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혼렙 어라이즈 "재미는 보장, 발전 과제도 많다"

홍수민 기자 2024. 5. 24. 13:04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잘 만든 액션과 눈이 즐거운 연출…이해 안 되는 과금과 부족한 스토리
- 넷마블 '나 혼자만 레벨업: 어라이즈'

우선 먼저 단서를 붙이고 갈 일이 있다. 기자는 '나 혼자만 레벨업' IP를 굉장히 좋아한다. 원작 소설부터 시작해 웹툰, 애니메이션까지 전부 섭렵했다.

혹자는 뻔한 먼치킨 주인공 원톱물이라지만 맛있으니까 클리셰가 된 거다. 시원시원하고 스피디한 전개, 성장물적 재미, 정석적인 헌터물로서 손색이 없는 작품이다. 특히 웹툰은 원작 웹소설의 재미를 한층 더 끌어올린 완벽한 미디어믹스라고 생각한다.

그런 점에서 넷마블 '나 혼자만 레벨업: 어라이즈(이하 나혼렙)'에도 굉장히 기대가 컸다. 정식 출시 전부터 여러 정보들을 찾아보며 설레는 마음으로 기다렸고, 출시가 되자마자 바로 다운로드 후 플레이했다. 

나혼렙이 재밌는 게임인 건 맞다. 재미가 없었다면 2주 동안 이렇게 열심히 플레이하지 않았을 것이다. 신작 게임들이 쏟아지는데도 나혼렙을 붙잡게 되는 건, IP 파워도 있겠지만 게임 자체가 잘 만들어진 덕분이다. 특히 액션 부분의 재미가 훌륭했다.

다만 아쉬운 점이 여러군데 보였다. 일부 캐릭터 모델링, 타겟팅 및 카메라 전환, 소탕 시스템, 무지성 회오리 배치 등등… 서비스 2주가 갓 지난 게임이니 앞으로 더 나아지리라 믿는다.

 

장르: 액션 RPG



개발사: 넷마블 네오



플랫폼: PC, 모바일



출시일: 2024년 5월 8일



■ 그래픽, 연출은 준수하나 인게임 모델링 개선해야

- 이런 식으로 3D와 2D가 교차하는 연출이 좋았다

나혼렙 그래픽은 요새 나오는 게임에 비해 수수하지만 나쁘지 않다. 그도 그럴 것이 웹툰이야 말할 것도 없이 미려한 작화를 자랑하고, 애니메이션도 안정적이고 준수한 퀄리티를 유지하니 자연스레 게임에 대한 기대치가 한껏 높아질 수 밖에 없다.

기자야 워낙 원작 IP를 좋아하다 보니 웹툰이 살아 움직이는 듯한 연출도 좋았고, 라이브 2D 일러스트를 활용한 시네마틱 컷신도 나쁘지 않았다. 특히 2D 연출과 3D 인게임 모델링 연출이 교차하는 부분이 마음에 들었다.

재미있는 원작이라면 사골국처럼 아는 맛을 여러 번 재탕하기 마련이고, 나혼렙은 특히 게임과 잘 어울리는 내러티브를 갖고 있어서 변주 없는 원작 스토리 반복도 지루하게 느껴지지 않았다. 선택지 창을 직접 눌러본다든가, 축복의 돌에 일일 퀘스트 완료가 있다든가 하는 요소는 꽤 재밌다고 느꼈다.

- 원작 공인 미녀 차해인이 엄... 엄청난 미인! 이 되다니

다만 특정 캐릭터의 인 게임 모델링 수준은 떨어졌다. 기술력의 한계를 떠나, 던전 입장 컷신에서 사팔뜨기가 되는 주인공 성진우라든지 턱으로 지구 끝까지 뚫어버릴 듯한 메인 히로인 차해인 모델링은 개선이 필요하다. 

특히 차해인의 경우 좋아하는 캐릭터라 스킨까지 사서 입혀줬는데도 턱의 존재감이 매우 강해서 예쁘다는 생각이 들지 않는다. 엠마나 서지우, 출시 예정인 알리시아 등을 보면 기술력의 문제는 아닌 것 같은데 왜 차해인만 이 모양인지 알 수가 없다.

풀 보이스를 강조했던 더빙은 여러 버전으로 들어봤는데 모든 언어 버전에서 대사가 잘린다. 대사 창이 세 문장이라면 핵심 한 문장만 더빙하는 방식이다. 한국만 그랬다면 내수차별이냐며 대노했겠지만, 모든 국가가 공평하게 잘리니 할 말이 없다.

여러 게임을 플레이했지만 풀 보이스 더빙이라면서 한 문장만 요약해서 말해주는 게임은 처음 본다. '흐음', '으음', '그래' 등 추임새만 넣어주는 게임은 애초에 풀 보이스라는 표현을 안 한다. 풀 보이스 게임을 자칭한다면 기본적으로 모든 문장을 더빙한다. 이럴 거면 출시 전 왜 풀 보이스라고 강조했던 건지 이해가 안 됐다.

 

■ 액션 재미는 확실히 챙겼지만 시스템 보완은 필요

- 보스마다, 기술마다 회피 판정 달라서 재밌었다

이 게임 때깔만 보고 백스텝할 유저도 전투는 재밌게 즐길 수 있을 것이다. 회피와 스킬 공격이라는 단순한 구조인데, 저스트 회피 개념인 '극한 회피'와 이어지는 QTE 스킬의 손맛이 꽤 좋다. 성진우의 QTE 스킬 그림자 밟기 발동 시 "느리군!"이란 대사와 함께 본인 가속으로 주변 모두가 느려지는 듯한 연출은 웹툰이 연상될 정도로 일품이다.

극한 회피 판정이 다른 액션 게임 류에 비해 널널한 편이라 액션 장르에서 고전하는 기자 역시 어렵지 않았다. 패링도 있으면 더 화려하고 스타일리시했겠지만, '피하고 때린다'라는 단순 명료한 메커니즘이 오히려 게임 플레이에 집중하게 만든 측면도 있다.

극한 회피 타이밍이 보스마다, 기술마다 다르다는 게 까다롭지만 도전 의식을 자극했다. 특히 이그리트는 모션이 엇박이라 꽤 까다롭고, 익숙해진 지금도 컨트롤하는 재미가 있다. 모션을 보고 본인이 직접 언제 회피해야 할 지 파악해야 한다든가, 회피 판정 자체는 꽤 여유로워 '잘 하면 깰 수 있을 것 같다'는 희망을 주는 게 절묘했다.

다만 모바일 플랫폼으로 플레이할 시 앞서 언급한 재미가 꽤 줄어든다. 회피 판정도 애매하고, 카메라 전환이나 타깃팅 시스템이 별로라서 원하는 방식의 플레이가 거의 불가능하다. 타겟 지정해두고 시점까지 고정했는데도 보스 반대 방향 잡 몬스터를 향해 스킬이 나갈 때는 당황스러웠다.

개인적으로는 패드 플레이, 키보드-마우스 플레이, 모바일 플레이 순으로 플레이 경험이 좋았다. 특히 패드로 플레이할 시 모바일과는 전혀 다른 게임이었다. 게임 패드를 갖고 있다면 꼭 플레이해보길 권한다. 

- 죽음의 연무 화속 풍속은 구경도 못 한 사람

본체인 성진우 모드로 플레이 시 스킬과 룬을 직접 조합해서 플레이한다. 무기 속성은 해당 무기 스킬과 평타에만 적용되고, 스킬 자체 속성은 스킬 룬에 따라 바뀐다. 어떤 룬을 착용하느냐에 따라 속성과 공격 모션, 효과가 달라진다.

나혼렙은 1.5배와 0.5배로 속성 메리트 및 디메리트가 굉장히 크다. 스킬 룬을 먹어야 해당 속성 스킬을 사용할 수 있는 시스템이라 결국 스킬 룬이 어떻게 떴느냐가 스킬 세팅 및 게임 플레이를 좌우한다.

스킬 룬 시스템이 게임 플레이를 다채롭게 하는 건 맞다. 그런데 룬을 획득해야 그 다채로운 플레이의 재미를 제대로 느낄 수 있다. 운이 없어 잘 사용하지 않는 룬만 중복으로 나오면 박탈감만 느끼게 된다. 기자 역시 버티컬 아츠 화속성 룬이 나오길 매일 정화수 떠 놓고 기도 중이었는데 이틀 전에야 겨우 먹었다.

축복의 돌도 비슷하다. 50레벨부터 개방되는 축복의 돌은 장착 시 적용되는 패시브 스킬로 레벨이 상승할수록 소켓이 늘어난다. 그런데 활용도가 높아 자주 사용하는 축복의 돌은 정해져 있다. 제대로 된 축복의 돌을 못 먹으면 재화만 허공에 날리는 셈이다. 

기자는 재각성 외에 제대로 된 축복의 돌을 먹은 적이 없다. 공격력 증가 축복의 돌이 없어 마나 소모가 증가하는 마력 폭주를 강제 채용하다 보니 마나 부족으로 시전할 수 없다는 [-] 표시만 주구장창 보고 있다.

 

■ 재밌고 잘 만든 게임이니 앞으로 더 나아지길

- 월 1만 5천원 구독 시 다른 게임 기본으로 제공하는 소탕을 무려 5번 무료 이용 가능

게임은 일부 캐릭터 모델링을 제외하면 재미있게 잘 만들었다. 기자는 원래 액션 게임을 그다지 선호하지 않는 편인데도 즐겁게 플레이했다. 재미가 없었다면 보너스 탭까지 매일 매일 결제할 정도로 열심히 플레이하지 않았을 것이다.

여기저기서 걸리는 단점들이 게임의 좋은 인상을 흐리게 만든다. 이를테면 소탕 기능 문제다. 일일 보너스 구매 기준 하루에 게이트를 무려 17번이나 돌아야 한다. 그런데 소탕 기능은 구독 상품 구매 없이는 B 등급 이하로만 제공하고, 구독 상품을 구매해도 일일 5회로 제한한다.

다른 게임에서는 당연하게 제공되는 편의 기능인 소탕을 과금 상품으로만 제공하는 것도 이상한데 과금해도 횟수 제한이 걸려 있으니 이해하기 어렵다. 가뜩이나 게이트 리롤에 5분씩이나 걸리는데, 이런 단순 숙제로 게임 피로도를 높이고 유저를 힘들게 만들 이유가 있을까?

파멸의 권좌 기록을 위해 리트라이한다든지 전투력 차이 나는 던전을 몸 비틀며 깬다든지 하는 행위에 시간을 소모하는 건 전혀 아깝지 않다. 기자 역시 빨간 불이 뜨는 낮은 전투력으로 10단계 켈베로스를 깨 보겠다고 온몸을 비틀곤 했는데 오히려 즐거웠다. 그런데 이런 노골적 결제 유도는 피로감 뿐만 아니라 잘 만든 게임의 가치를 추락시킨다. 

- 솔직히 엔딩 일러스트 하나쯤은 보여줄 줄 알았다

외전이나 서브 스토리도 그렇다. 원작 작가와 협업한다는 소식에 캐릭터 별 서브 스토리를 굉장히 기대했다. 그런데 헌터 기록실 콘텐츠는 단순히 인게임 전투에 약간의 대화 장면만 넣은 것이 전부일 뿐, 일러스트를 삽입한다든지 스토리 전개에 공을 들인 흔적은 보이지 않았다.

개인적으로 정말 아쉬운 대목이다. 원작 스토리 이외 스토리 콘텐츠 기대감을 내려 놓았다. 원작이 이미 완결된 IP라 걱정이 있었는데, 게임 내에서 이 이상의 확장이나 발전은 전혀 없을 것이라는 실형 선고를 받은 느낌이었다.

이렇게 잘 만들고 재미있는 게임인데, 조금만 신경 쓰면 훨씬 좋은 게임이 될 수 있을 텐데 여러모로 안타깝다. 아직 서비스 초반이니 여러 피드백을 받아들여 더욱 발전한 모습을 보여주길 바란다.

장점

1. 웹툰, 라이브 2D 일러스트, 3D 활용한 그래픽과 연출



2. 허들 낮추면서도 재미를 살린 액션



3. 매력적인 원작 IP



단점

1. 랜덤성 강한 스킬 룬, 축복의 돌 시스템



2. 편의성이 전제인 과금 유도



3. 원작 외 스토리 콘텐츠 부실



 

suminh@gametoc.co.kr

Copyright © 게임톡.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