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출생·인력 부족, 대안은 교육
조선일보와 대한상의의 24일 저출생 콘퍼런스에선 “출산율 저하가 반드시 최악의 시나리오로만 연결되는 것은 아니다”라는 분석도 나왔다. 이날 화상으로 기조 강연을 한 오데드 갤로어(71) 미국 브라운대 경제학과 교수는 “출산율 저하는 교육 투자를 집중시키고 그에 따른 기술 발전을 촉발하는 방식으로 경제 성장을 지속시킬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인구경제학을 전공한 갤로어 교수는 인류사에 걸친 개발과 번영, 불평등을 조망한 ‘통합성장 이론’의 창시자다. 인류가 직면한 인구학적 도전을 다룬 글로벌 베스트셀러 저서 ‘인류의 여정’을 통해 세계적인 주목을 받았다. 갤로어 교수는 이번 콘퍼런스에서 저출생의 원인과 대안을 모두 ‘교육’에서 찾았다. 그는 “기술 환경이 급변하면서 개인은 이에 대처하기 위한 필수 도구로 교육에 투자해야 했다”면서 “다만 많은 자녀의 교육에 투자할 여력은 부족했고 결국 가정 규모를 줄이는 선택을 하게 된 것”이라고 해석했다. 또한 고도화된 사회·경제에 대응하기 위한 교육 투자가 저출생 문제를 낳았지만, 동시에 소수의 자녀를 더 집중적으로 교육하고 여성의 경제 참여를 늘리는 방식으로 인적 자본 형성과 그에 따른 기술 발전을 촉진해 왔다고 설명했다. 갤로어 교수는 “산업화 시대에는 인구가 급격히 늘면서 혁신가가 많이 등장했다면, 현대에는 교육 투자를 통해 혁신가를 양성한다”고 했다.
그러나 급격한 인구 감소는 노동력 부족으로 이어지기 마련이다. 갤로어 교수는 “인공지능(AI) 기술 발전은 노령 인구를 도울 새 기술을 제공하고, 노동력을 (제조 부문에서) 서비스 부문으로 이동시킬 수 있다”며 AI 기술이 인류가 저출생 고령화에 적응하는 데 도움을 제공할 것으로 봤다. 그러면서 “저출생은 인구 억제로 환경 파괴를 줄이고 지구온난화를 막는 기후 기술 개발 시간을 벌어주는 측면도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갤로어 교수는 한국이 교육을 통해 경제 성장을 유지하려면 지금의 교육 시스템을 개혁할 필요가 있다고도 지적했다. 그는 “한국은 인구 다양성과 소득 계층 관계에서 지나치게 동질적이고 획일적인 사회”라며 “기술 발전으로 연결되는 창의성과 혁신을 촉진하려면 틀에서 벗어난 생각과 비판적 사고, 성평등과 다원주의를 강조하는 교육이 뒤따라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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