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연가스는 날고, 원유는 첫 '상폐'…원자재 ETN '극과극'

조슬기 기자 2024. 5. 24. 15: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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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자재 ETN 투자자 엇갈린 희비…"기초자산 변동성 주의해야"

최근 천연가스와 원유 등 국제 원자재 가격의 엇갈린 움직임이 해당 상장지수증권(ETN)의 변동성을 키우면서 해당 ETN 투자자들의 희비를 엇갈리게 하고 있습니다. 

천연가스 가격이 인공지능(AI) 열풍에 따른 전력 수요 확대로 급등하고 있는 반면 국제유가는 고금리 장기화에 따른 수요 위축 전망과 미국 원유재고 증가 등의 여파로 예상보다 가격 안정세가 이어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에 천연지수 ETN 상품 수익률이 고공행진을 거듭하는 것과 달리 원유 ETN은 부진한 수익률로 첫 상장폐지 상품이 나오는 등 극과 극의 행보를 보이고 있습니다.  

ETN은 기초지수 수익률에 연동하는 수익을 증권사가 지급하겠다고 약속하고 발행하는 파생결합증권의 일종으로 ETF(상장지수펀드)와 달리 만기가 있지만 거래소에 상장돼 개별 주식처럼 거래가 가능한 투자 상품입니다. 

2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뉴욕상품거래소(NYMEX)에서 천연가스 선물은 23일 현지시간 전 거래일보다 6.5% 내린 100만BTU(열량 단위)당 2.66달러로 지난 2월 최저가(1.58달러) 대비 60% 가까이 급등했습니다. 

천연가스 가격의 가파른 상승세에 힘입어 관련 ETN 상품 수익률도 치솟고 있습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1개월간 수익률이 높았던 국내 상장 ETN 중 1~4위가 모두 천연가스 상품인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미래에셋 천연가스 선물 ETN(H)이 33%로 1위를 기록했고, KB 천연가스 선물 ETN(H)과 대신 천연가스 선물 ETN(H)·메리츠 천연가스 선물 ETN(H)이 나란히 32% 수익률을 나타냈습니다. 

증권가는 전 세계를 휩쓴 AI 열풍으로 데이터센터용 전력 수요가 급증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천연가스가 주요 에너지원으로 주목받기 시작하며 최근 석 달 새 가격이 급등한 결과가 ETN 수익률에도 반영된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미국 최대 가스 생산업체 EQT의 토비 라이스 최고경영자(CEO)는 지난달 파이낸셜타임스(FT)와의 인터뷰에서 "AI 붐은 가스 없이는 불가능할 것"이라며 "AI 열풍에 의한 전력 수요는 엄청난 신흥시장이 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여기에 올해 하반기 라니냐 영향으로 미국에 한파를 유발해 난방에 필요한 천연가스 수요 증가 전망까지 나오면서 상승세에 불을 지폈다는 평가입니다. 

반면 예상보다 부진한 국제유가 여파로 올해 처음으로 상장폐지되는 ETN도 등장했습니다. 

지난 22일 상장폐지된 대신 S&P WTI원유 선물 ETN이 주인공으로 지표가치(IIV)가 빠르게 하락하면서 발행사인 대신증권 측 신청에 따른 것으로 보입니다. 

서부텍사스원유(WTI) 선물가격이 최근 한 달 사이 배럴당 81.90달러에서 77.57달러로 5.3% 내린 가운데 원유 선물 상품으로는 올해 첫 조기청산 사례입니다. 

시중의 나머지 원유 ETN도 사정 또한 크게 다르지 않은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는 가운데 지난 22일 기준 29개 원유 ETN 중 IIV가 1천 원 아래인 상품은 3개로 파악됐습니다.

당초 이스라엘-하마스 분쟁에 다른 지정학적 우려로 원유가격이 치솟을 것으로 예상됐지만 휴전 협상과 고금리 장기화 등의 영향으로 국제유가 하락세가 이어지는 데 따른 결과입니다. 

최근 1개월 성과를 따져봤을 때 1배 혹은 2배 원유 ETN 15개는 전부 마이너스를 가리키고 있는 반면 원유 인버스 14개 상품만 3~7%대의 수익률을 기록 중입니다. 

그러나 국제유가가 상황에 따라 언제든 반등할 수 있어 가격 변동성에 고스란히 노출된 개인 투자자들 입장에서는 대응이 쉽지 않은 상황입니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원자재 가격 변동 부분은 발행사인 증권사 입장에서도 기초자산 등락에 대응할 수 없는 부분인 만큼 개인 투자자들은 원자재 ETN 상품 투자 시 반드시 유념할 필요가 있다"라고 조언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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