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즉설]한동훈 흔드는 친윤, 대통령 탈당설 이번에도 통할까

은현탁 기자 2024. 5. 25. 06:10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한동훈 전 비대위원장과 장동혁 의원.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과 친윤 의원들의 국민의힘 탈당설이 복수의 언론을 통해 흘러나왔습니다. 친윤계는 "그런 일은 없다"며 선을 긋고 있지만 아니 땐 굴뚝에 연기가 날 리 없다는 관측이 지배적입니다. 이번 주 [뉴스 즉설]에서는 윤 대통령 탈당설의 배경과 실체, 그리고 실제 이런 일이 벌어질 가능성이 있는지 살펴보도록 하죠.

◇ 한동훈 당대표 출마 막기 위한 엄포용?

윤 대통령과 친윤계 탈당설은 꾸준하게 여의도 정가에 풍문으로 나돌고 있었죠. 그런데 이번 주 채널A와 문화일보 보도로 수면 위로 다시 부상했는데요. 전혀 근거가 없는 얘기는 아닌 것으로 보입니다. 한동훈 전 비대위원장의 국민의힘 당 대표 출마설과 맞물리면서 그럴듯하게 포장되고 있습니다.

채널A는 지난 19일 "한동훈 전 위원장이 당 대표가 되면 나는 국민의힘 탈당을 고려할 것이다. 윤 대통령도 탈당을 고려할 수 있다"는 친윤계 의원의 말을 보도했습니다, 문화일보는 20일 자 칼럼에 '윤 대통령을 만난 여권 관계자를 놀라게 한 것은 대통령 입에서 자주 탈당 얘기가 언급됐다는 사실이다'고 적었습니다.

홍준표 대구시장의 발언도 친윤 탈당설에 기름을 부었는데요. 그는 20일 자신의 소통채널 '청년의꿈'에 "또다시 초짜 당대표 되면 이 당은 가망 없어 나도 거취 결정할지도 모른다. 무슨 당이 배알이 없이 우리를 지옥으로 몰아넣은 애한테 굽실거리기보다는 새 살림 차리는 게 그나마 희망이 있다"고 했습니다.

친윤 탈당설은 이래저래 한 전 위원장의 당 대표 출마와 무관하지 않아 보입니다. 친윤계가 한 전 위원장의 출마를 막기 위해 내놓은 '엄포용 카드'라는 얘기입니다. 한 전 위원장이 당 대표가 되면 대통령이 탈당할 수도 있으니 '찍지 말라'는 메시지라는 겁니다.

사실 지난해 3·8 전당대회를 앞두고도 윤 대통령 탈당설이 나왔죠. 한때 윤 대통령의 멘토로 불리던 신평 변호사는 지난해 2월 3일 SNS를 통해 "만약에 안철수 의원이 당 대표가 된다면 어쩔 것인가. 경우에 따라 윤 대통령은 국힘당을 탈당하고 정계 개편을 통한 신당 창당을 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 내몰릴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경제이슈점검회의에서 발언하는 윤석열 대통령.연합뉴스.

당시 당 대표에 출마한 김기현 의원 후원회장을 맡고 있던 신 변호사의 발언인지라 파장이 만만치 않았는데요. 결국 전당대회에서 윤심(윤 대통령 의중)을 등에 업은 김기현 후보가 52.93%를 얻어 안철수 후보(23.37%)를 압도적인 표차로 누르고 당 대표에 선출됐죠. 이런 전례에 비춰볼 때 윤 대통령 탈당설이 아직 드러나지 않은 친윤 후보를 지지하기 위한 사전 포석으로 읽히기도 합니다.

◇ '비윤' 이미지 부각 위한 전략일 수도

윤 대통령 탈당설의 진원지를 한 전 위원장 측으로 보는 시각도 있습니다. 친한계와 팬덤들이 한 전 위원장의 전대 출마에 앞서 '비윤' 이미지를 부각하기 위해 의도적으로 대통령 탈당설을 흘린다는 것인데요. 이에 대해 친윤계 한 의원은 "우리 당은 여전히 친윤계가 다수다. 우리가 주인인데 어딜 나가나"라고 불쾌한 반응을 보였습니다.

친윤 의원들이 우려하는 것은 현재 권력과 미래권력의 충돌입니다. 당내 지지기반이 확고한 한 전 위원장이 당권을 잡으면 다음은 대권을 노리게 되는데요. 바로 대통령실과의 관계를 재설정하는 작업을 진행할 것이고, 윤 대통령의 레임덕이 가속화될 수 있습니다. 이 과정에서 '윤한'(윤 대통령-한 전 위원장) 갈등은 더욱 커지고 당의 무게 중심은 한 전 위원장으로 옮겨 갈 수밖에 없는 상황이 온다는 겁니다.

윤 대통령이 실제 탈당까지 고려하고 있다는 관측도 있습니다. 최근에 윤 대통령의 정체성을 의심할 만한 일들이 잇따라 벌어진 것도 이를 뒷받침하고 있는데요. 지난달에는 윤 대통령이 총선 패배 수습책으로 민주당 소속인 박영선 전 중소벤처기업부 장관과 양정철 전 민주연구원장을 각각 국무총리와 비서실장에 기용할 것이라는 대통령실 발(發) 보도가 나왔죠.

또 영수회담 막후 과정에서 윤 대통령이 이재명 민주당 대표에게 국무총리 인사추천권, 이 대표와 핫라인 구축, 여야정 협의체 구성을 제안했다는 함성득·임혁백 교수의 폭로도 있었습니다.

당시 국민의힘 당원 게시판은 윤 대통령의 탈당을 요구하는 글과 함께 "보수의 궤멸자", "민주당의 트로이목마"라는 원색적인 비난으로 도배됐습니다. "그렇게 한동훈을 죽이려고 용쓴 게 이재명 대선을 위해 한 짓", "이재명을 위해 한동훈을 버렸다" 등의 비난 글도 쏟아졌죠.

이철규 의원. 사진=TV조선 캡처

윤 대통령이 정세분석에 어둡고 상항 파악이 잘 되지 않아 탈당 가능성을 비쳤을 수 있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어요. 박성태 사람과사회연구소 연구실장은 22일 SBS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서 "믿어지지는 않는데 (탈당) 가능성은 있다고 본다"면서 "그러니까 당선됐을 때의 기억으로 여권을 주도하고 있다는 생각에서 대통령이 자꾸 이런 식이면 나 탈당할 거야라고 얘기했을 가능성도 있다"고 했습니다.

◇이철규, "가당치도 않은 이야기"

■친윤 주류 이철규 의원-"왜 당원들이 뽑아 놓은 당 대표가 나온다고 대통령이 탈당을 해야 됩니까. 당의 중심이 누군데요. 저는 가당치도 않은 이야기다. 어디서 나온 그런 얘기인지 모르지만 분명히 잘못된 일부의 생각이 마치 대통령과 가까운 의원들 다수의 뜻인 양 이렇게 전달되는 것은 상당히 바람직하지 않다 생각합니다."(21일 TV조선 유튜브 '강펀치')

■박원석 전 정의당 의원-"누군가는 대통령 탈당설을 땠다는 거죠. 저는 대통령 본인일 가능성이 굉장히 높고 그런 보도도 나왔습니다, 총선 직후에. 여당이 말 안 들으면 야당이랑 정치하면 되지. 공교롭게도 그 시점에 박영선, 양정철 기용설이 나오고 또 이른바 비선 논란, 여야 영수회담에. 전혀 근거 없는 얘기는 아닌 것 같고."(22일 SBS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

■조해진 국민의힘 의원-"그러면 호시탐탐 탄핵을 노리고 있는 민주당한테 탄핵의 문을 열어주는 건데 (윤 대통령 탈당은) 바보 같은 짓이죠. 죽는 길인데 정권의 자살행위나 마찬가지인데 그건 있을 수도 없고 그런 일 없을 거라고 봅니다." (22일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

■김종혁 국민의힘 사무부총장-"그러니까 대통령이 진짜로 그런 얘기를 하셨는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만약에 그렇게 생각하셨다면 정세 판단을 잘못하신 것 같고요. 대통령이 탈당을 한다고 그래서 민주당이 대통령에 대한 공세를 거둘까, 김 여사에 대한 공격을 그만둘까? 저는 전혀 그런 것 같지 않거든요."(22일 SBS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

Copyright © 대전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