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급 촌극 'HERE WE GO'...사퇴→'남아 줘!' 잔류→경질, 사비 해프닝 속 '트레블 감독' 바르사로

신동훈 기자 2024. 5. 25. 0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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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스카이 스포츠 

[인터풋볼] 신동훈 기자 = 사비 에르난데스 감독이 나가고 한지 플릭 감독이 온다.

이적시장 전문가 파브리시오 로마노 기자는 5월 24일(이하 한국시간) 선임이 기정사실화 단계일 때 외치는 'HERE WE GO'와 함께 플릭 감독 바르셀로나 부임 임박 소식을 전했다. 로마노 기자는 "계약은 완료가 됐고 에이전트 피니 자하비가 2년 계약을 승인했다. 사비 감독을 대체해 2026년 6월까지 바르셀로나를 맡을 것이다. 자신의 스태프 2명도 데리고 온다"고 말했다.

놀라운 일이 벌어지고 있다. 바르셀로나의 전설 사비 감독은 선수 은퇴를 카타르 알 사드에서 했다. 알 사드에서 은퇴 후 바로 감독이 됐고 2021년까지 지휘를 했다. 카타르 스타스 리그 우승 등 성과를 남긴 사비 감독에게 놀랍게도 바르셀로나가 다가섰다. 로날드 쿠만 감독 후임으로 바르셀로나에 왔다.

성과를 냈다. 사비 감독은 2022-23시즌 스페인 라리가 우승을 이끌며 선수, 감독으로서 바르셀로나에서 라리가 우승을 한 인물로 남게 됐다. 올 시즌도 지휘봉을 잡았는데 아쉬운 경기력과 성적을 보이면서 비판을 받았고 결국 2023-24시즌까지만 지휘를 할 거라 선언했다. 후임으로 여러 감독이 언급되는 가운데 사비 감독은 놀라운 성적을 냈다.

확실하게 후임을 정하지 못한 바르셀로나는 사비 감독 잔류를 추진했다. 4월 25일 사퇴 입장이 번복됐고 후안 라포르타 회장과 합의 끝 사비 감독은 잔류했다. 당시 라포르타 회장은 "사비 감독 잔류는 좋은 소식이다. 안정성은 성공으로 향할 열쇠다. 특별한 인물을 감독으로 갖고 있다. 팬들도 자랑스러울 것이다"라며 기뻐하며 사비 감독 잔류를 전했다. 사비 감독도 "프로젝트는 끝나지 않았다. 내 생각에 이것(잔류)이 클럽을 위한 최선인 것 같다. 내게 보여준 신뢰는 정말 대단하다. 다시 일을 시작한다"라며 기쁨을 밝혔다.

그런데 상황은 이상한 방향으로 흘러갔다. 사비 감독이 지로나전 이후 "레알 마드리드, 그리고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에 나오는 클럽들과 재정적으로 경쟁하기 어렵다"고 말한 게 화근이 됐다. 라프로타 회장을 비롯한 바르셀로나 보드진은 자신들의 프로젝트를 믿지 못하는 사비 감독에게 실망했다.

경질설이 나왔다. 스페인 '스포르트'는 5월 17일 "바르셀로나에 반전이 벌어졌다. 사비 감독은 다음 시즌 바르셀로나에 남지 않을 것이다. 지로나전 이후 사비 감독이 '바르셀로나는 최고 클럽들과 경쟁할 재정이 되어 있지 않다'라고 했는데 이에 후안 라포르타 회장이 매우 실망했다"고 충격 주장을 내놓았다.

 

사비 감독은 부인했지만 바르셀로나는 플릭 감독을 데려왔다. 선수 시절 뮌헨에서 뛰었던 플릭 감독은 독일 분데스리가 우승 4회, 포칼 우승 1회 등을 함께 했다. 은퇴 후 호펜하임 감독을 맡았고 2006년부터 8년 동안 요아힘 뢰브 감독을 보좌해 독일 대표팀 수석코치로 있었다.

뢰브 감독과 함께 독일 축구 중흥기를 함께 했다.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 2008 준우승, 2014 국제축구연맹(FIFA) 브라질 월드컵 우승 등 영광의 순간에 뢰브 감독과 함께 있었다. 수석코치직을 내려놓은 후에도 독일 대표팀 단장으로 있으면 뢰브 감독 주위에 있었다. 이후 2019년 뮌헨 수석코치로 부임한 플릭 감독은 1990년 선수로서 뮌헨을 떠난 후로 29년 만에 수석코치로 돌아왔다. 니코 코바치 감독과 함께 했다. 코바치 감독은 2019-20시즌 초반 부진을 반복하다 경질이 됐는데 당시 수석코치였던 플릭이 대행이 됐다.

뮌헨은 플릭에게 잠시 지휘봉을 맡기고 후임을 찾고 있었다. 그런데 플릭 감독 아래에서 뮌헨은 놀라울 정도로 달라졌다. 토마스 뮐러 등 코바치 감독 아래에서 부진했던 선수들이 살아났고 경기력도 놀라울 정도로 좋아졌다. 자연스레 성적이 나오기 시작했고 뮌헨은 폭주하기 시작했다. 폭주에 날개를 달아주기 위해 뮌헨은 플릭을 정식 감독으로 임명했다.

플릭 감독은 뮌헨 보드진의 기대 이상 결과를 내놓았다. 분데스리가에서 우승을 했고 포칼에서도 트로피를 들었으며 UEFA 챔피언스리그(UCL) 우승도 했다. 당시 코로나19가 대유행을 해 모든 유럽 리그가 종료된 이후에 UCL이 단판으로 토너먼트가 치러진 걸 감안해도 뮌헨은 전승 우승이라는 사상 최초의 기록을 세웠다. 역대 8번째 트레블 감독이 됐고 뮌헨 팀으로 보면 6번째 UCL 우승이자 2012-13시즌 이후 구단 통산 2번째 트레블이었다.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플릭 감독은 UEFA 슈퍼컵, 독일 슈퍼컵, FIFA 클럽 월드컵에서 모두 우승을 하면서 펩 과르디올라 감독의 바르셀로나 이후 다시 나오지 않을 거라 했던 6관왕 업적을 달성했다. 당연히 감독으로서 받을 수 있는 모든 개인수상은 독식했다. 뢰브 감독 그늘에 가려진 수석코치에서 이제 유럽 최고 명장이 됐다.

뮌헨을 떠나 뢰브 감독 후임으로 독일 대표팀 감독이 됐는데 결과는 실망스러웠다. 2022 국제축구연맹(FIFA) 카타르 월드컵에서 실패 후에도 달라지지 않자 경질됐다. 플릭 감독은 야인에 머물렀는데 바르셀로나의 제안을 받았다. 프리미어리그 팀들도 관심을 보냈지만 플릭 감독은 바르셀로나만 바라봤다. 결국 사비 감독 후임이 됐고 바르셀로나 지휘봉을 잡기 직전이다.

바르셀로나는 사비 감독 퇴단을 공식발표했다. 기존대로 올 시즌까지만 지휘를 하기로 했다고 이야기했다. 사비 감독은 자신의 SNS에 "이번주를 끝으로 바르셀로나 벤치를 떠날 것이다. 2년 반 동안 가족 같이 지낸 모든 이들에게 감사를 표하고 난 자랑스러움을 느낀다. 난 다시 바르셀로나 팬이 될 것이다. 훌륭한 스태프와 함께 지난 시즌에 리그 우승을 하기도 했다. 올 시즌은 뜻대로 되지 않았지만 바르셀로나 새 시대의 영감을 줬다"고 고별사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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