한 강훈식 의원은 “우리 아버지 세대는 중동에 가서 수로를 깔았고, 우리 세대는 반도체와 자동차를 만들어 먹고 살았다”며 “스타트업과 혁신 기업이 자식 세대의 성장동력이 될 것이라는 마음으로 잘 키워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유니콘팜은 스타트업과 벤처기업의 성장을 지원하기 위한 국회 내 연구모임이다. 21대 국회 상반기에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산자위) 간사를 맡았던 강 의원은 스타트업과 벤처기업 지원을 위해 여당 의원들과 의기투합해 유니콘팜을 출범시켰다. 그는 “산자위 간사를 하는 동안 정권이 바뀌었는데, 야당의 힘만으로는 실질적으로 뭘 하기에 어려운 구조였다”며 “스타트업에 실제 도움이 되는 제도개선을 위해 몇몇 뜻을 같이하는 국민의힘 의원들과 같이하자고 제안했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강 의원은 “국토위원 당시 타다금지법이 통과되는 과정을 눈앞에서 목도했다”라며 “당시 혁신기업의 어려움과 갈등을 법 통과 이전에 조정하지 못했다는 아쉬움이 컸다”고 회상했다. 이어 그는 “새로운 스타트업 서비스가 등장하면 기존 생산자는 절박한 마음으로 강력하게 저항하는데 소비자는 막연하고 미약하게만 동의를 표하는 경향이 있다”라며 “이 과정에서 정부의 관련 정책 추진 동력이 약화한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타다가 처음 서비스될 때 소비자들은 대체로 편하고 좋다는 반응을 보였지만 결국 격렬하게 저항한 기존 택시 기사들의 뜻대로 금지법이 통과됐다”고 설명했다.

이제는 생산자의 시대가 아닌 소비자의 시대
강 의원은 “우리는 ‘로톡의 광고허용 여부를 두고 다투는데, ‘Chat GPT’는 판례 분석을 해주기 시작했다“며 ”결국 변화는 생산자들이 막을 수 없는 시대의 흐름”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생산자 시대에서 소비자 시대로 변화하고 있고 그에 맞춰 법과 제도가 바뀌어야 한다”라며 “이렇게 지체가 누적되면 결국 국민들이 살기 힘들어진다”고 꼬집었다.

강 의원은 ‘약 배달 서비스’ 관련 법안 추진을 멈춰달라며 찾아온 약사협의회에 “이렇게 저항하니 정치인 입장에서 밀어붙일 수는 없겠지만, 그런다고 여러분이 도태되는 시간이 줄어들지는 않는다”고 경고했다고 일화를 전해주기도 했다.

그는 “더 과감한 혁신을 위해서는 결국 정부가 생산자와 혁신기업 간의 이해관계 조정을 위해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며 “이익단체에 변화의 본질을 전달하고 이익을 제공하는 등 변화하도록 설득해 나가는 작업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어 그는 “조정력이 있는 사람들이 나서주지 않으면 법을 아무리 좋은 취지로 발의해도 한계가 있다”며 정부 여당의 태도 변화를 촉구했다.

2022년 11월 14일 당시 유니콘팜 출범식에 참석한 강훈식 의원(오른쪽)과 김성원 의원의 모습. [사진 출처=강훈식 의원실]
“대통령부터 마음가짐 달리해야 문제 해결돼”
강 의원은 “중기벤처부 장관조차도 벤처 기업을 지원해주는 것이 쉽지 않다”며 “사실 대통령이 먼저 책임지고 앞장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벤처기업의 산업 분야가 광범위하다 보니 사안마다 협조를 구할 부처의 수가 많고 이해관계가 얽혀있는 상황이어서다.

그는 “과거 김대중 대통령이 벤처 시대로 가고 있다고 방향을 제시하고, 노무현 대통령이 인터넷이 중요하다 강조했던 것처럼, 최종적인 인사결정권자인 대통령의 마음가짐이 제일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강 의원은 “행정부가 중심을 잡고 의회가 분위기를 만들어 법을 섬세하게 조정해 나가야 혁신기업들이 다음 단계로 나아갈 수 있다”며 “대한민국은 무엇이든지 곧바로 실험해 볼 수 있는 혁신기업과 스타트업의 시험대가 될 잠재력이 있다”고 힘줘 말했다.

강 의원은 22대 국회서도 유니콘팜의 활동을 이어 나갈 계획이다. 현재 신신규회도 모집 중이다. 여야를 가리지 않고 ‘스타트업의 지원군이 되고자 하는 22대 국회의원이면 누구나 자격이 있다’고 홍보 중이다.

22대 국회에서 꼭 이루고 싶은 목표에 대해서는 “본인이 선택하지 않는 차별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국가의 도움이 반드시 필요하다”며 “출생의 우연성으로 생기는 차별을 극복하는 정치를 하고 싶다”고 말했다

22대 총선 기간 쉬지 않고 달려온 매일경제 정치부의 온라인 기획 연재물 ‘금배지 원정대’는 선거 이후에도 계속됩니다. 패기 넘치는 정치 신인부터 관록의 다선 의원까지 새 국회를 이끌어갈 주인공들의 이야기를 깊이 있게 전하겠습니다. 많은 구독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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