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경제청, 국제학교 유치 ‘이중잣대’ 논란

2024. 5. 24. 07: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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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일 영국 사우스햄튼대학 송도 유치 양해각서로 체결
‘공모’ 방식 주장하던 인천경제청, 스스로 ‘유치’ 인정
반면 영종 국제학교는 ‘유치’ 아닌 ‘공모’만 고집
국제학교 유치 업무는 같은데 송도와 영종은 왜 다른지 ‘모순’
공평성 논란과 차별에 영종 주민들 극도로 분노
지난 23일 인천시청 대접견실에서 열린 인천광역시-영국 사우스햄튼대학 양해각서 체결식에서 유정복 인천시장과 윤원석 인천경제청장, 마크 스미스(Mark Smith) 사우스햄튼대 부총장겸 대표 등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인천시 제공〉

[헤럴드경제(인천)=이홍석 기자]인천경제자유구역청이 외국교육기관(국제학교) 유치 업무를 ‘이중잣대’로 적용하고 있어 비난을 사고 있다.

인천경제청은 우리나라 현행법에 의한 외국교육기관 유치 업무와 관련, 영종 국제학교는 공모로 유치하겠다는 주장을 굽히지 않다가 명문학교(킹스칼리지스쿨)를 타 지자체로 빼앗긴 반면, 송도 국제학교(영국 대학)는 공모가 아닌 양해각서(MOU)로 유치하는 협약을 체결해 공평성 논란이 되고 있다.

결국 공모만을 강행하던 인천경제청은 영국 대학 유치를 MOU로 단 시일내에 체결함에 따라 장기간 고집만 피워왔던 공모 주장을 스스로 모순이라고 인정한 것으로 여겨져 오랫 동안 공모에 시달리고 있는 영종 주민들의 분노는 극에 달하고 있다.

인천광역시와 인천경제청은 지난 23일 인천시청 대접견실에서 유정복 시장과 윤원석 인천경제청장, 마크 스미스 영국 사우스햄튼대학 부총장겸 대표 등이 참석한 가운데 송도국제도시에 확장 캠퍼스 설립을 위한 MOU를 체결했다.

인천시와 인천경제청은 지난 4월 사우스햄튼대학이 송도 인천글로벌캠퍼스(IGC) 내에 대학 설립 의향서를 제출하자, 한달만에 초고속으로 MOU 협약을 성사시켰다.

특히 윤원석 인천경제청장은 새로 부임한지 약 4개월만인 지난달 영국 출장을 통해 사우스햄튼대학을 방문하면서 대학 유치에 대한 의지를 피력하는 등 발빠른 행보를 보였다.

이에 따라 인천경제청은 지난해 6월 송도 국제학교(영국 해로우스쿨) 유치에 이어 이번에도 송도 국제학교(사우스햄튼대학)를 추가로 유치하는 등 모두 직접 나서 현지 방문을 통해 이들 외국교육기관과 초고속으로 양해각서 협약을 손쉽게 체결했다.

그러나 영종 국제학교는 간결하게 체결한 이들 학교와는 다르게 수년씩 소요될 수 있는 공모 방식으로 진행되고 있다.

지난해부터 일반 공모로 한다고 했다가 최근 국제 공모방식으로 모양만 바꿔 영종 국제학교를 유치하겠다는 인천경제청과 송도와 같은 방식으로 명문 국제학교 유치를 주장하고 있는 지역 주민들과의 마찰로 파행이 장기화 되면서 영종 국제학교 유치는 수년 동안 제자리 걸음만 하고 있다.

더욱이 영국 사립학교 랭킹 1위, IB교육 과정 세계 170개국 5700여 학교들 중 랭킹 5위인 최상위급 명문학교 킹스칼리지스쿨(이하 킹스)이 지난 3년 동안 영종에 국제학교를 설립하겠다고 의향을 밝혀 왔지만, 인천경제청의 개발업자 유치방식과 공모 지연으로 결국 고양시로 옮겨갔다.

인천경제청은 송도 국제학교와 영국 대학은 손쉽게 초고속으로 유치하면서 반면 영종 국제학교는 유치가 아닌 공모 타령으로 공평성이 결여되자, 영종 주민들은 ‘영종 차별’을 주장하며 극심하게 반발하고 있다.

영종 주민들은 “이번에도 송도는 해로우스쿨에 이어 지난 4월 설립 의향서를 낸 사우스햄튼대학과 한달만에 MOU 협약으로 간결하게 유치했다”며 “이는 영종 주민들이 그동안 요구해 왔던 학교 선정 유치방식인데 송도에만 적용하니 더욱 화가 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영종은 지역 시의원과 경제청이 개발업자 이익을 대변하느라 국제학교 추진을 파행시켰다”며 “그 과정에 영국 최상위급 명문학교 킹스가 고양시로 넘어간데 대해 그 책임을 반드시 물을 것”이라고 밝혔다.

영종 주민 이모 씨는 “인천경제청은 킹스의 고양시 이전에 대한 후폭풍이 두려워서인지, MOU 협약을 오히려 수의계약이라는 프레임을 씌워 명문 킹스를 놓친 허물을 감추려는 언론 플레이까지 할 정도로 비굴해지고 있다”며 “유독 영종 국제학교는 송도처럼 유치가 아닌 공모만을 고집하는 것으로 보아 경제청에서 거절하지 못하는 엄청난 무슨 배경이 있거나 아니면 공모 방식을 끝가지 밀고 나갈 수 밖에 없는 그 뭔가가 분명히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유정복 시장은 2년 전 영종 주민들과 ‘영종 국제학교 유치 공약협약서’ 체결까지 했는데도 영종에 주민들의 염원이었던 명문학교 킹스 유치와 공모방식 파행으로 인한 킹스의 타 지역 이전에 대해 전혀 관심이 없다가 이번 송도에는 사우스햄튼대학과 유치 협약에 직접 나서면서 “원활한 대학 설립 추진을 위해 인천시에서도 최선을 다하겠다”고 의지를 밝혀 영종 차별화에 대한 비난과 논란이 더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gilbert@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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