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수율 50% 넘는 발리, 한국이 바꾸는 ‘물길 지도’

박상현 기자 2024. 5. 25. 05: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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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자원공사 현지서 땅 파보니
수도관 물 줄줄 새 절반만 공급
지난 20일 인도네시아 발리 덴파사르시에서 현지 관계자들이 초음파 유량계를 수도관에 붙여 물이 얼마나 새고 있는지 점검하고 있다. /한국수자원공사

지난 20일(현지 시각) 인도네시아 발리 덴파사르시(市)의 대로변. 땅을 파보니 수도관에서 새어 나온 물로 흙이 축축하게 젖어 있었다. 이곳에선 수도관을 설치하기만 하고, 이를 추적·관리하는 시스템은 만들어 놓지 않았다. 누수가 생길 때마다 일일이 장비를 들고 나와 수도관이 터진 곳을 찾아야 한다.

이런 발리에 우리나라가 ‘물길 지도’를 만들어주고 있다. 2021년부터 환경부와 한국수자원공사(수공)는 인도네시아와 협약을 맺고 이 지역에 ‘스마트 관망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다. 급수 인구 3만명인 덴파사르 서쪽 지역이 첫 대상이다. 이 지역을 5개 권역으로 나눠 관로가 어떻게 묻혀 있는지 일일이 확인한 후 지도를 만들고 있다.

국제공항이 위치한 덴파사르는 발리를 찾는 관광객 대부분이 머물다 가는 도시다. 인구 60만명이 살고 있다. 급수 보급률은 채 50%가 안 되고, 대부분 관광객이 찾는 호텔과 리조트에 공급된다. 하루 7만3000t의 물을 정수해 시 곳곳으로 내보내는데 정작 수도꼭지를 틀었을 때 나오는 물은 정수장에서 만든 물의 절반이 채 안된다. 관로에서 물이 줄줄 새기 때문이다. 누수율이 50%가 넘는다. 수공 관계자는 “발리의 누수율을 20~30% 미만으로 만드는 게 최종 목표”라고 했다.

인도네시아는 정수 기술도 부족한 편이다. 관로 노후화로 물 색깔이 노란빛을 띠는 경우도 흔하다. 인도네시아는 해수면 상승에 따라 수도를 자카르타에서 누산타라로 곧 옮길 예정인데, 이곳에 하루 3만t의 생활용수 공급이 가능한 정수장을 우리나라가 짓기로 했다. 누산타라에 거주할 20만명의 시민들이 우리 기술로 만든 깨끗한 수돗물을 쓰게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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