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대선 '인플레'가 가른다…바이든, 비축유 방출

이한나 기자 2024. 5. 24. 1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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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미국의 인플레이션이 '끈적한' 흐름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연준은 시장의 금리인하 기대감에 힘을 실어주다, 빼다를 반복하고 있는데요. 

누구보다 인플레이션 둔화세가 확실해지길 기다리는 사람은 조 바이든 대통령일 겁니다. 

'물가'가 대선 레이스 최대 변수이기 때문인데, 발등에 불이 떨어진 바이든 대통령은 미국인들이 가장 민감하게 여기는 휘발유값 잡기에 나섰습니다. 

떨어지지 않는 물가와 미 연준의 고민, 더 나아가 미국 대선 구도까지 이한나 기자와 자세히 짚어보겠습니다. 

먼저 이번주에 FOMC 의사록이 공개됐잖아요. 

연준 위원들의 인플레이션 상황에 대한 진단이 "아직 멀었다"였죠? 

[기자] 

맞습니다. 

5월 FOMC 의사록 주요 내용만 정리해 보면요. 

연준 위원들은 "1분기 물가 지표가 실망스럽다"면서 "인플레이션이 내려가지 않으면 금리를 더 오래 유지해야 한다"고 봤습니다. 

또 "고금리 효과가 이전보다 약해졌다"고도 평가했습니다. 

물론, 지난달 소비자물가 상승세가 둔화된 것을 확인하기 전, 회의 내용이긴 합니다만, 4월 CPI 발표 이후에도 연준 인사들의 이 같은 매파적인 시각은 크게 달라지지 않았습니다. 

크리스토퍼 월러 연준 이사는 "향후 3~5개월 동안 물가 데이터를 계속 지켜봐야 한다"면서 "올해 말쯤 금리인하를 고려할 수 있을 것"이라고 언급했고요. 

마이클 바 연준 부의장은 "1분기 인플레이션 수치는 실망스러웠다"며 현 수준의 금리를 더 오래 유지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토마스 바킨 리치먼드 연은 총재도 4월 CPI에 대해 "끔찍한 수준은 아니지만, 여전히 연준이 원하는 수준은 아니다"라고 평가했습니다. 

[앵커] 

의사록이 공개된 뒤 시장의 금리인하 기대감이 후퇴하는 모습이죠? 

[기자] 

앞서 파월 연준의장이 올해 금리인상 가능성은 없다고 선을 그으면서 살아났던 기대감이 의사록 공개 직후 다시 약해졌습니다. 

당초 시장은 9월과 12월, 금리가 인하될 가능성에 무게를 뒀었는데, 올해 금리를 내리기 어려울 수도 있다는 전망이 고개를 들었고요. 

골드만삭스의 데이비드 솔로몬 CEO는 "금리를 인하할 것으로 볼 만한 설득력 있는 데이터를 아직 보지 못했다"며 "올해 연준의 금리인하가 없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앵커] 

바이든 대통령이 급해질 수밖에 없겠군요. 

전략 비축유 방출 결정까지 내렸죠? 

[기자] 

미국 에너지부가 100만 배럴의 휘발유를 방출한다고 발표했는데요. 

미국인들의 여름휴가 시즌이 시작되는 다음 주 메모리얼데이(5월27일)와 독립기념일(7월4일)을 앞두고 나왔습니다. 

주유소 휘발유 가격은 유권자 표심에 크게 영향을 미치는 변수인데요. 

앞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과 인플레이션 등의 영향으로 지난 2022년에 갤런당 5달러를 돌파하면서 역대 최고치를 기록한 뒤, 인플레이션이 다소 안정되고 대규모 전략비축유 방출 등의 영향으로 3달러 초반까지 하락했다가 최근 다시 오르고 있습니다. 

현재는 갤런당 3달러 중반에서 움직이고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지난달 무디스는 주유소 휘발유 가격이 갤런당 4달러를 넘을 경우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대선에서 승리할 것이란 전망을 내놓기도 했습니다. 

[앵커] 

사실 수치보다 실제 체감하는 물가가 중요하잖아요. 

미국인들은 어떻게 느끼고 있습니까? 

[기자] 

최근 뉴욕 연은이 '4월 소비자 기대치 조사' 결과를 공개했는데요. 

향후 1년간 예상되는 인플레이션 전망치는 전월 대비 0.3%포인트 오른 3.3%로, 5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습니다. 

미 연준이 발표한 지난해 금융 복지 설문조사 결과도 주목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미국 성인의 65%가 전년도와 달라진 물가 변동으로 재정 여건이 나빠졌다고 답했고요. 

전체의 72%는 "재정적으로 적어도 괜찮게 지내고 있다"고 답했는데, 이게 어느 정도 수준이냐면, 코로나19가 한창일 때 정부 지원금을 초과 저축했던 2021년 78%보다도 낮은 수준입니다. 

[앵커] 

경제 정책만 놓고 봤을 때, 현재 트럼프 전 대통령의 지지율이 더 높죠? 

[기자]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최근 바이든 대통령 지지율은 36%로 지난 2022년 7월 기록한 최저치와 같은 수준입니다. 

여기에 전체 응답자의 40%는 트럼프 전 대통령 시절 경제 정책이 더 낫다고 답했는데요. 

바이든 대통령의 경제 정책에 대한 지지율인 30%을 크게 웃돈 수치입니다. 

[앵커] 

바이든 대통령이 물가 악재를 털어내지 못하고 있는 이 상황, 비교할 만한 데이터가 있습니까? 

[기자] 

월스트리트저널이 미국 대통령 8명의 첫 임기 기간 동안 물가상승률을 분석했는데요. 

바이든 대통령은 연평균 5.5%로, 지미 카터 다음으로 2위에 올랐습니다. 

버락 오바마 행정부와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때는 저물가에 익숙해져 있었는데, 현 정부 들어서 물가가 크게 튀어 오른 겁니다. 

아시다시피 인플레이션은 카터 전 대통령의 재선 실패로 이어졌습니다. 

[앵커] 

결국 이번 대선은 물가, 더 나아가 경제로 판가름 나겠군요? 

[기자] 

맞습니다. 

유권자들의 표심은 경제, 또 경제에 쏠려있습니다.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6개 경합주 유권자들 중 가장 많은 21%가 이번 미 대선에서 가장 중요한 이슈로 '경제'를 꼽았습니다. 

[앵커] 

두 후보는 또 대중국 견제 등, 자국 산업 보호를 위한 정책에 열을 올리고 있잖아요? 

[기자] 

바이든 대통령은 이 점을 염두에 두고, 대중국 관세를 대폭 올리면서 트럼트 전 대통령의 전략 힘 빼기에 나서는 모습입니다. 

중국 견제와 자국 제조업 육성이란 취지지만, 장기적으로는 인플레이션 상승 부작용이 있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중국 때리기는 사실, 트럼프 전 대통령의 특기인데요. 

중국뿐 아니라 아예 미국으로 들어오는 모든 수입품에 10%의 보편관세를 새로 부과하겠다고 공약하면서 한발 더 나간 상황입니다. 

트럼프 전 대통령 시절에도 인플레로 인해 대중 관세를 철폐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곳곳에서 나오기도 했습니다. 

결국 미국 유권자들이 판단할 문제인데요. 

다음 달 27일 예정된 첫 TV토론에서 불꽃 튀는 설전이 예상됩니다. 

[앵커] 

이한나 기자, 잘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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