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픽] "오직 6월에만"… 우리 문화 한정판 체험 여행

황정원 기자 2024. 5. 25. 05: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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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관광공사 6월 '여행가는 달' 캠페인
쫄깃한 식감과 시원한 국물이 일품인 하동 명물 재첩국은 6월이 제철이다. 부추는 비타민A를 보충하기 위해 넣는다. /사진=한국관광공사 채지형
본격적인 여행이 시작되는 6월이다.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관광공사가 지역여행의 매력을 알리고 국내 여행을 통해 지역 곳곳에 활력을 더하자는 취지로 3월에 이어 6월에도 '여행가는 달' 캠페인을 진행한다.

엔데믹(감염병 주기적 유행) 이후 해외 여행객이 부쩍 늘었지만 아직 대한민국 구석구석 가보지 못한 보석 같은 여행지가 많다. 6월 여행가는 달 기간에만 한시적으로 운영하거나 개방하는 체험 프로그램이 있다. 여행판 리미티드 에디션인 셈이다. 숨은 관광지와 우리 문화를 경험하고 싶다면 이 기간을 놓치지 말자.



조선시대로 떠나는 시간 여행, 충남 아산 외암마을


아산시 외암마을을 6월에 찾는다면 야간 여행이 제격이다. 경관 조명이 외암마을 야경을 빛낸다. /사진=아산시
조선시대에 형성된 외암마을은 충남 아산시 송악면 외암민속길에 있다. 상류층, 중류층, 서민 가옥 등 다양한 전통 가옥이 상당 부분 원형을 유지한 채 남아 있어 마을 전체가 국가민속문화유산에 지정돼 있다. 6월 초에 이곳을 방문한다면 야간 여행을 추천한다. 오는 6월6일부터 8일까지 외암마을 야행 축제를 통해 다채로운 야간 볼거리와 즐길 거리를 선보이기 때문이다.

이 시기 마을 곳곳에서 재미난 일들이 펼쳐진다. 조선시대 이미지를 접목한 미디어아트, 전통 혼례와 다도 등을 체험할 수 있다. 고즈넉한 정자와 사랑채에서는 차 문화를 배우고 차를 음미하는 체험이 진행된다.

외암민속마을의 상징이자 국가민속문화유산인 건재고택에서는 아이들에게 전통과 예의를 가르치는 외암서당이 열린다. 고택 앞에는 제기차기, 사방치기, 투호 던지기 등을 체험하는 민속놀이터가 마련된다.

그밖에 다양한 공간에서 고택 달빛 콘서트, 인문학 콘서트, 예술장터 등의 프로그램이 진행된다. 참가자들이 밤마실 기분을 내며 거닐 수 있게 청사초롱도 제공한다.

2024 아산 외암마을 야행은 6월6일부터 3일 동안 오후 6시에서 10시까지 진행되며 일부 프로그램은 사전 예약제로 운영한다. 예약 사항, 체험비 등 자세한 내용은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지족어촌체험마을 남해 지족해협 죽방렴


멸치를 가두는 원형의 발통부와 멸치를 모으는 부채꼴 발창부를 위에서 내려다 본 모습. /사진=한국관광공사 박산하
쪽빛 바다를 품은 남해군 지족해협은 물살이 세차다. 수간만의 차가 크고 수심의 깊이가 적당해 죽방렴이 잘 보존된 곳이다. 총 23개소의 죽방렴이 해협 곳곳에 설치되어 있으며 4월에서 11월까지 활발한 어업활동이 이뤄진다.

죽방렴은 대나무를 발처럼 엮어 세워 고기가 빠져나가지 못하게 가두는 어업이다. 멀리서 볼 때 바닷속에 단순히 울타리가 세워진 것처럼 보이지만 위에서 내려다보면 부채꼴(V) 모양이다.

죽방렴의 역사는 500여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예종 원년(1496년)에 편찬된 '경상도 속찬지리지'에 '방전에서 석수어, 홍어, 문어가 산출된다'고 적혀 있는데, 방전이 죽방렴이라 알려져 있다.

남해 지족해협 죽방렴은 국가유산청에서 진행하는 생생국가유산 사업 중 자연유산으로 2024년 선정되어 체험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5월부터 10월까지 날씨와 물때가 알맞은 날에 진행한다. 여름에는 장마로, 가을에는 수온 하강으로 인해 체험이 어려울 수 있어 체험하기 가장 좋은 시기를 6월로 꼽는다. 6월 체험 가능일자는 6월8일과 22일이며 체험 예약 필수다. 6월 한정 특별해설과 죽방렴멸치 기념품도 증정한다. 아이들에게 생생한 어업 현장 체험이 될 것이다.

잡은 멸치로 바로 음식을 내주기에 멸치의 싱싱한 맛을 고스란히 느낄 수 있다. 지족어촌체험마을에는 죽방렴 역사와 구조에 대해 세세하게 알 수 있는 '죽방렴 홍보관'과 죽방멸치 제조 과정을 모형으로 전시해놓은 '죽방렴 어장막'도 만날 수 있다. 실제로 조업이 이뤄지는 '죽방렴 관람대'도 있어 물때가 맞으면 조업하는 모습도 볼 수 있다.



하동 섬진강 재첩잡이


손틀어업으로 재첩을 채취하고 있는 하동 어민들. /사진=하동군
'섬진강의 보물'이라 불리는 재첩은 모래에 사는 작은 민물조개다. 바닷물과 민물이 합쳐지는 지점에 주로 서식한다. 조개를 채취하는 대부분의 프로그램이 바닷가 갯벌에서 이루어지는 데 비해 재첩은 깨끗한 강에서 채취한다. 하동에서는 재첩을 강에서 사는 조개라고 해서 '갱조개'라고도 부른다.

해양수산부는 독특한 어업 문화의 역사 문화적인 가치를 인정해 2018년 국가중요어업유산 제7호로 '하동·광양 섬진강 재첩잡이 손틀어업'을 지정했다. 2023년 7월에는 우리나라 어업분야 최초로 손틀어업이 세계중요농업유산(GIAHS)에 올랐다.

손틀어업은 재첩을 채취하기 위해 강에 직접 들어가 강바닥을 긁는 방식이다. 찰랑거리는 강물에 들어가 긴 막대 끝에 부챗살 모양의 긁개를 달아놓은 거랭이로 강바닥을 긁다보면 안으로 모래와 재첩이 들어온다. 물속에서 거랭이를 살살 휘저으면 모래가 망 사이로 빠져나간다. 이 과정을 거치고 나면 거랭이 안에는 재첩이 주로 남는다.

재첩은 4월 중순부터 10월 말 사이에 채취하지만 재첩 살이 도톰하게 오르는 5~6월이 제철이다. 6월14일부터 16일까지는 재첩을 주제로 한 '제8회 섬진강문화재첩축제'도 열린다.

소나무가 울창한 송림공원에서는 힐링 프로그램이 진행되고 섬진강 백사장에서 '찾아라! 황금재첩'이라는 재첩잡이 프로그램이 운영된다. 진짜 금을 강바닥에 숨겨 놓아 재첩을 잡으면서 행운도 거머쥘 수 있다. 행사 동안에는 전문 어업인들이 사용하는 거랭이를 이용한 손틀어업도 체험 가능하다. 다양한 재첩 음식을 맛볼 수 있는 시식회도 준비된다.



700살 땅 부자 소나무, 예천 천향리 석송령


용트림하 듯 옆으로 가지를 뻗은 석송령은 나무 그늘이 30m에 달한다. /사진=한국관광공사 박상준
경북 예천군 감천면 천향리에는 천연기념물 석송령이 있다. 평소에는 보호책 밖에서 보거나 마을 정자에서만 볼 수 있는데 6월 8~9일 이틀간 보호책 안쪽에서 석송령을 감상할 수 있도록 개방한다.

석송령은 추정 수령이 약 700년으로 줄기 둘레가 4.2m, 높이 11m에 이르는 고목이다. 무엇보다 반송 품종 소나무다. 반송의 반(盤)은 대야 혹은 쟁반 등을 뜻한다. 줄기가 밑에서부터 여러 갈래로 퍼지는 형태가 특징이다. 석송령은 수관 폭이 무려 30m에 달한다. 멀리서 보면 소나무 한 그루가 아니라 솔숲인 듯 장엄하다.

석송령은 특이하게도 세금을 납부하는 나무다. 매해 꼬박꼬박 대략 16만원가량의 재산세를 낸다. 토지를 소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석송령에서 서쪽으로 보이는 천향보건진료소, 천향1리마을회관 일대가 석송령의 땅이다. 웬만한 동네 부자 못지않다. 땅을 소유한 지 어느새 약 100년이 다 되어 간다.

동시 출입 인원은 석송령 뿌리 보호를 위해 30명으로 제한한다. 문화관광해설사와 같이 돌아보며 석송령에 관한 깊은 이야기를 들어볼 수 있다. <자료·사진=한국관광공사>

황정원 기자 jwhwang@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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