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TN 징계' 선거방송심의위원 YTN 출연에 '윗선 지시' 논란

박재령 기자 2024. 5. 24.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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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철호 전 선거방송심의위원회(선방심의위) 위원이 자신이 중징계를 내린 YTN라디오 프로그램에 출연해 선방심의위 징계가 정당했다는 취지로 설명한 가운데 해당 출연이 제작진 의지가 아닌 윗선 지시였던 것으로 보여 논란이 예상된다.

미디어오늘 취재에 따르면, YTN라디오 제작진은 최근 '뉴스파이팅, 배승희입니다'에 최철호 전 선방위원(국민의힘 추천)을 출연시키라는 지시를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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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이 중징계 내린 프로그램에 출연해 징계 정당성 설명
내부 '부적절' 반발 있었지만 '경영진 판단' 답변 받아
YTN 관계자 "선방심의위 이슈됐기 때문…인물 특정은 안 했다"

[미디어오늘 박재령 기자]

▲ 지난 23일 YTN라디오 '뉴스파이팅, 배승희입니다'에 출연한 최철호 전 위원.

최철호 전 선거방송심의위원회(선방심의위) 위원이 자신이 중징계를 내린 YTN라디오 프로그램에 출연해 선방심의위 징계가 정당했다는 취지로 설명한 가운데 해당 출연이 제작진 의지가 아닌 윗선 지시였던 것으로 보여 논란이 예상된다.

미디어오늘 취재에 따르면, YTN라디오 제작진은 최근 '뉴스파이팅, 배승희입니다'에 최철호 전 선방위원(국민의힘 추천)을 출연시키라는 지시를 받았다. 편성국 내부에서 해당 프로그램에 중징계를 의결한 최 전 위원 출연해 징계에 대해 논하는 것이 부적절하다고 반발했지만 '경영진의 판단'이라는 답변을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김백 YTN 사장의 직접적인 지시가 있었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배승희 변호사가 후임을 맡은 '뉴스파이팅, 배승희입니다'는 '뉴스킹 박지훈입니다'에서 최근 진행자와 이름이 변경됐다. 진행을 맡았던 박지훈 변호사는 22대 총선 선방심의위로부터 2건의 법정제재를 받은 뒤 지난 3월 하차했고 현재는 배승희 변호사가 진행하고 있다. 배 변호사는 2016년 새누리당 인재영입 1호로 영입된 뒤 20대 총선 출마를 선언한 전례가 있다.

YTN은 22대 총선 선방심의위 징계 2건 중 1건(1월22일자 '뉴스킹 박지훈입니다' 관계자 징계)에 대해 의결을 받아들이지 않고 회사 차원에서 재심을 청구했지만 기각됐다. 추후 행정소송 등 의결의 부적절함에 대해 따질 것인지 검토하고 있는데 소송 여부 등이 결정되지 않은 상황에서 당사자인 최철호 전 위원이 출연하는 것이 부적절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관련 기사 : "정동영 왜 출연시켰나" YTN라디오 뉴스킹 '관계자 징계']

최철호 전 위원은 '뉴스파이팅, 배승희입니다' 방송에서 “과거 선방위(선방심의위)가 소위 말해 형식적으로 운영됐다는 비판이 많았는데 이번엔 가장 엄격하게 해서 선거방송이 공정하게 진행되게끔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는다”며 “법정제재가 이번에 유독 많았던 건 그만큼 편파 방송이 심각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배승희 변호사가 “방송사들이 대부분 재심을 청구했는데 기각됐다고 한다. 재심 인용이 어려웠던 이유가 뭔가”라고 묻자 최 전 위원은 “재심이라는 건 새로운 내용을 방송사들이 적어 줘야 한다. 그런데 새로운 내용이 없다”며 “새로운 내용 없이 반복돼서 재심을 기각한 것”이라고 말했다.

▲ YTN라디오 '뉴스킹 박지훈입니다' 지난 1월22일자 방송.

YTN이 재심을 청구한 법정제재(관계자 징계) 방송분은 지난 1월22일자 '뉴스킹 박지훈입니다'이다. 심의 때도 해당 방송분에 제재 최고 수위 '관계자 징계' 의견을 낸 최 전 위원은 이날 방송에서도 “YTN을 예로 들면 배승희 앵커 전에 친민주당 인사로 불리는 박지훈 변호사가 정동영 의원을 불렀다”고 했다.

YTN 사측 관계자는 통화에서 “딱 최철호 위원을 섭외하라고 특정한 건 아닌 걸로 알고 있다. 선방심의위는 국회에서 논의될 정도로 이슈가 된 상태고 일상적으로 화제 인사 누구를 섭외하라는 건 원래 오고가는 얘기”라며 “다음날 더불어민주당 추천인 심재흔 위원도 출연했다. 위원들을 불러 YTN에 대한 걸 물었으면 문제가 됐겠지만 그렇지 않았다. 제작진들이 (방송)하고 싶지 않다고 했으면 못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24일 YTN라디오 '뉴스파이팅, 배승희입니다'에 출연한 심재흔 전 위원.

YTN노조는 '상식적이지 않은 일'이라고 반박했다. 고한석 언론노조 YTN지부장은 “상식적이지 않다. 재심을 청구했는데 이런 경우가 어디 있나”라며 “김백 YTN 사장은 최철호 전 위원과 보수성향 언론단체 공정언론국민연대(공언련) 유튜브를 하던 분이다. 당연히 문제 제기를 해야 할 사안”이라고 말했다.

고한석 지부장은 “배승희 변호사는 보수정당 당적도 갖고 있었던 분이다. 이분의 공정성에 대해서도 (최 전 위원은) 지적해야 하는 것 아닌가”라며 “자기편이면 공정하고 자기편이 아니면 불공정한 것인가. 공정이란 말을 이토록 오염시킬 수 없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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