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설과 함께 읽는 이번 주 국제정세 [PADO]

김동규 PADO 편집장 2024. 5. 25.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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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헤란 AFP=뉴스1) 우동명 기자 =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 이란 최고 지도자가 19일(현지시간) 테헤란에서 혁명 수비대원들과 모임서 에브라힘 라이시 대통령의 헬기 추락 사고에도 “국정 운영에는 아무런 영향이 없을 것이다”라고 밝히고 있다. 2024.05.20 ⓒ AFP=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사진=(테헤란 AFP=뉴스1) 우동명 기자


라이시 이란 대통령이 헬기 추락사고로 사망했습니다. 공식적으로는 짙은 안개 등에 의한 사고사입니다. 하지만, 라이시에 대한 추도사를 읽는 최고지도자 하메네이의 표정이 그렇게까지 슬퍼보이지 않았다는 보도가 있습니다. 또 대통령과 외무장관이 탄 헬기를 따르던 경호용 예비 헬기들은 모두 안전하게 돌아왔고, 대통령을 수행하던 비서실장은 당시 그다지 악천후가 아니었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이란에서는 국민이 뽑은 대통령보다 종교지도자인 하메네이가 더 높습니다.

이란이 공식적으로는 이슬람공화국이라고 불리지만 사실상은 왕정에 가깝습니다. 하메네이가 종신제 왕이고 라이시 같은 선출직 대통령은 그 밑에서 행정을 담당하는 재상쯤 된다고 봐야 할 것입니다. 이란 정치를 볼 때 현재 가장 중요한 변수는 하메네이의 나이입니다. 그는 1939년 4월 19일생으로 현재 85세입니다. 누가 후계자가 될 것인지가 현재 이란에서 가장 중요한 문제입니다. 그에게는 모지타바라는 55세의 아들이 있습니다. 이번 라이시 대통령의 헬리콥터 추락사와 관련해 세계 언론은 모지타바를 주목하고 있습니다. 혹시 그가 후계자로 되는 프로젝트가 가동된 것은 아닌지 말입니다. 일부에서는 모지타바가 사우디의 빈살만처럼 이란을 개혁하려는 꿈을 갖고 있다고도 합니다. 그가 최고지도자가 되면 처음에는 국민들이 싫어하겠지만 빈살만처럼 이란을 개혁하면서 사랑받는 지도자가 될 수도 있다는 이야기입니다. 아직 모든 것은 짙은 안개 속에 있습니다.


공석이었던 베트남 국가주석직에 또 럼 공안장관이 취임했습니다. 국가주석은 공산당 서기장에 이어 국가서열 2위인데 금년 3월 보 반 트엉 주석이 전격사임하게 됨으로써 약 두 달 간 이 자리가 비어 있었습니다. 5월 20일에는 마찬가지로 자진 사임에 의해 갑자기 공석이 되어 있던 국회의장직(서열 4위)에 부의장이 취임했습니다. 럼 신임주석은 공안계통에서만 40여년간 근무해온 공안통입니다.

베트남 정치에서도 가장 중요한 이슈는 누가 현재 81세인 응우옌 푸 쫑 공산당 서기장의 후계자가 될 것인가입니다. 이와 관련해서 베트남에서는 권력투쟁이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는 것으로 보이는데, 작년 3월에 국가주석이 전격 사임했고 금년 3월에도 국가주석이 다시 사임했습니다. 또 서열 4위인 국회의장과 권력서열 5위인 공산당 조직부장 등 차기 후계자 후보군에 손꼽히던 인사들이 대거 사임했습니다. 럼 신임 국가주석은 공안권력을 배경에 두고 있기 때문에 다른 경쟁자들보다 권력투쟁에서 좀 더 유리한 위치에 있을 것으로 보이는데, 지켜봐야 할 것 같습니다. 베트남은 확대되는 시장경제와 공산당 일당집권을 어떻게 양립시킬 것인지 큰 과제라 하겠습니다.


대만의 라이칭더 신임 총통이 20일에 취임했습니다. 하지만 라이칭더에게는 외국 지도자들이 갖는 허니문 기간도 주어지지 않습니다. 금년 초에 있었던 총통선거에서는 대만독립파인 민진당 후보 라이칭더가 이겼지만 같은 날 치러진 입법원 선거에서는 야당들이 이겼습니다. 여소야대가 된 것입니다. 그런데 친중파인 이들 야당들이 협력해 입법원의 권한을 강화하고 총통권한을 제한하려 시도하고 있고 이에 따라 입법원 안에서 여야 의원들이 몸싸움을 벌이기도 하고 거리에서 시위대가 맞붙기도 했습니다.

중국군은 신임 총통의 취임 사흘만에 대만을 사실상 포위하는 대규모 군사훈련에 돌입했습니다. '연합리젠(利劍: 칼을 날카롭게 간다는 뜻)-2024A 연습'이라는 명칭의 이 군사훈련에는 육, 해, 공, 로켓군 병력이 참여하며 대만 주변을 둘러싸는 형태로 진행됩니다. 동부전구 대변인은 이번 군사훈련과 관련해 "이 훈련은 '독립'을 추구하는 '대만독립' 분리 세력에 대한 강력한 응징이자 외부 세력의 간섭과 도발에 대한 엄중한 경계'라고 강조했습니다. 라이칭더는 취임하자마자 호되게 신고식을 치르고 있는 중입니다.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에 대한 이스라엘군 장교들의 반발이 강해지고 있습니다. 군 장성들도 네타냐후를 겨냥해 "전략이 없다"고 비판하고 있습니다. 전략 부재의 공백을 틈타 하마스 잔존세력이 다시 부상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이미 본 칼럼에서도 언급했듯 3인으로 이뤄진 전시내각의 나머지 두 멤버인 갈란트 국방장관과 간츠 야당 당수 모두 네타냐후의 전략부재를 공개적으로 비판하고 있습니다. 현재 여론조사에 따르면 지금 당장 선거가 실시될 경우 간츠가 이끄는 야당이 승리할 것이라고 합니다.

한편, 네덜란드 헤이그 소재 국제형사재판소(ICC)의 카림 칸 검사장은 7개월째 지속되고 있는 이스라엘-하마스 전쟁과 관련해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 갈란트 국방장관와 함께 하마스 지도자 3명에 대한 체포영장을 청구했습니다. 전쟁 자체의 불법 여부는 국제사법재판소(ICJ)가 관할하며, ICC는 전쟁중 일어나는 범죄인 '전시범죄'에 관한 관할권이 있습니다. 이스라엘은 물론 미국, 영국, 독일까지 동 재판소를 비판했습니다. 미국, 중국, 러시아, 인도 등 힘 센 나라들은 ICC 회원국이 아닙니다만, 국제 재판소의 이러한 결정은 상징적인 의미가 크기 때문에 네타냐후로서는 반발할 수밖에 없습니다.


한국, 일본, 중국이 4년 5개월만에 3자 정상회의를 개최합니다. 한국의 윤석열 대통령, 일본의 기시다 총리, 중국의 리창 총리가 참가하는 한일중 정상회의가 26~27일 양일간 서울에서 열립니다. 3국 정상회의는 오랫동안 중국의 반대로 열리지 못했는데, 이번에 열기게 된 것은 중국측의 입장이 바뀐 것이 아닌가 추측하게 합니다. 박철희 국립외교원장은 이번 3자 정상회의와 관련해 이번 회의가 "미중간 긴장 완화를 위한 기반이 될 수 있다"고 언급했는데, 중국은 미국측에 이러한 메시지를 보내는 채널로 활용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국제시사·문예 매거진 PADO는 통찰과 깊이가 담긴 롱리드(long read) 스토리와 문예 작품으로 우리 사회의 창조적 기풍을 자극하고, 급변하는 세상의 조망을 돕는 작은 선물이 되고자 합니다.

김동규 PADO 편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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