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약 미달·가격 하락…오피스텔 '침체의 늪'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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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올해 초 오피스텔 등 소형 비아파트 공급을 촉진하기 위한 '1·10 대책'을 내놓았지만, 시장은 여전히 썰렁하다.
1~2인 가구 등 서민 주거의 한 축을 담당하고 있는 소형 오피스텔 공급이 줄어 주거 불안이 심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지난 3월 청약에 나선 구로구 가리봉동 '가산 G밸리 라티포레스트'(3.3 대 1), 금천구 시흥동 '서울 우남 w컨템포287 오피스텔'(2.7 대 1) 등도 한 자릿수 청약 경쟁률을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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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 수요는 여전히 '깊은 잠'
매매가지수 22개월째 하강곡선
올 분양계획 작년 절반 못미쳐
업계 "주택 수 산정서 빼줘야"
“투자자가 여러 채를 매입해 월세로 놓는 소형 오피스텔 문의가 뚝 끊겼습니다. 준공 때까지 미분양으로 남으면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 부실로 사업이 좌초할 수밖에 없습니다.”(서울 A오피스텔 분양 관계자)
정부가 올해 초 오피스텔 등 소형 비아파트 공급을 촉진하기 위한 ‘1·10 대책’을 내놓았지만, 시장은 여전히 썰렁하다. 서울 주요 지역 역세권 오피스텔마저 대거 청약 미달 사태를 빚기 일쑤다. 거래 시장 침체 속에 오피스텔 공급도 급감하고 있다. 1~2인 가구 등 서민 주거의 한 축을 담당하고 있는 소형 오피스텔 공급이 줄어 주거 불안이 심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바닥 모르는 오피스텔 청약 경쟁률
24일 한국부동산원 청약홈에 따르면 올해 들어 진행된 오피스텔 청약 17건, 총 2004실에 대한 입주자 모집에 9746명이 청약했다. 평균 경쟁률은 4.9 대 1을 기록했다. 고금리 기조와 부동산 시장 침체 여파로 청약 시장이 위축된 2022년(5.3 대 1)과 지난해(6.7 대 1) 연간 평균 경쟁률보다 낮다.
서울 분양 단지마저 청약 미달 사태를 빚고 있다. 지난달 17~19일 청약을 실시한 강서구 화곡동 ‘한울에이치밸리움 더하이클래스’ 오피스텔은 117실 모집에 13명이 청약하는 데 그쳤다. 평균 경쟁률은 0.11 대 1이다. 지난 3월 청약에 나선 구로구 가리봉동 ‘가산 G밸리 라티포레스트’(3.3 대 1), 금천구 시흥동 ‘서울 우남 w컨템포287 오피스텔’(2.7 대 1) 등도 한 자릿수 청약 경쟁률을 기록했다. 경기 부천시 소사본동 ‘현대 프라힐스 소사역 더프라임’은 미분양 물량을 털어내지 못해 올 4월까지 아홉 차례 청약을 진행했다.
오피스텔 가격이 최근 2년간 약세를 보이면서 소형 오피스텔을 중심으로 수요가 급감한 것으로 풀이된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오피스텔 매매가격 지수는 2022년 7월부터 지난달까지 22개월 연속 하강 곡선(4.56%)을 그리고 있다. 오피스텔 거래 건수는 올해 들어 월 4000~5000건에 머무르고 있다. 오피스텔 거래가 활발했던 2021년(월 1만~1만5000건)의 절반을 밑돌고 있다.
○업계 “주택 수에서 제외해야”
정부가 올 1월 소형 비아파트 공급 활성화를 위한 대책을 내놨지만, 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미미한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는 당시 올해와 내년에 짓거나 등록임대를 마친 전용면적 60㎡ 이하 주거용 오피스텔을 구입하면 취득세와 양도세, 종합부동산세 산정 때 주택 수 산입에서 제외하기로 했다. 오피스텔 면적과 기간을 한정한 탓에 투자자의 반응이 시큰둥하다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
기존 시장의 침체로 신규 공급도 가파르게 줄고 있다. 부동산R114에 따르면 올해 분양을 계획 중인 전국 오피스텔은 6907실로 집계됐다. 지난해 공급량(1만6344실)의 42.3%에 불과하다. 공급 위축으로 1~2인 가구 등의 주거 불안이 심화할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업계에서는 오피스텔 시장 활성화를 위해 규제 완화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부동산개발협회는 지난 16일 오피스텔 미분양을 해소하기 위해 오피스텔을 주택 수에서 제외해 달라고 정부에 건의했다. 또 지방 오피스텔은 공공주택 건설 예산을 활용해 매입한 뒤 공공주택으로 활용할 것을 제안했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지난 정부에서 원룸 등 소형 오피스텔과 아파트 역할을 하는 중대형 오피스텔을 구분하지 않고 일괄적으로 주택 수에 포함해 시장을 왜곡시켰다”며 “오피스텔을 주택 수에서 배제하는 등 다주택자 규제를 원점에서 재검토해 볼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김소현 기자 alph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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