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첫 청정수소 발전 입찰시장 열린다…2028년 발전 시작

차대운 2024. 5. 24. 1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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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 6,500GWh×15년' 물량 첫 공고…탄소배출 적은 '1등급 수소' 우대
2030년까지 청정수소 발전 시장 13TWh 확대 목표…수소경제 전환 '시동'
삼성물산, 삼척에 수소화합물 혼소 발전 인프라 구축 (서울=연합뉴스) 삼성물산 건설부문이 지난 4월 8일 한국남부발전과 강원 삼척시에 수소화합물을 저장하고 하역·운송할 수 있는 1천400억원 규모의 인프라 건설 공사 계약을 체결했다고 8일 밝혔다. 사진은 삼척 수소화합물 혼소 인프라 설비 조감도. 2024.4.8 [삼성물산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세종=연합뉴스) 차대운 기자 = 재생에너지 전기를 활용해 만든 그린수소를 포함해 생산 과정에서 탄소 배출이 적은 청정수소로 만든 전기 입찰 시장이 우리나라에서 세계 최초로 열린다.

산업통상자원부는 24일 청정수소 발전 입찰 시장을 세계 최초로 개설한다고 밝혔다.

청정수소를 발전 연료로 활용해 만들어진 전기를 전력 당국이 장기 계약을 바탕으로 고정가로 구매해 소비자들에게 공급하는 제도다.

세계적 조류인 탄소중립 전환을 위해 사용 과정에서 온실가스 배출이 많은 석탄과 석유 사용을 줄이고 재생에너지, 원전, 수소 등 무탄소 에너지 사용을 대거 늘려야 하는 상황이다.

이번에 처음 공고된 입찰 물량은 연간 6천500GWh(기가와트시)로 계약 기간은 15년이다. 낙찰된 사업자는 준비 기간을 거쳐 2028년까지 청정수소 발전을 시작해야 한다.

청정수소 발전 시장은 초기에는 세계적인 기술 발전 상황에 맞춰 100% 수소를 써 발전하는 방식보다는 청정수소와 액화천연가스(LNG)를 일정 비율로 섞거나 청정수소 기반 암모니아를 석탄과 섞어 태우는 혼소 터빈 발전기 사용 등 과도기를 거칠 것으로 전망된다.

최근 한국을 포함해 세계적으로 석탄과 LNG 등 화석연료를 활용하는 발전기에 청정수소를 섞어 탄소 배출을 줄이는 기술 개발이 활발하게 진행돼 상용화 단계에 접어들고 있다.

이런 기술을 활용하면 같은 양의 전기를 만들어도 전보다는 상대적으로 온실가스를 덜 배출하게 된다.

나아가 세계 각국 기업은 화석연료 대신 100% 청정수소를 태워 전기를 생산하는 100% 수소 발전 터빈 개발도 활발하게 진행하고 있다.

입찰 제안서 접수 마감 후 최종 낙찰자는 발전 단가인 가격 지표와 4단계로 나눠지는 청정수소 활용 등급, 연료 도입의 안정성, 국내 산업·경제 기여도 등 비가격 지표를 종합적으로 평가해 오는 12월께 선정된다.

한국은 수소 1㎏을 생산하는 데 발생하는 온실가스 배출량이 4㎏CO2e(이산화탄소환산량) 이하일 때 청정수소로 인정하는데, 같은 청정수소라도 온실가스 배출량이 적은 순서부터 다시 1∼4단계로 세분한다.

수소는 일반적으로 생산방식에 따라 LNG 등을 화학적 방법으로 변형해 만드는 '그레이수소', 일반 수소지만 생산 과정에서 나오는 탄소를 포집한 '블루수소', 태양광·풍력 등 재생에너지 전기를 이용해 수전해 방식으로 생산된 '그린수소', 무탄소 전원인 원전 전기로 수전해 방식으로 만들어지는 '핑크수소' 등으로 나뉜다.

탄소 배출 감축이라는 시대적 대세 속에서 일반적으로 그린수소, 블루수소

등이 청정수소의 범주로 인정받는다.

정부는 이번 입찰 제도를 설계하면서 청정수소 등급별 배점 차이를 크게 둬 온실가스 배출 수준이 '0.1㎏CO2e 이하'로 가장 낮은 1등급 청정수소를 사용하기로 한 사업자의 입찰 가능성을 높여주기로 했다.

정부는 앞으로도 청정수소 입찰 시장을 지속 확대해 2030년이 되면 청정수소 발전 시장 규모를 연간 13TWh(테라와트시. 1TWh=1,000GWh) 규모로 확대할 계획이다. 2030년 전체 발전량의 약 2% 수준이 될 전망이다.

13TWh는 지난 2022년 기준 대전시의 연간 전력 소비량보다도 많은 수준이다.

이번 청정수소 전기 입찰 시장에 앞서 작년에는 일반 수소 발전 시장을 열어 먼저 운영을 시작한 바 있다.

수소 발전 시장은 주로 LNG를 화학적으로 변형(개질)해 만들거나 제철 등 산업 생산 과정에서 부수적으로 생기는 일반 수소를 쓰는 일반 수소 입찰 시장과 그린수소 등 청정수소를 기반으로 한 청정수소 입찰 시장으로 양분된다.

한국 수소 발전 입찰 시장 유형도 [산업통상자원부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주로 상대적으로 규모가 작아 지역 수요에 대응하는 분산형 전원 확대에 기여하는 일반 수소 발전 시장은 수소와 공기 중 산소가 만나 전기를 생산하는 연료전지 발전 방식을 중심으로 운영되고 있다.

반면 청정수소 입찰 시장은 기존의 화력 발전소와 유사하게 연료인 수소를 태워 대형 터빈을 돌려 전기를 대량으로 생산하는 주력 전력 공급 시스템 중 하나로 발전할 것으로 전망된다.

ch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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