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무서 ERA 1.02' 롯데서 온 155㎞ 파이어볼러, 심상치 않다... 키움 최초 보상선수 대박 터지나

김동윤 기자 2024. 5. 24. 09: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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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뉴스 | 김동윤 기자]
상무 이강준.
현재 국군체육부대(상무)에서 활약 중인 우완 사이드암 파이어볼러 이강준(23)의 활약이 심상치 않다. 기존의 강점이었던 구속은 더욱 끌어올리고 단점이었던 제구가 잡히면서 퓨처스리그 무대를 평정하고 있다.

이강준은 23일 경남 창원시에 위치한 마산 야구장에서 펼쳐진 2024 메디힐 KBO 퓨처스리그 NC 다이노스 C팀과 방문 경기에서 7회 말 1사 1루에서 구원 등판해 2⅔이닝 2피안타 1볼넷 4탈삼진 무실점을 기록하고 시즌 첫 승을 따냈다.

앞서 윤산흠이 1실점 해 양 팀이 6-6 동점이 된 7회 말에서 이강준이 마운드에 올랐다. 이강준은 첫 타자 김범준을 상대로 볼 3개를 연거푸 던지며 흔들리는 듯했다. 하지만 바깥쪽 낮게 시속 152㎞(KBO 유튜브 중계 기준) 직구를 꽂아 넣더니 몸쪽에 또다시 152㎞ 직구를 넣어 풀카운트가 됐다. 다시 한번 시속 154㎞의 공을 4구째와 비슷한 위치에 찔러 넣어 루킹 삼진을 만들었다. 동시에 포수 허인서가 2루로 도루하는 송승환을 잡아내면서 순식간에 7회 말이 끝났다.

8회 말에는 이날 이강준의 최고 구속이 나왔다. 선두타자 한재환을 2구 만에 2루수 뜬 공으로 처리하더니 앞선 타석에서 투런포를 친 서준교를 상대로 헛스윙 삼진을 끌어냈다. 이때 2S0B에서 바깥쪽으로 빠진 3구째는 시속 155㎞가 나왔다. 우타자 박인후에게는 몸쪽 높은 곳으로 슬라이더 2개를 넣어 2S0B의 유리한 볼 카운트를 가져가더니 시속 131㎞ 체인지업으로 루킹 삼진을 잡아냈다. 변화구 활용에 능숙해진 이강준의 모습을 볼 수 있는 장면이었다.

여전히 6-6으로 팽팽한 가운데 9회 말에는 해결해야 할 과제도 보여줬다. 선두타자 안중열이 우전 안타로 출루했다. 안인산이 땅볼 타구로 1루를 대신했고, 곧 대주자 조현진으로 교체됐다. 이강준은 앞선 7회 말처럼 주자가 있을 때 제구가 흔들리는 모습을 보였다. 도루를 의식한 듯 바깥쪽 승부를 펼치면서 천재환에게 볼넷을 내줬다. 박시원과 승부에서는 11구 끝에 내야안타를 내줘 1사 만루 위기에 놓였다.

상무 이강준.

하지만 모든 베이스에 주자가 꽉 차자, 이강준의 진가가 나왔다. 송승환을 상대로 시속 153㎞의 직구를 연거푸 뿌리면서 헛스윙 삼진을 잡아냈다. 마지막 타자 김범준에게도 154㎞의 빠른 공으로 스트라이크를 잡더니 2루수 땅볼로 이닝을 마쳤다. 위기관리에서 과거와 달라진 모습을 엿볼 수 있었다.

이후 상무는 10회 초 무사만루서 추재현의 밀어내기 볼넷을 시작으로 4점을 뽑으면서 NC C팀에 10-6 승리를 거뒀다. 그러면서 이강준의 평균자책점은 1.20에서 1.02로 더 내려갔다. 시즌 성적은 15경기 2승 무패 7홀드 1세이브, 17⅔이닝 3볼넷 13탈삼진이다.

이강준은 서당초-설악중-설악고 졸업 후 2020년 KBO 신인드래프트 2차 3라운드 전체 22번으로 KT 위즈에 지명됐다. KT에서는 4경기(5⅔이닝) 평균자책점 6.35의 기록만을 남긴 채 포수 김준태(30), 내야수 오윤석(32)의 반대급부로 롯데 자이언츠로 트레이드됐다.

롯데에서도 두각을 드러내지 못했다. 두 시즌 동안 24경기 15⅓이닝 동안 31사사구(30볼넷 1몸에 맞는 볼) 10탈삼진으로 심각한 제구 불안에 시달리면서 평균자책점 9.98을 기록했다. 2022시즌 종료 후 상무에 최종 합격해 군 복무를 먼저 해결하는 듯했다. 하지만 지난해 1월 롯데와 3+1년 최대 40억 원에 FA 계약한 한현희(31)의 보상 선수로 지명되면서 또 한 번 유니폼을 갈아입게 됐다. 키움 최초의 보상 선수이기도 하다.

키움 이강준이 지난해 2월 고양 야구장에서 만나 인터뷰에 응하고 있다. /사진=김동윤 기자

지명 당시부터 우완 사이드암으로서 흔치 않은 최고 154㎞의 빠른 공이 매력적인 선수로 평가받았다. 아마추어 시절부터 키움 관계자들이 눈여겨본 선수였다. 키움 고형욱 단장은 영입 당시 스타뉴스에 "이강준을 보러 강원도 원주까지 직접 간 적이 있다"면서 "볼 끝 힘이 굉장히 좋은 선수다. 또 무브먼트가 뛰어나 타자들이 타이밍을 맞추기 쉽지 않다. 롯데 보호선수에서 이강준이 빠진 것을 확인하고, 명단을 받고 한 시간도 안 돼서 롯데에 다시 건네줬다"고 말했다.

키움 퓨처스팀을 이끄는 설종진 감독의 경우 아예 이강준의 팬을 자처했다. 설 감독 역시 지난해 고양 야구장에서 만나 "(이)강준이에게 '내가 너 신인 때 팬이었다'고 말했다"며 "한국에서 빠른 공을 던지는 사이드암은 많지 않다. 개인적으로 임창용(47·은퇴)까지도 생각한다. 임창용도 해태서 삼성으로 트레이드되면서 더 잘한 케이스다. 강준이도 선발로 충분히 성공할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고 말한 바 있다.

입대 전 이강준은 주 구종 투심 패스트볼과 어울릴 슬라이더, 체인지업 연마와 함께 멘털 관리를 목표로 했다. 롯데에서의 부진이 메커니즘이 아닌 멘털 관리 실패에서 비롯됐다고 여겼기 때문. 올해 11월 7일 제대를 앞둔 가운데 상무에서의 마지막 시즌에 목표를 향해 착실히 나아가는 모습을 보이면서 키움이 또 한 번 대박을 터트릴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김동윤 기자 dongy291@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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