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노동력 확보만큼 지원도 중요하죠"

이유진 기자(youzhen@mk.co.kr) 2024. 5. 24. 17: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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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생활엔 답답한 일이 한두 가지가 아니다.

안진경 성동외국인노동자센터장은 "평일에는 한가해 보여도 일요일엔 눈코 뜰 새 없다"며 웃었다.

이 센터는 외국인 노동자들을 위해 금·토요일을 쉬고 일요일에 연다.

성동외국인노동자센터는 외국인 생활지원 등에서 높은 평가를 받아 지난 20일 '세계인의 날'에 대통령 표창을 수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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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인의 날 대통령 표창 '성동외국인노동자센터'
저출생 위기로 필수인력됐지만
범죄·질병 상황서 도움 못받아
법률상담·교육 '생활119' 역할
일요일엔 내과·한의 무료 진료
"외국인 체류형태 다양화 따른
비자종류 등 제도 개선 필요"
안진경 서울성동외국인노동자센터장은 "외국인을 유치하는 것도 좋지만, 한국에 이미 거주하며 경제활동을 하는 사람들을 지원하는 정책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외국생활엔 답답한 일이 한두 가지가 아니다. 말이 안 통하니 위축된다. 은행이나 병원이라도 갈라치면 사무적인 태도에 지레 겁을 먹는다. 서울도 외국인에게는 타지다. 외국인이 서울에서 겪는 고충들을 '119'처럼 해결하는 곳이 서울성동외국인노동자센터다.

21일 서울 성동구에 위치한 '서울성동외국인노동자센터' 대문은 활짝 열려 있었다. 안진경 성동외국인노동자센터장은 "평일에는 한가해 보여도 일요일엔 눈코 뜰 새 없다"며 웃었다. 이 센터는 외국인 노동자들을 위해 금·토요일을 쉬고 일요일에 연다. 일요일에는 250~260명가량이 몰려 6층짜리 건물이 가득 찬다.

서울시 위탁을 받은 비영리단체 '일일시호일'이 운영하는 이 센터의 주요 업무는 크게 한국어·컴퓨터 교육, 생활 관련 상담과 의료지원으로 나뉜다. 결혼이주 여성이 주로 찾는 '다문화센터'와 달리, 이곳에는 한국어를 전혀 모르는 사람들이 많아 한국어 강좌는 초급과 중급 위주로 연다.

한국어를 조금 익힌 사람들은 컴퓨터가 급하다. 안 센터장은 "컴퓨터를 쓸 줄 모르면 취업이 어려워 컴퓨터나 스마트폰, AI 등을 활용한 교육들을 운영한다"고 설명했다.

매달 둘째·넷째주 일요일에 센터에서는 치과와 내과 한의 진료소를 연다. 이 진료소에서 20년 넘게 무료 진료한 이형란 연세란치과의원 원장은 올해 서울시 표창을 받았다. 성동외국인노동자센터는 외국인 생활지원 등에서 높은 평가를 받아 지난 20일 '세계인의 날'에 대통령 표창을 수상했다. 서울시 관계자는 "외국인 관련 단체가 대통령 표창을 수상한 것은 이례적"이라고 설명했다.

센터에서 매주 열리는 노무사·변호사와의 상담도 인기다. 노무사와 변호사 10명이 일요일 오후 1~5시까지 쉴 새 없이 상담한다. 베트남어·중국어·몽골어·영어 통역이 법률상담을 돕는다. 센터에는 정기적으로 봉사하는 자원봉사자만 50여 명이 넘는다.

올해 센터에는 여러 가지 변화가 생겼다. 10년간 3억3000만원으로 변동이 없던 서울시 예산이 4억원으로 올라 한국어 수업에 전문 강사를 고용하게 됐다. 20년째 사용하던 치과 설비도 GS남촌재단의 지원을 받아 새 의자와 기구로 교체할 예정이다.

작년 한 해 센터를 방문한 사람은 1만5000명. 소소한 생활 팁부터 임금체불·체류 문제까지 다양하게 상담한다. 지난해 센터 변호사와 노무사와의 상담을 통해 체불된 임금을 받아낸 것만 5000만원이 넘는다. 한국에서 비인가 학교에 다니던 외국인 노동자 아이들이 한국 정식 학교에 입학할 때, 센터가 가교 역할을 해주기도 한다.

최근에는 코로나19 시기에 급감했던 유학생이 다시 늘어나는 추세다. 센터 방문자의 상당수는 20~30대다. 지역 특성상 신당·상왕십리에 있는 영세한 봉제업체 직원, 마장동 축산업체 직원이 제일 많다.

안 센터장은 "우리나라 외국인 제도는 비자 중심인데, 단순히 비자 종류로 한 사람의 체류 행태를 설명하기에는 어려운 점이 많다"면서 "유학생이 국제결혼해 한국국적을 취득하기도 하고, 피치 못할 사정으로 미등록 체류자가 되기도 하기 때문에, 상황별, 생애주기별 맞춤 지원이 가능하도록 큰 틀에서 비자 등 외국인 관련 지원제도가 개선되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이유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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