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업튀’ 송건희 “임솔 짝사랑 실제로 마음 아팠다…류선재 질투나기도”[EN:인터뷰①]

[뉴스엔 글 황혜진 기자/사진 이재하 기자]

배우 송건희가 tvN 월화드라마 ‘선재 업고 튀어’(극본 이시은/연출 윤종호, 김태엽) 촬영 비화를 공개했다.

5월 28일 종영하는 '선재 업고 튀어'는 자신의 최애 류선재(변우석 분)을 살리기 위해 시간을 거슬러 2008년으로 돌아가는 임솔(김혜윤 분)의 파란만장한 인생사를 다룬 작품. 송건희는 극 중 밴드부 베이시스트이자 인터넷 얼짱 캐릭터 김태성으로 분해 흥미로운 임솔 짝사랑 연기를 펼쳤다.

'선재 업고 튀어'는 MZ 세대 시청자들의 열띤 관심과 사랑 속 시청률과 화제성 상승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았다. 3.1%(시청률 조사 회사 닐슨코리아 전국 기준)로 출발한 '선업튀'는 5월 21일 방송된 14회로 4.8%를 기록하며 자체 최고 시청률을 경신했다. 화제성은 신드롬 수준이다. K-콘텐츠 온라인 경쟁력 분석기관 굿데이터코퍼레이션 펀덱스가 발표한 TV-OTT 종합 화제성, TV-OTT 드라마 화제성 부문에서도 모두 압도적인 수치로 1위를 달성했다.

5월 23일 뉴스엔과 만난 송건희는 "기분이 정말 얼떨떨하다. 이렇게 많이 사랑해 주실 줄 예상하지 못했다. 너무나 많은 사랑을 주시고 뜨거운 관심 주셔서 정말 감사하다. 태성이를 연기하는 제 모습이 시청자 분들께 어떻게 보일지 많이 걱정했는데 많이 아껴주시는 것 같아 다행"이라고 말문을 열었다.

'선재 업고 튀어'는 종영까지 단 2회를 남겨두고 있다. 송건희는 드라마 결말에 대해 "개인적으로 만족하고 있다. 그게 태성이가 할 수 있었던 선택이라고 생각한다. 전 만족스럽게 생각한다"고 귀띔했다. 태성이가 어떤 선택을 했을지는 28일 방송되는 16회를 통해 공개된다.

앞서 변우석은 16회 대본을 보고 눈물을 흘렸다고 밝혔다. 태성이로서 마지막 회 대본을 보고 어떤 마음이었냐는 물음에 송건희는 "전 울지는 않았다. 하지만 16회 대본이 나왔을 때 떠나보내기 너무 아쉬운 감정이 컸다. 긴 시간을 함께했다 보니까 굉장히 후련하기도 하면서 괜히 서운하고 아쉬운 마음이 들더라. 그래도 결말을 포함한 여러 가지 면에서 '선재 업고 튀어'가 보여주고 싶은 이야기는 다 보여줬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전 괜찮았다"고 답했다.

송건희가 구현한 김태성은 '선재 업고 튀어' 원작인 웹소설 '내일의 으뜸'에는 존재하지 않는 인물이다. '선재 업고 튀어'를 집필한 이시은 작가는 영화 '늑대의 유혹' 속 정태성(강동원 분)을 보고 김태성이란 인물을 구상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송건희는 "캐릭터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고 분석을 하던 시기에 작가님께서 '늑대의 유혹'을 보고 구상하셨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강동원 선배님은 저한테도 굉장히 대단한, 우상인 선배님이다. 그래서 적지 않은 부담감이 있었다. 그래서 작가님한테 정말 (강동원의) 발 끝이라도 따라가 보겠다고 말씀드렸다. 절대 버금갈 수 없겠지만 2008년 태성이의 모습을 잘 표현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김태성은 싸이월드 미니홈피가 흥했던 시절 숱한 이성들의 마음을 사로잡은 남자였다. 김태성을 실감 나게 그려내기 위해 외모적으로도 더 신경을 썼냐는 질문에 송건희는 "피부 관리를 굉장히 열심히 했다. 사실 피부 관리는 원래 열심히 하는 편이다. 그래서 별다르게 준비한 건 없었다. 2008년 감성을 살리기 위해 스타일링에 대해 많은 이야기를 나눴다"고 답했다.

본래 성격과의 싱크로율은 그리 높지 않은 편이라고. 송건희는 "원래 1~2%밖에 안 된다고 생각했는데 촬영 당시에는 많이 올라갔다. 20~30% 정도 되지 않았나 싶다. 태성이의 내면은 저와 꽤 비슷한 부분이 많아 이해하는 데 큰 어려움은 없었다. 그렇지만 뭔가 톤을 만들거나 허세가 있는 태성이의 면모는 실제 송건희와 다른 모습이 있지 않을까. 특히 허세 같은 건 저랑 너무 관련이 없다. 그래서 어렵더라"며 미소 지었다.

'임솔, 네가 내 별이다', '어이 거기 예쁜 누나' 등 대사도 화제였다. 이 같은 대사를 소화하는 데 어려움은 없았냐는 물음에는 "불편함은 없었다. 이걸 오글거리거나 닭살 돋는다고 생각해 버리면 스스로도 연기하는 데 있어 불편하게 느껴질 거라 생각했다. 시청자 분들께도 과하게 느껴지거나 보기 힘들게 될 수 있을 거라 생각했다. 그래서 스스로 불편하지 않게 생각하며 좀 더 툭툭 대사를 소화했다"고 회상했다.

가장 기억에 남는 대사로는 '김태성 이 미친놈', '임솔, 네가 내 별이다' 등을 꼽았다. 송건희는 "두 대사 다 좋아한다. 연기하며 재밌었다. 인상 깊었던 장면은 두 개 정도 생각난다. 첫 번째는 태성이가 처음 등장해 솔이와 처음 만나는 신이었다. 그때가 눈이 왔던 날이라 촬영이 여러 번 밀렸다. 첫 촬영을 앞두고 긴장을 많이 했다. 오늘 하루 밀렸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굉장히 큰 부담감을 가지게 한 장면이었다. 11회에서 선재가 공연장에서 '소나기'를 부르고, 제가 선재를 바라보는 솔이의 뒷모습을 보는 장면도 기억에 남는다"고 설명했다.

"그 장면을 어떻게 연기해야 할지 감이 잘 잡히지 않았었어요. 그때 (김)혜윤 누나가 먼저 찍게 됐는데, 혜윤 누나가 연기하는 모습을 보면서 받은 감정으로 이렇게 연기하면 괜찮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누나 덕분에 태성이가 이런 마음이겠다 생각할 수 있었죠. 저도 정말 재밌게 찍었던 신이라 개인적으로 인상 깊은 장면으로 꼽고 싶습니다."

임솔의 마음이 자신이 아닌 류선재에게로 향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임솔의 곁을 떠나지 않고 맴도는 김태성의 모습은 시청자들의 가슴을 아리게 했다. '바람직한 서브 남주(남주인공)'의 정석이라는 호평도 쏟아졌다. 배우 송건희가 보기에도 태성은 멋진 남자였냐는 물음에 송건희는 "제가 보기에도 멋진 남자"라며 웃었다.

"제가 연기한 인물이다 보니 말하기는 부끄럽긴 하지만 캐릭터로서 태성이를 봤을 때 첫인상도 멋있다고 생각했고, 지금 방송을 보면서도 '그래도 이런 게 멋있는 거다'라는 생각이 들어요. 어떻게 보면 포기할 줄 모르는 사람이잖아요. 그 마음이 얼마나 어려운지도 알기 때문에. 포기하고, 좋아하는 상대가 더 행복할 수 있는 그림을 같이 그려 나가는 태성이의 모습이 멋있다고 느꼈죠."

김태성은 학창 시절부터 가정사로 인해 애정결핍이 있는 인물. 이에 더해진 짝사랑 연기는 시청자들의 마음을 짠하게 했다. 연기하는 입장에서도 마찬가지였다. 송건희는 "저도 안타까운 순간들이 많았다. 이상하게 질투가 나는 순간들도 있었다. 그게 정확하게 카메라, 화면에 담겼는지는 모르겠지만 어느 순간 그렇게 되더라"고 회상했다.

"초반에는 스스로 의식하지 않으며 연기하려고 했어요. 태성이는 실제로 선재를 의식하지 않았다고 생각했거든요. '내가 인기 짱인데'라고 생각하는 친구이기 때문에 선재라는 친구가 나타나도 솔이는 여전히 날 좋아하고 전혀 문제가 되지 않을 거라 생각했던 것 같아요. 회차가 점점 거듭될수록 태성이로서 이상하게 선재가 의식되고 신경 쓰이는 부분이 생겼던 것 같아요. 솔이가 저한테는 한없이 친구처럼 대하고, 차가운 면모를 보이는 순간이 올 때면 실제로 조금씩 마음이 아픈 느낌은 있었던 것 같아요. '그래도 한 번 들어주지', '그래도 한 번은 봐주지' 그런 생각을 했어요. 한 번 정도는 받아줄 수 있지 않았나.(웃음)"

껄렁껄렁한 학생이었던 김태성은 후반부 경찰이 돼 임솔의 곁을 든든히 지켜 줬다. 개과천선한 김태성을 연기하며 어떤 마음이었냐는 질문에 송건희는 "우선 개과천선한 태성이를 보면서 저도 '태성이가 많이 성장했구나', '정신 차렸구나'라는 생각을 했다. 어느 쪽이 연기하기 편하다거나 그런 건 없었다. 전 태성이의 아이덴티티가 유지되길 바랐다. 태성이는 어떤 직업을 갖게 돼도 태성이라고 생각했다. 태성이 본질에 집중하다 보니까 나이대, 감정선을 제외하고는 큰 어려움이 없었다"고 답했다.

태성이에게 전하고 싶은 한마디가 있냐는 물음에는 "지금처럼 태성이 멋대로 살아갔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이어 "태성이가 생각하는 대로, 그게 후회가 되든 아쉬움이 되든 지금처럼 소신 있게 멋지게 살았으면 좋겠다. 그래도 후회 없는 선택 잘한 것 같다고, 잘했다고, 고생했다고 이야기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인터뷰②에서 계속)

뉴스엔 황혜진 blossom@ / 이재하 rus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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