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원 못박은 날에도, 교수들 "증원 중단" 정부 "대화 나와라"
27년 만에 의대 증원 확정
정부 주장에 대해서도 거듭 반박했다. 최창민 전의비 위원장은 이날 울산대 의대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의대 정원 배분 과정을 봤을 때 제대로 된 의학 실력을 갖춘 의사를 양성할 수 없다는 점은 분명하다”며 “정부 주장대로 오랜 기간 준비한 의대 증원이라면 최소한 1년 전부터 대학의 인력과 시설에 대한 충분한 실사를 통해 교육 여건을 확인하는 게 먼저였다”고 지적했다.
다른 의대 교수 단체인 전국의과대학교수협의회(전의교협)도 이날 사법부에 의대 증원 절차를 보류해 달라고 호소했다. 전의교협은 이날 ‘대법원장님, 대법관님들께 드리는 요청’이란 제목의 발표문에서 “정부가 대법원 최종 결정 전까지 증원 시행 계획과 입시 요강 발표를 보류하도록 소송지휘권을 발동해 달라”고 요청했다. 소송지휘권은 소송을 질서 있게 진행하고 심리를 원활하게 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법원의 권한이다. 현재 대법원에는 1·2심에서 각하·기각된 의대 증원 집행 정지 신청 재항고 사건이 계류돼 있다.
대한의사협회도 이날 입장문을 내고 “대입 전형 시행 계획을 심사숙고 없이 확정해 버린 대교협의 무지성에 분노한다”며 “정부의 폭정은 반드시 심판을 받을 것이며 국가와 국민 안위를 외면한 데 따른 모든 책임 또한 정부가 져야 할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에 대해 정부는 의료계를 향해 “조건 없이, 형식에 구애받지 않고 대화의 자리로 나와달라”고 거듭 촉구했다. 박민수 보건복지부 2차관은 이날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 브리핑에서 “의협은 정부와의 대화가 가능하다고 했지만 의료개혁특위 등 대화의 자리에는 나오지 않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박 차관은 전공의들에게도 “정부는 전공의들이 수련생으로서 합당한 대우를 받을 수 있도록 필요한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이라며 “주저하지 말고, 정부를 믿고 조속히 복귀하길 바란다. 그것이 문제를 해결하는 시작점”이라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 정부는 다음주부터 전공의 연속 근무 시간을 현재 36시간에서 24~30시간으로 단축하는 시범사업을 시행할 예정이다.
문상혁 기자 moon.sanghyeo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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