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사판 같은 아파트… 신혼 첫 집의 꿈 산산조각”

이소현 기자 2024. 5. 24. 11: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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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안감에 떨면서 신혼생활을 하게 될 줄은 상상도 못했습니다. 입주를 앞둔 지금도 이렇게 걱정이 되는데, 또 어떤 하자가 언제, 어떻게 나타날지 몰라 살면서도 전전긍긍할 게 뻔합니다."

신혼부부의 단꿈이 산산조각 난 건 아파트 입주민 커뮤니티에 하자 보수가 채 마무리되지 않은 사진들이 속속 올라오면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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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자 아파트 입주민 한숨
“열심히 돈 모아 마련했는데
시공부실로 세탁기도 못놓아”
지난 17일 진행된 서울 구로구 신축 아파트 사전점검에서 아파트 곳곳이 미시공 상태로 공사 자재가 널브러져 있는 모습.독자 제공

“불안감에 떨면서 신혼생활을 하게 될 줄은 상상도 못했습니다. 입주를 앞둔 지금도 이렇게 걱정이 되는데, 또 어떤 하자가 언제, 어떻게 나타날지 몰라 살면서도 전전긍긍할 게 뻔합니다.”

신혼부부의 단꿈이 산산조각 난 건 아파트 입주민 커뮤니티에 하자 보수가 채 마무리되지 않은 사진들이 속속 올라오면서다. 지난 20일 집들이를 한 경기 안산시의 한 신축 아파트로, 입주민들의 시공품질에 대한 불안감이 커지며 이사예약 변경을 고민하는 사례도 나타나고 있다. 23일 찾은 단지는 입주가 시작된 지 나흘이 지났지만, 분위기는 조용하다 못해 썰렁한 쪽에 가까웠다.

서울 구로구의 신축 아파트에 신혼집을 마련한 A 씨도 지난 18일 사전점검차 아파트를 찾았다가 충격에 빠졌다. 화장실 소변 흔적과 바닥의 담배꽁초도 충격이었지만, 장판이 제대로 설치되지 않는 등 사실상 미시공 수준이었기 때문이다. 이 단지 전용면적 33㎡의 분양가는 4억 원 후반에 달한다. A 씨는 24일 문화일보와의 통화에서 “시공을 어떻게 한 건지 신혼집에 세탁기도 못 놓는다는 게 말이 되냐”며 “열심히 모은 돈으로 마련한 첫 집인데, 한동안 공사판에서 살아야 할 것 같다”고 토로했다.

입주 예정자들에 따르면 사전점검 당일 주차장은 시멘트만 발라둔 상태였고, 공용시설은 삽도 뜨지 못하고 있었다. 이들은 “현장이 공사판과 다름이 없는데 사전 점검을 하라니 말문이 막혔다, 안전모를 쓰고 점검해야 하나 싶었다”고 토로했다.

집 내부에선 인터폰이 연결돼있긴커녕 설치조차 되지 않아, 인터폰 사진을 인화한 인쇄지가 찢어진 벽지를 위태롭게 가리고 있었다. 사전점검은 입주 지정일 45일 이전에 의무적으로 진행한다. 수분양자가 신축 주택의 하자 여부를 미리 살펴 시공사에 보수를 요청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절차인데, 미시공과 하자 등 부실시공이 속출해 입주 예정자들은 어디서부터 어떻게 요청해야 할지 난감한 상황이다.

미시공도 문제지만 이미 공사가 마무리된 부분에서도 심각한 하자가 발견됐다. 수전 오류로 세탁기 설치가 불가능해 시공사 측에 문의하니 주방에 8㎏짜리 빌트인 세탁기를 설치하라는 답이 돌아왔다. A 씨와 같이 이미 옵션으로 오븐을 선택한 경우 공간이 확보되지 않아 이마저도 불가능하다. 시공사 측은 사전점검일 기준 3주 내에 조치를 완료하겠다고 구두로 약속했지만, 그 사이 입주일이 또 한 차례 미뤄지면서 수분양자들의 불신이 극에 달한 상태다.

이소현 기자 winning@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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