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권’ 노리는 안철수, 채상병 특검법 ‘당론 이탈’ 딜레마

변문우 기자 2024. 5. 24. 13: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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安 “특검법 찬성은 이탈표 아닌 소신표”…與 지도부는 ‘노심초사’
당내 ‘탈당하라’ 질타도…전당대회 앞두고 ‘安 입지’ 영향 미칠까

(시사저널=변문우 기자)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 ⓒ연합뉴스

국민의힘 차기 당권주자로 꼽히는 안철수 의원이 오는 28일 '채상병 특검법' 재의결에서 당론과 반하는 '찬성표' 행사를 공개적으로 밝히면서 당내 역풍을 맞고 있다. 당 안팎에서는 찬성표를 던질 경우 '탈당하라'는 주장까지 나오고 있다. 안 의원 입장에서도 차기 전당대회를 앞두고 당 지지세를 모아야 하는 상황에서 '특검법 관련 결단'이 딜레마가 될 것으로 보인다.

정치권에 따르면, 24일까지 국민의힘의 채상병 특검법 찬성파는 안철수·유의동·김웅 의원 등 3명으로 파악된다. 안 의원은 지난 10일 SBS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 출연해 '재표결 시 당론에 어긋나는 투표를 할 수 있는가'라는 질문에 "그렇다. 헌법기관으로 각자의 소신대로 행동할 수밖에 없다고 생각한다"며 "당론보다 더 중요한 보수의 가치"라고 주장했다.

이어 "채상병 특검법은 우리가 당당한 보수라는 것을 보여줄 수 있는 주제다. (특검을 통해 의혹을) 정면 돌파 하겠다는 것도 좋지 않을까 아쉬움이 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나라를 위해 목숨을 바친 사람에게 국가가 최고의 예우를 하는 게 선진국"이라고 역설했다. 그는 21일 YTN 라디오 《뉴스파이팅 배승희입니다》에서도 본인의 찬성표는 "이탈표가 아닌 소신투표"라고 재차 강조했다.

반면 국민의힘 지도부는 일치감치 '특검법 반대'를 당론으로 내세우며 '추가 이탈표'를 막기 위한 단속 총력전에 나서고 있다. 최근 추경호 원내대표는 소신투표를 예고한 당 소속 의원들에 대해 개별적으로 접촉하며 당론을 설득하고 있다는 전언이다. 여기에 28일 본회의 당일에도 최종 점검을 위해 비상의원총회를 계획하는 등 만반의 준비를 하고 있다.

당 안팎에선 안 의원을 비롯한 찬성파를 향해 질타도 쏟아지고 있다. 국민의힘 소속인 김태흠 충남도지사는 23일 페이스북을 통해 "안철수 의원 등 해괴한 논리로 특검 찬성을 하는 일부 국민의힘 의원님들, 채상병 특검 반대를 당론으로 정했는데 특검을 찬성한다면 당을 떠나시라"며 "그게 책임 있는 모습"이라고 주장했다.

박정훈 국민의힘 당선인도 23일 YTN 라디오 《뉴스파이팅 배승희입니다》에 출연해 "우리 당에서 이걸 찬성하겠다. (이는) 이 당에 계속 그분들이 있어야 되느냐는 부분에 대해서 그분들도 한번 생각해 봐야 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야당으로 가야 한다는 것보다는 탈당하라. 내가 이 당의 정체성과 맞는지에 대해 고민해봐야 한다는 의미"이라고 덧붙였다.

김기현 국민의힘 신임 당 대표가 지난 8일 오후 경기도 일산 킨텍스에서 열린 국민의힘 제3차 전당대회에서 당대표로 선출된 후 안철수 후보와 악수하고 있다. ⓒ연합뉴스

"당 위기서 '단일대오' 대신 '다른 목소리'…당권 맡기겠나"

이 같은 상황에서 안 의원이 계속 '당론 거부' 입장을 고수할 경우 차기 전당대회에서의 입지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전당대회에서 소위 '윤심(윤석열 대통령 의중) 개입' 논란으로 당권 고배를 마셨던 안 의원은 이번 전당대회를 앞두고 당내 '세력화'가 어느 때보다 절실한 상황이다.

이미 당내 입지에서도 안 의원은 경쟁자인 한동훈 전 비상대책위원장은 물론 다른 비윤(非윤석열)계 주자들에 뒤처지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그는 최근 여론조사공정이 20~21일 진행한 차기 당권 적합도 여론조사에서 한동훈 전 위원장(29.1%), 유승민 전 의원(27.8%), 원희룡 전 국토부장관(8.5%), 나경원 당선인(6.7%)에 이어 6.0%를 얻는데 그쳤다.

당내에서도 안 의원의 소신 행동에 지지를 보내는 당원들도 있겠지만 "대다수는 곱지 않은 시선으로 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국민의힘 핵심 관계자도 시사저널에 "안 의원은 당초 국민의당에서 온 만큼 당내 지지 세력이 크지 않다"며 "특히 당이 총선 참패 후 위기를 수습하고 단일대오로 야권에 맞서 싸워야 하는 상황에서 벌써부터 다른 목소리를 내면 당원들이 쉽게 대표직을 맡길 생각을 하겠나"라고 지적했다.

한편 기사에 인용된 여론조사는 전국 남녀 유권자를 대상으로 구조화된 설문지를 이용한 무선 100% RDD 방식 ARS로 진행됐다. 전체 응답률은 2.4%로 최종 1000명이 응답했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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