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호중의 재테크 칼럼]금리에 민감한 시장

하이투자증권 부산WM센터 차호중 부장 2024. 5. 24. 1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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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금리인하 시기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내 주요 인사들 사이에서도 기준금리 전망에 대한 의견이 엇갈리면서 발표된 수치나 전망에 따라 시장이 요동치는 움직임이다. 특히 국내 증시는 외국인들의 매매패턴(Pattern)에 따라 뚜렷한 방향성을 가지지 못하고 있다. 대표적인 미국의 물가지표인 CPI(소비자 물가지수) 발표 결과에 따라 미국시장은 민감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최근 미국 뉴욕증시의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다우지수)는 사상 첫 40,000포인트(Point)를 돌파하기도 하고, 나스닥지수(NASDAQ)와 S&P500지수도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는 모습이다.


앞서 미국 노동부가 발표한 미국 4월 PPI(생산자 물가지수)가 전월 대비 0.5%상승하며 시장 예상치 0.3%를 웃돌며 인플레이션(Inflation) 압력이 여전한 것으로 나타나자 미국을 비롯한 글로벌(Global) 증시가 조정을 받기도 했다. 문제는 CPI가 올해 들어 석 달 연속 전망치를 웃도는 움직임을 보였었다는 데 있다. 시장의 전망치에 부합해야 시장의 금리안정 가능성에 무게가 실릴 수 있기 때문이다.

다행히 4월 CPI가 전년 동월 대비 3.4% 상승하며 당초 시장추정치와 일치하는 수치를 보였다. 전월 대비 상승률은 0.3%로 전문가 수정치인 0.4%보다 0.1%포인트 (Point) 낮은 수치를 보였다. 이로 인해 금리인하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며 시장이 화답하는 모습을 보였던 것이다. 금리인하에 대한 기대감은 비트코인 현물 상장지수(ETF)에 대한 글로벌 투자은행(IB)들의 관심과 매수세를 유발해 비트코인 가격이 재차 상승하는 움직임이다.

5월 15일 전후로 1분기 기업실적 발표가 대체로 마무리 되었다.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의사록 공개와 인공지능(AI)테마에 있어 핵심이라 볼 수 있는 ‘엔비디아’의 예상을 상회하는 실적발표가 있었다. 10대 1 주식분할이라는 호재도 작용해 엔비디아는 1000달러($)를 넘어서는 모습이다. 한국 통화정책방향 결정회의에서는 금리동결을 결정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금리인하를 서두르지 않는 상황에서 한국은행이 역대 최대수준인 두 국가의 금리 차(2.0%p)를 무시하고 금리인하에 나서기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원/달러 환율 상승과 외국인 투자자금의 유출을 초래할 수 있기 때문이다.


HLB는 항암 신약 ‘리보세라닙’이 미국 식품의약국(FDA)에서 보완요구 서한을 받으며 조정을 받는 분위기다. 첫 하한가 진입 전 코스닥(KOSDAQ)시장에서 한 때 시가총액 2위의 바이오 기업이었다. 한 때 한국판 나스닥으로 주목받았던 코스닥 시장(KOSDAQ)이 이러한 돌발악재로 얼룩져 오명을 벗지 못하고 있다. 상장되는 기업 수는 늘어났지만 시가총액이 오히려 줄어드는 모습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관리종목으로 지정되는 기업들이 늘어나고 있는 것도 부정적인 요소다.

주간 HLB그룹에서만 수조원의 시가총액이 줄어든 셈이다. 다행히 반등의 모습을 보이고 있지만 시가총액에서 큰 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기업들의 기대감에 미치지 못한 실적발표와 돌발 악재로 인해 글로벌(Global) 시장가운데 국내시장만이 유일하게 박스권(Box)에서 상승과 하락을 반복하며 투자자들에게 실망감을 주고 있다.


대표기업들이 유가증권시장인 거래소(KOSPI)로 이전하는 움직임도 코스닥시장(KOSPI)이 투자자들의 신뢰를 잃어가는 시장이 되고 있다는 판단이다. 현재 코스피(KOSPI)시장으로 이전을 완료했거나 이전을 추진하고 기업들은 다음과 같다. ’엘앤에프, HLB, 파라다이스, 에코프로비엠, 코스메카코리아‘ 등이다. 코스피 시장으로 이전을 추진하는 이유로는 이전 시 기업입장에서는 패시브(Passive)자금 유입으로 안정적인 자금조달이 가능하며, 상대적으로 높은 유가증권시장의 기준을 충족시켰다는 안도감에 있는 듯하다.

이에 반해 미국시장이 지속적인 상승의 움직임을 보이는 이유로는 금리인하를 단행하는 시기에 대한 불안감은 있지만 결국은 연방준비제도(Fed)가 금리인하라는 카드(Card)를 꺼내들 것이라는 기대감이 있고, 고금리 상황에서도 경기연착륙에 대한 가능성이 높다고 글로벌 투자자들이 판단하고 매수를 지속하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 기업들의 지속적으로 실적성장을 보일 것이라는 믿음이 현재의 미국주식의 신고가 행진에 대한 설명이 될 수 있을 것 같다.

금리인하 기대감은 국내외 상장된 리츠(REITs)의 가격의 반등에 기여할 수 있다. 리츠는 보통 주식이나 실물자산보다 빠르게 금리에 반응하는 경향이 있다. 연기금과 행동주의 펀드의 입김이 세지면서 주주환원이 확대되고 있다는 점도 절대 저평가 수준의 상태에 머물러 있던 리츠(REITs) 가격 반등에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고금리의 장기화로 인해 주요 리츠는 이자부담과 자산 가치 하락으로 주가가 크게 하락한 측면이 있다.


미국은 작년 9월부터 연 5.25~5.5%인 기준금리를 지속적으로 동결하고 있다. 이러한 기준금리 동결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물가가 목표치인 2.0%로 내려오지 않고 여전히 고물가 상태가 유지되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 예상으로는 3분기 정도가 되지 않을까 하는 견해다. 현재 미국이 기준금리 동결기조를 유지하고 있는 가운데 인도, 멕시코, 브라질, 칠레 등의 국가는 금리를 인하하기 시작했다.

이들 국가의 공통점은 대부분 미국보다 더 빨리 금리를 인상하기 시작했다는데 있다. 선제적으로 금리를 올린만큼 고금리 유지기간이 미국보다 상대적으로 길었다는데 그 특징이 있다. 고금리를 장기간 유지한 만큼 물가가 어느 정도 잡힌 상황에서 경기침체에 대한 우려가 커지자 완화적 통화정책으로 정책기조를 전환한 것으로 보인다. 반면 자국통화가치의 하락을 방어하고 인플레이션(Inflation)을 해결하기 위해 금리인상기 조를 유지하고 있는 국가들도 있다. 바로 인도네시아(Indonesia), 이집트(Egypt), 러시아(Russia) 등의 국가가 여기에 해당된다.

현재는 미국의 금리가 여전히 높은 수준이라서 금리 격차가 우려되기에 각 국은 금리인하에 신중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금리인하에 대한 기대감은 금값 상승에도 기여했다. 여기다 중국의 금 수요가 늘어난 것도 한 몫한 측면이 있다. 중국경기가 개선될 조짐을 보이면서 금과 같은 원자재 수요가 증가한 것이다.


금리인하로 시중금리가 내려가면 비용부담이 줄어 기업의 영업이익률이 오르는 효과가 있다. 시중금리가 하락할 경우 주식시장에서는 특히 성장주가 주목을 받고 시가총액 비중이 커질 가능성이 있다. 올해의 경우 국내시장에서 그나마 코스피 시장이 미중갈등의 수혜, 기업실적 개선과 밸류업(Value-Up) 프로그램(Program)의 영향으로 그나마 지수가 방어된 측면이 있다.

미국을 비롯한 글로벌 주요국 증시가 사상 최고치 랠리(Rally)를 이어가는 가운데 국내 증시만 글로벌 증시 랠리에서 소외되고 있다. 주위를 살펴보면 미국증시는 물론 유럽 주요증시와 함께 연 초까지만 해도 부진을 면치 못하던 중화권 증시 역시 강한 반등의 모습을 보이고 있다. 대만의 가권지수도 올해 들어 20% 가까운 상승의 모습을 보이고 있다. 대만증시의 대장주인 TSMC와 우리나라 삼성전자의 연초 대비 주가 흐름만 보더라도 TSMC는 올해 들어서만 40% 넘는 상승세를 보인 반면 삼성전자는 보합권에도 미치지 못함을 알 수 있다.


대장주의 차별적인 움직임은 대미 수출 증가율에서 그 이유를 찾을 수 있을 듯하다. 미국 AI관련 주식이 붐(Boom)을 이루는 상황에서 TSMC등 반도체 업체들이 큰 수혜를 받은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반도체를 중심으로 한 첨단산업 공급망 재편 속에서 대만이 한국에 비해 상대적인 수혜 국가였던 것이다. 반면 인공지능(AI) 칩 선두주자라 할 수 있는 미국 엔비디아의 급등에 힘입어 그나마 SK하이닉스와 한미반도체의 선전은 한국 반도체의 굴욕은 막은 셈이다.

한미반도체는 반도체 패키징 장비와 후공정 장비를 개발해, 글로벌 반도체 기업에 공급하는 기업이다. SK하이닉스에 고대역폭메모리(HBM) 관련 장비를 납품하고 있어 엔비디아의 인공지능(AI)반도체 밸류체인(Value Chain)에 속한다. 한미반도체가 제작하고 공급하는 TC 본더는 HBM 패키징 작업에서 D램을 위아래로 붙일 때 쓰인다. SK하이닉스는 엔비디아가 만드는 AI연산용 GPU에 들어가는 고대역폭메모리(HBM) 반도체를 가장 큰 비중으로 공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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