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독한 악연'에서 12년의 우정으로...떠나는 클롭이 기억하는 ‘손흥민’

정승우 2024. 5. 24. 09: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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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OSEN=정승우 기자] "그가 공을 잡으면 눈을 감고 싶었다."

리버풀은 지난 22일(한국시각) 구단 공식 유튜브 채널을 통해 '말하지 못한 이야기, 미라클 풋볼 & 많은 웃음들'이라는 제목의 영상을 게시했다. 해당 영상엔 위르겐 클롭 감독의 마지막 인터뷰가 실렸다.

리버풀은 20일 영국 런던의 안필드에서 열린 2023-2024시즌 프리미어리그 38라운드 최종전에서 울버햄튼 원더러스에 2-0으로 승리했다.

승점 82점(24승 10무 4패)을 만든 리버풀은 1위 맨체스터 시티(91점), 2위 아스날(89점)에 이어 3위로 시즌을 마쳤다. 리버풀엔 의미가 큰 시즌이다. 지난 2015년부터 팀을 이끌었던 위르겐 클롭 감독의 마지막 시즌이었기 때문이다. 

리버풀은 지난 1월 구단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위르겐 클롭 감독은 2023-2024시즌 종료 후 구단을 떠나겠다고 밝혔다"라며 클롭과의 이별을 공식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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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롭 감독은 지난 2001년 FSV 마인츠 05에서 선수 생활을 마무리한 뒤 곧바로 지휘봉을 잡아 감독 커리어를 시작했다. 이후 2008년 보루시아 도르트문트를 이끌며 분데스리가 우승 2회,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준우승 1회를 기록하며 전 세계에 이름을 알렸다.

이후 클롭은 2015년 리버풀에 부임, 이번 시즌까지 구단을 이끌었다.

리버풀을 지휘하며 프리미어리그 우승 1회(2019-2020), FA컵(2021-2022), EFL컵(2021-2022),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2018-2019) 등 총 7개의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이별 발표 당시 클롭 감독은 "난 이 구단의 모든 것을 사랑하고 도시 리버풀의 모든 것, 서포터들의 모든 것, 팀, 스태프들을 사랑한다. 모두를 사랑한다. 그러나 내가 이런 결정을 내리게 된 것은 스스로 옳다고 확신하기 때문"이라고 입을 열었다.

그는 "이미 지난해 11월에 클럽에 이를 통보했고 현재는 아무런 문제가 없다. 이번 시즌을 마치면 작별의 시간이 있을 것이다. 리버풀에 감사하다"라고 이야기했다.

이번 영상에 출연한 클롭은 그가 리버풀에서 걸어온 길을 천천히 되짚었다.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도 이야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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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롭 감독은 2018-2019시즌 챔피언스리그 결승전에 대해 이야기했다. 당시 공격수로 출전했던 디보크 오리기를 언급하며 손흥민에 관해서도 이야기했다.

당시 토트넘은 8강에서 맨체스터 시티, 준결승에서 AFC 아약스를 차례로 꺾으면서 챔피언스리그 결승에 올랐고 리버풀과 맞붙었다. 이 경기 리버풀은 경기 초반 터진 페널티 킥, 후반 43분에 나온 오리기의 추가골로 2-0 승리를 거뒀다.

클롭 감독은 "오리기가 챔피언스리그 결승에서 2-0을 만드는 골을 넣었을 때 느꼈던 감정이 떠오른다"라며 "난 그 골이 터지기 전까지 손흥민이 공만 잡으면 눈을 감고 싶었다. 오리기의 골을 보고서 비로소 경기를 즐길 수 있었다"라며 리버풀의 측면과 뒷공간을 무자비하게 파고든 손흥민에 대해 이야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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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흥민과 클롭의 '우정이 된 악연'은 12년 전 시작됐다. 손흥민은 그가 함부르크 SV에서 활약하던 시절부터 클롭 감독을 괴롭혔다. 클롭 감독이 보루시아 도르트문트를 지휘하던 지난 2012년 도르트문트전에서 환상적인 2골을 넣으면서 클롭 감독과 마주했고 바이어 04 레버쿠젠에서도 꾸준히 도르트문트를 괴롭혔다. 

손흥민은 2015년 8월 독일 무대를 떠나 토트넘으로 이적했다. 그리고 클롭은 뒤를 이어 2015년 10월 리버풀의 지휘봉을 잡았다. 이후 9년 동안 둘은 치열한 경쟁을 펼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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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롭 감독은 프리미어리그를 떠난다. 그는 지난 20일 "9~10년 동안 리버풀과 함께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팬들은 내가 늘 이 자리에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겠지만, 난 이제 떠난다. 난 훌륭한 팀을 봤고 정말 멋진 팀과 시간을 함께했다. 생각보다 팀은 빠르게 발전했고 난 정말 좋은 팀을 목격했다"라며 작별 인사를 전했다. /reccos23@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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