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연속AS-도움왕'수원 안데르손"이승우와 눈빛호흡X김은중 감독님 전술노트 적중...마수걸이골도 곧"[진심인터뷰]
[스포츠조선 전영지 기자]"안데르손, 커피 사."
지난 19일 수원FC가 '선두' 포항스틸러스와의 홈경기서 1대0으로 승리한 후 인터뷰중인 안데르손을 향해 '퇴근길' 윤빛가람이 농담을 건넸다. 안데르손이 빵 웃음을 터뜨렸다. 이날 안데르손은 문전 컷백 패스로 정승원의 결승골을 도우며 수원의 연승을 이끌었고, K리그1 입성 후 5번째 어시스트를 기록했다. 3월30일 김천전(1대4패), 4월14일 대전전(1대0승)에서 도움을 기록한 후 5월 강원전(1대2패), 전북전(3대2 승)에 이은 3연속 공격포인트. 송민규(전북), 이동경(울산)과 나란히 도움 공동 1위에 올라섰다. 원래 골 넣은 선수가 '도움' 준 선수에게 커피를 사는 게 '국룰'. 이에 대해 안데르손은 "나도 그렇게 생각하는데 수원 룰은 다르다. 골 넣은 선수도, 어시스트한 선수도 모두 다 사야 한다"며 웃었다.
이승우의 포르티모넨세(포르투갈) 임대 시절 동료로 지난 겨울 김은중 감독 취임 직후 수원 유니폼을 입은 98년생 브라질 공격수 안데르손은 K리그1에 폭풍적응했다. 3월9일 전북과의 홈경기(1대1무) 첫 선발 직후 김호영 프로축구연맹 기술위원등 눈 밝은 현장 축구인들이 앞다퉈 "좋은 선수"라고 인정했다. '왼쪽 윙어' 안데르손의 '사이다'질풍 드리블, '송곳날' 킬패스는 수원FC 공격의 시작이다. 사상 첫 원정 승리를 거둔 전북전 보아텡의 퇴장을 이끈 장면에서도 안데르손의 저돌적인 움직임이 빛났다. 베테랑 지동원 역시 "안데르손이 볼을 잡으면 편안하다. 볼을 안뺏길 것이라는 믿음이 있다. 그래서 다른 선수들이 더 공격적으로 움직일 수 있다. 안데르손은 팀에서 정말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고, 정말 믿음직하다"고 극찬했다.
안데르손은 선두 포항을 잡은 비결에 대해 김은중 감독과 동료들에게 공을 돌렸다. "감독님이 완벽한 전술노트를 제공해주셨다"고 했다. "기다릴 때 기다리고 카운트어택 나갈 시점을 정확히 짚어주셔서 그런 부분이 주효했다"고 설명했다. "모든 선수들과 하나의 마음으로 잘 싸우고 잘 이겨낸 것같다. 위기도 있었지만 잘 극복했고 찬스를 잘 살리면서 연승할 수 있었다"고 돌아봤다.
'도움 1위'도 좋긴 한데 아직 골이 없다. 정확히는 골운이 따르지 않았다. 12일 전북 원정 후반 39분 수원의 기적같은 역전골 장면. 안데르손의 슈팅이 정재민의 몸을 맞고 들어갔다. 안데르손이 '마수걸이 골'을 직감하고 격정 세리머니까지 펼쳤지만 경기 종료 후 기록이 정재민의 골로 정정됐다. 김은중 감독은 "세리머니한 사람이 골 넣은 거나 마찬가지"라고 위로했지만 이후 골에 대한 갈망은 더 커졌다.
안데르손은 "공격수라면 무조건 골에 대한 배고픔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골뿐만 아니라 어시스트 등 포인트에 대한 갈증이 있어야 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나 역시 골에 대한 갈망이 항상 있다. 지금은 불운하게 골이 안나오고 있긴 하지만 어시스트를 함으로써 팀에 기여하고 있다는 걸 고무적으로 생각한다"고 했다. "꼭 골, 어시스트가 아니더라도 드리블, 연계 등 다른 부분으로라도 조금이라도 팀에 기여하기 위해 주중 내내 열심히 훈련하고, 열심히 준비하고 있다. 아직까지 골이 없고 어시스트만 있지만 계속 노력하고 있으니 자연스럽게 나올 것"이라고 담담하게 말했다.
K리그1 3개월 만에 도움왕에 오른 '폭풍적응' 비결에 대해 "한국에 오기 전 승우 등 친구들로부터 K리그가 어떤지 한국이 어떤지 많은 이야기를 들었다. K리그는 굉장히 저돌적이고 투쟁적인 부분이 필요할 것이라는 설명을 들었고 미리 알고 오다보니 적응에 좀 쉬운 부분이 있었다"고 답했다. "내가 뛰던 곳의 날씨가 굉장히 더웠는데 한국에 겨울에 오다 보니 어려운 부분이 조금 있었을 뿐 나머지는 다 괜찮았다"면서 "음식, 언어도 걱정을 많이 했는데 수원FC에 좋은 스태프, 좋은 통역이 있고 좋은 선수들이 저를 반겨주고 도와줘서 덕분에 초반부터 잘 적응할 수 있었다"며 고마움을 표했다.
브라질 공격수들의 특성상 날씨가 더워지는 6~7월 더 큰 활약을 기대해도 되겠느냐는 '압박'에 안데르손은 유연한 프로의 '탈압박'으로 응수했다. "늘 골이든 어시스트든 팬들의 기대에 부응하려는 노력을 하고 있다"면서 "날씨가 변한 거지 저나 선수들, 팀이 변하는 건 아니다. 우리가 하는 역할, 우리가 매 경기를 준비하는 태도는 변하는 게 없다 늘 최선을 다하고 늘 최고의 결과를 만들고 더 위로 올라가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날씨만 변하는 것이지 저희의 역할, 저희의 목표는 변한 게 없고, 이대로만 간다면 더 좋은 결과가 있을 거라 확신한다"며 단단한 자신감을 드러냈다. "날씨가 신체적으로 심리적으로 생리학적으로 영향을 줄 수 있고 영향을 부정할 순 없겠지만 분명히 말씀드릴 수 있는 건 날씨와 무관하게 매경기에 임하는 나와 우리 팀의 마음은 똑같다는 것"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안데르손은 한국어 공부에도 열심이다. "아내가 항상 한국어 공부를 하고 있어서 옆에서 함께 배우고 있다. 자꾸 까먹는 게 문제긴 한데 (박)철우와 친하게 지내면서 많이 배우고 있다"더니 자주 쓰는 한국어 몇 마디를 시전했다. "괜찮아요. 감사합니다. 여기요. 오른쪽! 왼쪽! 빨리빨리!" 역시 '빨리빨리'가 빠지지 않았다.
안데르손의 활약에 힘입어 2연승을 달린 수원FC는 26일 오후 7시 제주 원정에 나선다. 지난달 20일, 김학범 감독과 김은중 감독의 자카르타·팔렘방올림픽대표팀 감독-코치 대결로 관심을 모은 첫 홈 맞대결에선 수원이 2대1로 역전승했다.
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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