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여행 못 가면 개근거지래”…초등학생 아들이 울면서 한 말 [e글e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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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의 힘든 형편으로 해외여행을 가지 못한 초등학생 아들이 친구들로부터 '개근거지'라는 놀림을 받았다는 사연이 전해졌다.
최근 온라인 커뮤니티 '뽐뿌'에는 '개근거지라는 게 그냥 밈(인터넷 유행어)인 줄 알았는데 우리 아들이 겪어버렸네요'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초등학교 4학년 아들을 둔 아버지라는 A 씨는 "어제 아들이 '친구들이 개거라고 한다'고 울면서 말하더라"라며 "개거가 뭔가 했더니 '개근 거지'더라"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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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온라인 커뮤니티 ‘뽐뿌’에는 ‘개근거지라는 게 그냥 밈(인터넷 유행어)인 줄 알았는데 우리 아들이 겪어버렸네요’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초등학교 4학년 아들을 둔 아버지라는 A 씨는 “어제 아들이 ‘친구들이 개거라고 한다’고 울면서 말하더라”라며 “개거가 뭔가 했더니 ‘개근 거지’더라”라고 전했다.
‘개근거지’는 학기 중 해외여행 등 교외 체험학습을 가지 않고 학교에 빠짐없이 출석하는 아이들을 비하하는 말이다. 실제로 초등학생들 사이에도 많이 사용되는 것으로 전해졌다.
A 씨의 경우 외벌이로 월 실수령액이 300~350만 원이고 생활비와 집값을 갚고 나면 여유 자금이 없는 형편이라고 한다.
A 씨는 “학기 중 체험 학습이 가능하다는 안내는 받았는데 안 가는 가정이 그렇게 드물 줄은 생각도 못 했다”고 토로했다.
그는 우는 아들을 달래기 위해 강릉, 경주, 양양 같은 국내 지역 여행을 알아봤지만 아들은 국내 여행은 가기 싫어하는 눈치였다고 한다. 다른 친구들은 괌, 싱가포르, 하와이 등 해외여행을 가는데 자신만 국내로 가는 건 창피하다는 이유였기 때문이다.
A 씨는 결국 아내와 아들만 값싼 항공권으로 해외여행을 보내기로 결정했다. 그는 “나 때는 그냥 없는 대로 자라고, 부모께서 키워주심에 감사하며 교복도 가장 싼 브랜드 입고 뭘 사달라고 칭얼거린 적도 없다”고 말했다.
이어 “요즘은 정말 비교 문화가 극에 달한 것 같다”며 “결혼 문화나 허영 문화도 그렇고, 정말 갑갑하다”고 했다.
그러면서 “사는 게 참 쉽지 않다”고 덧붙였다.
사연을 들은 누리꾼들은 “이제는 교외 체험학습 자체를 없애버리는 게 답인 것 같다”, “요즘 애들 정말 무서운 것 같다. 이런 차별은 선생님과 부모가 엄하게 교육해야하는데 요즘 선생님은 할 수 있는 게 없어서 그러진 못하는 것 같다”, “아버지의 마음이 어떨지 이해가 간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최재호 동아닷컴 기자 cjh122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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