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00계단만 더 오르면 정상”… 숨찬 ‘죽음의 코스’[도시풍경]

김동훈 기자 2024. 5. 24. 09: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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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헉~헉∼, 저기 아저씨 얼마나 더 올라가면 되나요?" 가쁜 숨을 고르며 아래로 내려가는 나에게 한 탐방객이 묻는다.

탐방객들 사이에 '죽음의 구간'으로 불릴 만큼 처음부터 끝까지 오르막의 가파른 계단으로만 이뤄진 창의문-북악산 정상 코스.

창의문 안내소에서 북악산 표지석 정상까지 계단 수는 얼마나 될까? 궁금해서 세어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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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시풍경

글·사진=김동훈 기자 dhk@munhwa.com

“헉~헉∼, 저기 아저씨 얼마나 더 올라가면 되나요?” 가쁜 숨을 고르며 아래로 내려가는 나에게 한 탐방객이 묻는다. “금방입니다. 다 왔어요”라는 대답 대신에 “여기가 북악산 정상(342m)까지 절반쯤 오르셨어요. 800계단 정도 더 올라가시면 됩니다.” 이런 답변이 탐방객에게 ‘희망’적이었을까, ‘절망’적이었을까?

탐방객들 사이에 ‘죽음의 구간’으로 불릴 만큼 처음부터 끝까지 오르막의 가파른 계단으로만 이뤄진 창의문-북악산 정상 코스. 처음 방문하는 사람들은 끝나지 않을 것만 같은 계단을 오르며 장딴지 근육통과 가쁜 심장박동에 “죽을 것 같아”를 되뇌고 성곽 따라 펼쳐진 부암동과 병풍처럼 늘어선 북한산 능선 모습을 보며 “경치 죽이네”를 연발하게 된다. 드디어 정상에 오르면 북악산의 과거 이름인 백악산(白岳山)이라고 적힌 표지석을 만난다. 이로써 ‘고난의 행군’은 끝을 맺는다. 만약 다시 가파른 계단을 내려가는 게 고민이라면 걱정 붙들어 매도 좋다. 숙정문을 통해 삼청동과 와룡공원 쪽으로 내려오는 코스나 청와대 전망대를 통해 청운동 쪽으로 내려오는 완만한 경사의 탐방로로 내려오면 된다.

이 탐방로는 1968년 1월 12일 ‘김신조 사건’ 이후 청와대 인근이 모두 통제된 후 2007년 4월 5일 노무현 대통령 당시 개방됐다. 예전에는 출입안내소에서 신분증을 맡긴 뒤 출입증을 받아서 들어갔다. 하지만 대통령실이 용산으로 이전하고 북악산 탐방로 전체가 개방되면서 아무런 절차 없이 들어갈 수 있다.

■ 촬영노트

창의문 안내소에서 북악산 표지석 정상까지 계단 수는 얼마나 될까? 궁금해서 세어봤다. 약 1650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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