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화 상용화 후 처음..‘만패는 잊어라’ 질주하는 필라델피아, 올해 일 낼까[슬로우볼]

안형준 2024. 5. 25.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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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엔 안형준 기자]

필라델피아가 올해는 '일'을 낼까. 현 시점에서는 적수를 찾기가 쉽지 않다.

필라델피아 필리스는 5월 24일(한국시간) 텍사스 레인저스와 원정경기에서 5-2로 승리했다. 이날 승리로 필라델피아는 텍사스 원정 3연전을 쓸어담았고 6연승을 달렸다. 이날 승리는 필라델피아의 시즌 37번째 승리. 6연승을 질주한 필라델피아는 시즌 승률을 0.725까지 끌어올렸다(이하 기록 5/24 기준).

필라델피아는 현재 메이저리그 전체에서 유일한 7할 승률 팀이다. 내셔널리그 동부지구 1위이자 전체 승률 1위. 지구 2위 애틀랜타 브레이브스와 승차는 벌써 6경기다. 메이저리그 전체 승률 2위인 뉴욕 양키스(35승 17패, 승률 0.673)와의 승률도 차이가 있다.

최근 35경기 기록은 더 대단하다. 필라델피아의 최근 35경기 기록은 무려 29승 6패로 승률이 무려 0.829다. MLB.com에 따르면 필라델피아가 마지막으로 35경기 기간 동안 29승 6패를 기록한 것은 무려 1892년. 한 세기도 더 지난 일이다. 1892년은 자동 교환기의 발명으로 전화기가 처음으로 상용화된 해였고 월드시리즈 우승을 27번이나 차지한 최고의 명문 구단인 뉴욕 양키스가 창단하기도 전이었다.

그야말로 역사적인 질주를 펼치고 있는 필라델피아다. 10년의 '암흑기'에서 완전히 벗어난 모습으로 기대감을 키우고 있다.

메이저리그에서 가장 오래된 구단 중 하나인 필라델피아는 무려 142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팀이다. 하지만 전 세계 프로스포츠 최초로 1만패를 달성한 '약체의 대명사'기도 했다. 20년이나 늦게 창단한 양키스가 27번이나 월드시리즈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리는 동안 필라델피아는 단 2번 밖에 우승하지 못했다. 1970년대 중반부터 1980년대 초반까지 잠시 강한 모습을 보였고 2000년대 후반 마운드의 '판타스틱 4'를 앞세워 도약했지만 전성기는 짧았다.

2012년부터 2021년까지 10년 연속 포스트시즌 진출에 실패한 필라델피아는 2022년 와일드카드로 포스트시즌에 오른 뒤 엄청난 돌풍을 일으키며 월드시리즈 준우승을 차지했고 지난시즌에도 역시 와일드카드로 가을 무대에 올라 리그 챔피언십시리즈까지 치렀다. 2년 연속 가을 돌풍을 일으키며 '가을에는 무서운 팀'으로 거듭났지만 필라델피아가 정규시즌 압도적인 성적을 낼 것이라고 기대하는 사람은 별로 없었다. 내셔널리그 동부지구에는 '최강자'로 불리는 애틀랜타가 있는 만큼 올해도 와일드카드 경쟁을 펼칠 것으로 보였다.

하지만 시즌이 중반으로 향해가는 현재 필라델피아는 메이저리그 전체에서 가장 무서운 팀이다. 투타가 조화로운 팀으로 약점이 없다. 팀 OPS 전체 3위(0.758), 팀 득점 전체 1위(277), 팀 타점 전체 1위(263), 팀 도루 전체 4위(59), 팀 평균자책점 전체 3위(3.14), 선발 평균자책점 전체 1위(2.64). 불펜 평균자책점(4.20)이 전체 21위로 하위권인 것이 약점이지만 선발과 타선은 아주 막강하다. 팀 OPS, 팀 평균자책점에서 모두 필라델피아를 앞서는 팀은 메이저리그 전체에서 양키스(OPS 1위, ERA 1위) 밖에 없다.

에이스 잭 윌러(11G 6-3, ERA 2.53)와 1루수 변신에 성공한 브라이스 하퍼(.281/.390/.544 12HR 37RBI), 두 '모범 FA'가 투타에서 팀의 중심을 확실히 잡고있는 가운데 타선의 알렉 봄(.323/.379/.519 5HR 46RBI), 마운드의 레인저 수아레즈(10G 9-0, ERA 1.36) 등 20대 후반에 접어든 기대주들이 잠재력을 폭발시키며 팀을 이끌고 있다.

타선에서는 카일 슈와버, J.T. 리얼무터, 브랜든 마쉬 등이, 마운드에서는 애런 놀라, 크리스토퍼 산체스, 스펜서 턴불, 제프 호프먼, 호세 알바라도 등이 견고한 활약으로 이들의 뒤를 받치고 있다. 트레이 터너가 부상을 당했고 닉 카스테야노스, 세란토니 도밍게즈, 그레고리 소토 등이 부진했지만 다른 선수들이 그 틈을 든든하게 채웠다.

물론 특정 선수들에게 의존도가 높은 불펜과 필라델피아 최대의 약점인 수비 등 불안요소도 있다. 하지만 필라델피아는 적지 않은 투자를 꾸준히 해온 팀. 수아레즈 정도를 제외하면 현재 활약 중인 대부분의 선수들이 '예상 외'가 아닌 기대치를 크게 벗어나지 않는 성적을 쓰고 있는 것인 만큼 급격하게 페이스가 떨어질 가능성은 높지 않아보인다. 초반 최악의 부진을 선보인 카스테야노스도 조금씩 컨디션을 찾아가고 있다.

필라델피아는 지난 2시즌 모두 낮은 곳에서 가을을 시작했음에도 저력을 선보였다. 정규시즌부터 지난 2년보다 더 강해진 모습인 올시즌에는 가을에도 더 막강한 질주를 선보일 수도 있다. 10년 암흑기를 지나 2년의 '적응 기간'을 보낸 필라델피아는 어쩌면 올해 다시 한 번 정상에 오를 준비를 하고 있는 것일지도 모른다.

물론 시즌은 아직 남은 날이 훨씬 더 길다. 아직 팀 당 100경기 이상이 남아있는 만큼 어떤 일이든 일어날 수 있다. 과연 제대로 상승세를 탄 필라델피아가 올시즌을 어떤 모습으로 마칠지 귀추가 주목된다.(자료사진=필라델피아 필리스)

뉴스엔 안형준 markaj@

사진=ⓒ GettyImagesKor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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