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 정서 보듬는 동요…"학교서부터 접점 늘려야"

금창호 기자 2024. 5. 24. 19: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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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S 뉴스]

요즘은 어린이나 청소년들도 일상에서 K-POP이나 트로트 같은 대중가요에 익숙합니다.


각종 가요 경연에 어린이들이 등장해, 어른 같은 모습을 보여주는 일도 흔하죠. 


하지만, 그럴수록, 어린이만이 누릴 수 있는 동심의 노래와는 멀어질 가능성이 큽니다.


실제, 학교에서조차 동요를 부르는 모습이 많이 줄었는데, 먼저 영상부터 보고 오겠습니다.


[VCR]


"푸른하늘 은하수 하얀 쪽배에"

'반달' 시작으로 창작동요 100년


일제강점기·한국전쟁 등 가혹한 환경에도

맑고 고운 선율로 어린이 보듬은 동요


하지만 이제는 대중가요가 더 익숙

학교에서조차 자리를 잃어가는 동요


인성·정서교육에 동요 중요

학교·가정서부터 활성화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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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현아 앵커

어린이들에게 동심의 노래를 되찾아 주려면 어떤 노력이 필요할지, 서울 잠일초등학교 김애경 교장 선생님과 자세한 이야기 나눠봅니다.


어서 오세요.


김애경 교장 / 서울 잠일초등학교

안녕하세요.


서현아 앵커

40년 넘게 교직 생활을 하셨고, 동요 작곡가이기도 하십니다.


직접 만드신 노래가 스무 곡 넘게 교과서에 실리기도 했죠. 


올해가 우리나라 최초의 창작동요, '반달'이 탄생한 지 100주년이 되는 해인데, 더 각별하게 다가오실 것 같습니다.


김애경 교장 / 서울 잠일초등학교

최초의 창작동요 <반달>은 1924년에 탄생되었습니다.


그 당시는 일본에 나라를 빼앗겨 억압 속에서 살던 시기인데, 독립운동가인 소파 방정환선생님께서 1922년에 어린이날을 선포하였습니다. 


또, 1923년엔 어린이 운동을 실행할 '색동회'를 조직했는데 당시 도쿄에 유학 중인 윤극영 선생님을 어린이 운동에 참여시키면서 어린이 노래를 만들어 달라고 요청하셨답니다. 


그래서 그 이듬해인 1924년에 윤극영 선생님의 <반달>이 발표되었습니다.


동요 <반달>은 최초라는 의미도 있지만 나라 잃은 암울한 시대에 어린이에게 희망을 걸고 미래의 주인공이 될 어린이를 사랑하는 마음에서 동요가 만들어졌기에 더욱 의미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서현아 앵커

이렇게 말씀해 주신 것처럼 가장 어려운 시기에도 우리 어린이들이 위로해 왔던 게 동요의 역사인데, 사실 요즘에는 동요를 듣기가 예전보다 많이 어려워진 것 같아요.


이유가 뭐라고 보십니까?


김애경 교장 / 서울 잠일초등학교

과거보다 어린이들이 대중가요나 자극적인 콘텐츠를 찾아보기 쉬워진 영향과 대중매체의 어린이 문화 육성에 대한 노력이 부족하여 동요가 전처럼 많이 불리지 않게 되었습니다. 


어린이들이 동요를 잘 안 부르게 된 것엔 우리 어른들에게 책임이 크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학교나 유치원, 어린이집 같은 교육 공간에서는 동요부르기가 인성교육에 꼭 필요한 요소라 여기고 동요부르기 활성화를 위해 노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동요는 동심의 노래여서 어린이들에게 가장 잘 어울리는 노래잖아요. 


아무래도 파급력이 큰 방송사들이 1회성이 아닌 고정된 동요 프로그램을 많이 만들어 방송한다면 우리 어린이들은 동요를 접하고 부를 기회가 많아져서 저절로 동요를 좋아하게 될 거라고 생각합니다.


서현아 앵커

정말 중요한 부분입니다.


교장 선생님께서는 이런 상황 속에서 가시는 학교마다 또 지역마다 동요를 활성화하기 위한 노력 많이 해오셨다고 들었습니다


어떤 노력하셨습니까?


김애경 교장 / 서울 잠일초등학교

어린이 정서교육에 동요만한게 없지요.


그래서 부임하는 학교마다 첫해는 분위기 조성을 하고 두 번째 해부터는 '이 주일의 동요부르기' 운동을 실천했습니다. 


동요 악보집을 제작해 배부하고 학교 방송을 통해 1교시 수업 전이나, 중간놀이 시간에 다함께 동요부르기 시간을 가졌고, 중창단이나 합창단을 조직해 동요를 접할 기회를 다양하게 제공했습니다. 


또, 교육청에 근무할 때는 자치구청에서 그 지역을 특화하는 동요부르기 대회를 개최할 수 있도록 MOU를 맺고 지원하여 우리 어린이들에게 동요를 부를 수 있는 무대를 넓혀주는 역할을 해 왔습니다. 


지금 근무하는 학교에선 인성교육 차원에서 교실로 찾아가 동요를 함께 부르거나 학급 특색으로 동요부르기를 하는 학급을 지원하고 있습니다.


서현아 앵커

네, 아이들의 모습이 정말 즐거워 보이는데요.


그렇다면 이 같은 동요 교육, 왜 중요할까요?


김애경 교장 / 서울 잠일초등학교

동요의 노랫말 속에는 기쁨, 희망, 우정, 감사, 아름다운 자연에 대한 내용이 담겨 있어서 정서적으로 안정감을 줄 뿐만 아니라 꿈과 희망을 키울 수 있는 마음 바탕이 되기도 합니다. 


어려서부터 듣고 부른 동요는 평생을 두고 가슴에 남아있어 살아가면서 힘든 일을 겪을 때 위로와 치유의 힘이 되어주기도 합니다. 그래서 어린 시절에는 꼭 동요를 불러야 한다는 신념이 있습니다. 


학교 교육에서 창의적 체험활동 시간에 동요 부르기를 실시하고, 또 등굣길에 동요 방송을 들려주면서 환경을 마련해 주면 우리 아이들에게 아름다운 심성이 함양될 뿐만 아니라 마음 아픈 친구는 또 위로를 해줄 수 있고, 어루만져줄 수 있고, 또 학교 폭력도 줄어들 거라고 저는 확신합니다.


서현아 앵커

네, 학교의 노력도 중요하지만 가정에서도 신경을 써주면 좋을 것 같은데요.


우리 부모님들, 자녀들이 동요와 가까워지게 하려면 또 어떤 노력을 하는 게 좋을까요?


김애경 교장 / 서울 잠일초등학교

네, 맞습니다.


학교와 더불어 가정에서의 분위기도 매우 중요하지요. 


한 아이를 키우려면 온 마을이 나서야 한다는 아프리카 속담처럼 학교, 가정, 사회 모두가 동요부르기 운동을 펼쳐 나간다면 우리 아이들은 건강하고 행복하게 성장할 수 있을 거라 믿습니다. 


자녀와 함께 동요와 더 가까워질 수 있는 방법으로는 부모님들께서 어린 시절에 즐겨 불렀던 동요를 자녀와 같이 부르고, 아침 기상 음악으로 동요를 틀어주거나 자동차로 이동할 때, 또 집안에서 항상 동요가 흘러나오는 그런 환경을 만들어 준다면 동요와 더 가까워지고, 저절로 우리 아이들의 마음속에 스며들어 동요를 즐겨 부르게 되지 않을까요.


서현아 앵커

마지막으로 오늘 이 노래만큼은 꼭 이 시청자들과 함께 들어보면 좋겠다라는 동요가 있다면 추천 부탁드리겠습니다.


김애경 교장 / 서울 잠일초등학교

100년의 역사를 갖고 있는 우리나라 창작동요는 그 역사 속에서 이 땅의 어린이들은 물론 겨레와 함께해 온 우리 민족의 소중한 문화유산입니다. 


우리 국민들의 마음에 남아있는 <반달>을 비롯해 <퐁당퐁당> <섬집아기> <파란마음 하얀마음> <앞으로> <과수원길> 등 옛 동요를 가정의 달 5월에 온 가족이 함께 부르기를 추천드립니다.


내일 오후 3시에 서울특별시교육청이 주최하는 사단법인 한국동요문화협회가 주관하는 <반달> 탄생 100주년 기념음악회를 서울여성프라자 아트홀 '봄'에서 열립니다. 


가족과 손잡고 관람하는 것도 추천드립니다. 


특별히 오늘은 <반달>을 온 가족이 함께 부르며 마음을 공유할 수 있는 행복 가득한 시간을 보내셨으면 좋겠습니다.


서현아 앵커

정말 아름다운 노랫말로 100년 전부터 우리 어린이들 마음을 위로해왔던 '반달' 지금 흐르고 있습니다.


우리 사회가 정말 말씀해 주신 것처럼 동요 적인 분위기로 바뀌어서, 우리 아이들이 동요가 주는 선물, 마음껏 누리면서 성장할 수 있게 되기를 바라겠습니다.


오늘 말씀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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