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았는지 만이라도”…생이별 겪는 ‘납북자 가족’
[앵커]
1970년대 후반 한국의 고등학생 5명이 잇따라 북한에 납치돼 끌려갔는데, 이들이 돌아오기를 바라는 송환기원비 제막식이 열렸습니다.
지금 북한에는 납북된 우리 국민 500여 명이 있는 것으로 추정되는데, 그동안 끈질기게 납북자 송환을 요구해온 일본 정부와 우리 정부가 공동 대응하는 방안도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서윤덕 기자입니다.
[리포트]
남북 이산가족 상봉 행사가 열린 2006년 금강산호텔.
아들과 어머니가 부둥켜안습니다.
["엄마 막내 맞아. 엄마 막내 맞아."]
1977년 고등학생 때 납북된 김영남 씨가 29년 만에 어머니를 만난 순간입니다.
역시 납북된 일본인 메구미 요코타 씨와 결혼했던 김 씨.
짧았던 사흘간의 만남 뒤 다시 만나자 약속했지만, 지켜지지 못한 채 20년 가까운 세월이 흘렀습니다.
북한은 1970년대 후반 김 씨를 비롯해 5명의 고등학생을 잇따라 납치해 북으로 데려갔습니다.
김 씨가 돌아오길 바라는 마음을 담은 비가 납치됐던 바로 그곳, 전북 군산 선유도에 세워졌습니다.
짧은 만남 뒤 다시 생이별을 겪어야 했던 노모는 2018년 세상을 떠나 함께하지 못했습니다.
[김옥자/김영남 씨 형수 : "막내아들 영남이 이름을 부르더라고요. 세 번. 그리고 있다가 한 달 조금 못 돼서 작고하셨죠."]
가족들은 김 씨를 다시 한번 보고 싶다면서도, 비슷한 시기 납치됐다 아직 생사 확인조차 안 된 나머지 고등학생 4명의 가족들을 먼저 챙겨달라고 했습니다.
[김옥자/김영남 씨 형수 : "저희는 상봉을 했기 때문에 더 바라는 거는 부탁하고 싶지 않고. 나머지 4가족 생사를 확인할 수 있는…".]
이번 행사에는 줄리 터너 미국 국무부 북한 인권특사도 참석했습니다.
오는 27일에는 나머지 4명의 고교생이 납북된 전남 신안 홍도에서 송환기원비 제막식이 열립니다.
KBS 뉴스 서윤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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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윤덕 기자 (duck@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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