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년 전 하와이 교포 기부로 세워… 인하대에 하와이·인하공원 조성”

이현준 기자 2024. 5. 25. 05: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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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 미래를 말하다] 조명우 인하대 총장
인천 인하대 본관 이사장실에서 만난 조명우 인하대 총장. /인하대

인천 미추홀구 인하대 캠퍼스 곳곳에선 ‘역사를 넘어 혁신으로’라고 쓴 현수막을 쉽게 찾아볼 수 있었다. 올해 개교 70주년을 기념해 인하대가 만든 슬로건이었다.

조명우 인하대 총장은 24일 본지 인터뷰에서 “70년 역사를 바탕으로 혁신을 계속해 개교 100주년에는 세계 100대 대학이 되겠다는 의지를 담았다”며 “선구자 정신을 바탕으로 창의‧융합형 교육과 혁신적인 연구를 선도하는 글로벌 대학이 되겠다”고 했다.

조 총장은 2018년 취임 후 인하대의 혁신을 주도하고 있다.

첫째는 4차 산업이 강한 대학으로 변신이다. 2020년 항공‧우주 분야 인재를 기르는 항공우주융합캠퍼스를 인천 송도국제도시에 열었고 2021년 AI(인공지능)와 빅데이터 분야를 연구하는 소프트웨어융합대학도 신설했다. 바이오시스템융합학부, 반도체시스템공학과 등도 새로 만들었다.

최근에는 ‘송도 오픈 이노베이션 캠퍼스’ 건립을 준비하고 있다. 내년 착공이 목표다. 인천 송도국제도시 22만4400여㎡(6만8000평) 부지에 조성할 예정인 송도 오픈 이노베이션 캠퍼스에서는 바이오와 반도체, 모빌리티 분야의 전문 인재를 키운다. 송도국제도시의 바이오·반도체 기업과 산학 협력이 더 활발해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조 총장은 인하대의 해외 진출도 적극 추진하고 있다. 2020년 아제르바이잔의 바쿠 공과대학, 중국 하남예술직업학원 등과 ‘복수 학위 프로그램’을 만들었다. 해당 대학의 학위를 동시에 받을 수 있는 과정이다. 조 총장은 앞으로 벨라루스, 이집트 등과도 복수 학위 프로그램을 만들어 사실상 ‘글로벌 멀티 캠퍼스’를 구축하겠다는 구상을 밝혔다. 인하대는 우즈베키스탄 타슈켄트에 ‘IUT’(타슈켄트 인하대학교)도 운영하고 있다. IUT는 2014년 우즈베키스탄 정부가 IT(정보기술) 분야 전문 인력 양성을 위해 설립한 교육기관으로, 인하대가 이 학교의 체계와 교육과정 등을 설계하고 운영까지 하고 있다.

조 총장은 “30년 뒤 인하대는 외국인 학생들과 함께 호흡하는 명실상부한 글로벌 대학으로 자리매김할 것”이라고 말했다.

인하대는 1954년 ‘인하공과대학’이라는 이름으로 처음 문을 열었다. 6·25전쟁 중이던 1952년 이승만 대통령이 인천에 미국 MIT 같은 명문 공대를 만들 것을 지시했다고 한다. 낙후한 산업을 발전시키겠다는 취지였다.

학교 설립에 필요한 재원은 하와이 교포들의 기부금, 정부와 인천시의 지원금 등으로 마련했다. 이 전 대통령이 운영하던 하와이 한인기독학원을 처분한 돈도 포함됐다.

하와이 교포들의 애정은 남달랐다. 교포들은 인천에서 배를 타고 하와이로 이주했는데 그들에게 인천은 고향 같은 땅이었다고 한다. 이는 학교 이름을 ‘인하’라고 지은 배경이 됐다. ‘인하’는 인천의 ‘인’ 자와 하와이의 ‘하’ 자를 딴 이름이다.

조 총장은 “인하대의 뿌리인 하와이 교포들의 헌신을 기리기 위해 올해 다양한 기념 사업을 할 계획”이라고 했다. 교내에 ‘하와이‧인하공원’을 조성하고, 1973년에 지은 ‘하와이 교포 기념관’을 리모델링할 예정이다. 캠퍼스 내 정석학술정보관 1층에는 인하대 개교와 발전 과정을 한눈에 볼 수 있는 ‘인하대 역사관’을 설치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조 총장은 “인하대의 시작점에 이 전 대통령이 있었다”며 “역사관에 이 전 대통령의 업적도 담을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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