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스로 청계천에 온 물고기들…먹이 주면 외려 죽는다

조윤영 기자 2024. 5. 24. 15: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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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청계천에 사는 물고기들이 굶주리지 않게 먹이를 제공해야 한다는 시민 제안이 나오자 서울시는 이런 행위가 오히려 물고기들의 자연성을 해칠 수 있다고 당부했다.

서울시설공단 온라인 민원 창구인 '시민의 소리'에 지난 21일 올라온 '물고기들 먹이 제공'이라는 제목의 글을 보면, 한 시민이 청계천에 사는 물고기들에게 먹이를 주고 싶다고 문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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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 민원서 한 시민, 물고기들에게 먹이를 주고 싶다 문의
서울시설공단, “청계천 물고기들 먹고 살기 충분한 녹조류”
자연적으로 먹이 활동 안 하면 생태적으로 도태될 수 있어”
서울 청계천에 사는 잉어. 서울시설공단 누리집 갈무리.

서울 청계천에 사는 물고기들이 굶주리지 않게 먹이를 제공해야 한다는 시민 제안이 나오자 서울시는 이런 행위가 오히려 물고기들의 자연성을 해칠 수 있다고 당부했다.

서울시설공단 온라인 민원 창구인 ‘시민의 소리’에 지난 21일 올라온 ‘물고기들 먹이 제공’이라는 제목의 글을 보면, 한 시민이 청계천에 사는 물고기들에게 먹이를 주고 싶다고 문의했다.

이 시민은 글에서 “청계천에 커다란 붕어들이 많이 있는데 먹이를 줄 수 있게 물고기 먹이를 가판대에서 1000원 정도로 판매하거나 (방문객들이) 다니는 곳에 비치해 놓으면 좋겠다”고 제안했다. 그는 “물고기들이 먹이가 없다”며 “동물들을 갖다 놓기만 하고 먹이도 못 주게 하고 물고기들 보고 알아서 살아가라는 것은 너무나 잔인한 행태”라고 주장했다.

서울 청계천에 사는 피라미. 서울시설공단 누리집 갈무리.

그러나 이 시민의 우려와 달리 청계천에 사는 물고기들은 인공적으로 풀어놓은 것이 아니라 하류에서 청계천을 따라 자연스럽게 올라온 물고기들이었다.

이튿날 서울시설공단 청계천관리처는 ‘시민의 소리’에 “청계천에 서식하는 어류들은 한강과 중랑천에서 서식하다가 상류인 청계천을 따라 올라온 어류들”이라며 “서울시설공단이 직접 풀어준 물고기가 아니며 자연적이고 생태적으로 청계천으로 유입돼 정착해 살아가는 물고기들”이라고 설명했다.

서울시설공단은 오히려 청계천 방문객들이 물고기들에게 먹이를 주면 물고기들이 자연성을 잃고 환경에 적응하지 못해 굶어 죽을 수 있다고 당부했다. 서울시설공단은 “청계천에는 물고기들이 먹고 살기에 충분한 녹조류며 수많은 수서 생물들이 함께 서식하고 있다”며 “먹이가 부족하다면 얼마든지 하류로 내려가 중랑천이나 한강으로 돌아갈 물길이 연결돼 있어 자유롭게 이동이 가능한 생태적인 자연환경이 만들어져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자꾸 사람이 먹이를 줘 물고기들이 자연적으로 먹이 활동을 하지 않으면 생태적으로 도태되고 자연성을 상실해 환경에 적응하지 못하고 결국에는 사람이 먹이를 주지 않으면 굶어 죽을 수도 있다”며 “오히려 가끔 (물고기들에게) 먹이를 주는 시민들이 먹이를 주지 않게 계도하고 있고 과도한 먹이 투척이 오히려 수질에 악영향을 줄 수 있어 이 또한 물고기 생육에 지장을 초래할 수 있다”고 당부했다.

한편 2019년 어류 조사 결과 청계천에는 8과 27종의 어류가 서식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피라미가 62.3%로, 가장 많았다. 이어 참갈겨니가 9.7%로, 많았다.

조윤영 기자 jy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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