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훈 “‘수사반장 1958’ 아쉬운 종영...10부작은 너무 짧아요” [MK★인터뷰①]

금빛나 MK스포츠 기자(shine917@mkculture.com) 2024. 5. 24.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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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훈 ‘수사반장 1958’ 종영 인터뷰

이번에도 배우 이제훈의 선택은 옳았다.

‘전설의 수사반장’ 박영한의 젊은 시절을 연기하는 것은 배우로서 부담이 될 수밖에 없었지만 ‘처음부터 완벽하지는 않았을’ 박영한 형사의 성장을 성실하게 그려낸 이제훈은 ‘수사반장’을 기억하는 세대에는 선물과 같은 추억을, 이를 알지 못하는 세대에게는 신선한 재미를 선사해 왔다.

‘전설의 수사반장’ 박영한의 젊은 시절을 연기하는 것은 배우로서 부담이 될 수밖에 없었지만 ‘처음부터 완벽하지는 않았을’ 박영한 형사의 성장을 성실하게 그려낸 이제훈은 ‘수사반장’을 기억하는 세대에는 선물과 같은 추억을, 이를 알지 못하는 세대에게는 신선한 재미를 선사해 왔다. / 사진 = 컴퍼니온
“매주 본방사수를 해왔는데 중반부터 이런 생각이 들더라고요. ‘왜 이렇게 빨리 끝나지?’ 미니시리즈는 보통 16부를 이잖아요. ‘수사반장 1958’을 통해 처음으로 시리즈를 10부작으로 마무리를 하게 됐는데, 금방 끝난 거 같은 아쉬움이 남아요. 역시 공중파는 16부작이어야 하나봐요. (웃음)”

이제훈이 출연한 ‘수사반장 1958’은 21세기 한국 방송 사상 수사드라마의 전설이자 시초 ‘수사반장’의 프리퀄로, 야만의 시대, 소도둑 검거 전문 박영한(이제훈 분) 형사가 개성 넘치는 동료 3인방과 한 팀으로 뭉쳐 부패 권력의 비상식을 상식으로 깨부수며 민중을 위한 형사로 거듭나는 이야기를 그려왔다.

“MBC나 제작사에서 또 다른 이야기를 생각하실지 모르겠지만, 저에게는 오래도록 기억에 남을 작품이 될 것 같아요. MBC를 이끌어갔던 전설적인 드라마의 프리퀄을 내가 출연할 수 있게 돼서 무한한 영광이라고 생각하고 있어요. 무엇보다 식당에 가면 어르신 분들께서 알아봐 주시니 ‘드라마의 힘’을 새삼 느꼈던 것 같아요.”

‘수사반장 1958’의 전신인 드라마 ‘수사반장’은 1971년 3월 6일에 시작하여 1984년 10월 18일까지 방영한 이후 종영됐다가, 후속작]의 부진 및 시청자들의 성원으로 1985년 5월 2일에 부활하여 1989년 10월 12일까지 무려 18년동안 방영된 작품이다. 원조 수사반장 최불암이 연기했던 박영한 형사의 젊은 시절을 연기했던 이제훈은 “‘수사반장1958’의 시작과 끝이 최불암 선배님이어서 의미가 깊었다”고 말했다.

“‘최불암’으로 시작해서 ‘최불암’으로 끝이 났어요, 마무리를 선생님으로 귀결이 돼서 진짜 감동이 어마어마 했었죠. 제가 자오는 부분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영혼이 ‘맞닿아 있다’는 인상이 들면서 더욱 큰 울림을 느꼈던 것 같아요. 노년의 박영한 형사가 동료들의 무덤에 가서 이야기를 나누고 꽃을 나눠주는 모습을 보는데, 그게 드라마인지 실제인지 구분이 안 될 정도였어요. 그와 동시에 이 드라마에서 연기했던 사실이 자랑스러웠죠. ‘수사반장 1958’의 여정을 마무리 하면서 감개무량하고 뿌듯했어요. 앞서 말했지만 너무 금방 끝난 거 같아 아쉬움이 많이 남아요.”

사진 = 컴퍼니온
‘수사반장1958’을 향한 안방극장의 반응은 긍정적이었다. 물론 경쟁작이자, 2024년 최대 흥행작으로 꼽히는 드라마 ‘눈물의 여왕’와 방송이 겹치는 날에는 시청률이 다소 떨어지기는 했지만, 1부 시청률 10.1%(닐슨코리아, 전국기준)으로 시작해 꾸준한 성적을 기록하면서 저력을 과시했다.

“첫 시작 시청률이 좋았고, 처음 드라마를 봐주셨던 분들이 끝까지 유지가 되고 함께 마무리할 수 있어서 감사한 마음이 커요. 그리고 모든 이야기가 마무리 됐잖아요. OTT로서 드라마를 보실 분들에게는 절호의 기회라고 생각합니. 하하. 혹시라도 보시지 못한 분이 계신다면, 10부밖에 되지 않으니 꼭 보셨으면 좋겠어요. 그리고 오리지널 ‘수사반장’이 궁금하신 분이 있다면 웨이브로 보실 수 있더라고요. 보시면 남다른 의미가 있을 겁니다. 하하. 확실한 건 ‘수사반장’을 기억하신 분들에게는 ‘수사반장1958’은 ‘선물 같은 드라마’가 될 거라고 확신해요. 연기를 하는 배우로서, 그리고 드라마를 감상해 왔던 시청자로서 모든 순간이 감동이었고, 감사했습니다.”

‘수사반장’이 된다는 건 쉬운 선택만은 아니었다. “전설로 내려져 오던 드라마이고, 저의 윗세대는 현재 마흔 중반을 넘어선 세대는 이 드라마에 대한 기억이 뚜렷이 있다”고 말한 이제훈은 이 같은 부담에 대해 언급했다.

“제가 ‘수사반장’의 세대는 아니지만 간접적으로 체험을 많이 해왔어요. 영화 속에서 송강호 선생님께서 짜장면을 먹으면서 ‘수사반장’의 오프닝 시퀀스를 보고 신나 하시는 모습이 생생하게 기억에 남아요. 그때 시그니처 음악이 강렬했고, 제 머릿속에 인식이 돼 있던 것을 보면 알게 모르게 간접적으로 들었던 것이 많았다는 생각이 든 것 같아요. 저는 박반장이라는 캐릭터가 성장하는 모습을 보고 싶었어요. 그가 어떻게 종남서에 왔고, 이들과 한 팀이었을까를 보여주고 싶었죠. 박영한 형사도 처음부터 완벽하지 않았을 거라고 생각해요. 어리고 미성숙한 부분이 있어서 좌충우돌 하기도 하고, 좌절하는 모습도 있을텐데, 그런 것들을 거치면서 하나하나 배워가면서 성숙해지는 모습을 배우로서 그리고 시청자로서 보고 싶었던 것 같아요. 저 역시 작품을 만들어 가는 과정에 있어서 의견을 내면서 이야기를 꾸려나갔고, 결과적으로 ‘10부가 왜 이렇게 짧지’ 싶었던 것 같아요.”

사진 = ‘수사반장 1958’ 캡처
이제훈은 ‘수사반장 1958’을 통해 최불암과 할아버지와 손자가 된 소감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실제로는 할아버지가 어렸을 때 돌아가셔서 기억 속 할아버지의 모습은 없지만, 최불암을 보면서 ‘할아버지가 계셨다면 이런 존재이지 않을까’를 느꼈다는 것이 이제훈의 설명이었다.

“대본리딩을 하고 첫 촬영 때 최불암 선생님의 얼굴을 뵈었어요. 20년 만에 박영한 반장으로 돌아오신 거잖아요. 떨리는 기분도 있으시고 연기를 함에 있어서 오랜만이시다 보니 어려우신 점도 있으셨을 텐데, 걱정이 무색하게 준비를 많이 해 오셨더라고요. 정말 많이 놀랐던 것이, 선생님께서 정정하세요. 절대 지팡이를 짚고 다니시지 않으신데, 박영한 반장의 포인트를 위해 지팡이를 짚고 나오신 거죠. 몸에 대한 표현부터 사람들을 대하면서 하는 말투나 행동, 손자의 양말을 챙겨주는 행동과 눈빛까지. 진짜 ‘내 할아버지’라는 인상을 많이 느꼈던 것 같아요. 저를 사랑의 눈빛으로 봐주시니, 제가 거기에 대해 애정을 표현하고 싶더라고요. 그래서 대본에 없지만, 할아버지를 안아드리면서 ‘사랑한다’고 이야기했었죠(웃음). 그게 애드리브일 수 있는데 그 모습을 잘 받아주시면서 ‘너무 잘한 것 같다’고 말씀해 주셨어요. 그거 하나 만으로도 우리 둘의 사이가 잘 표현이 된 것 같다고 칭찬해 주시니 감개무량했죠. 연기가 아닌 실제 손자와 할아버지처럼 마주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제가 준비해서가 아니라 선생님이 계셨기에 마음이 표현될 수 있었던 거죠.”

‘수사반장1958’은 ‘수사반장’을 기억하는 세대뿐 아니라, 이를 모르는 청년층에서도 많은 인기를 받았다. 이 같은 비결에 대해 이제훈은 ‘생소함’과 ‘궁금증’을 꼽았다.

“그 시대를 그리는 드라마가 현저히 적잖아요. 그때 어르신은 어떻게 살았을까, 무엇을 먹고 무엇을 입는지에 대한 생소함과 궁금증이 이 드라마에 대한 재미이지 않았을까 싶어요. 사건을 다루는 방식들이 아날로그적이지만, 어떤 부분에 있어서는 ‘디지털 시대’를 살아가고 있는 지금과 다르지 않다는 것이 흥미롭게 생각하지 않았을까 싶어요.”

청년 박영한의 세상은 21세기를 살아가는 이제훈에게 있어 낯선 세계이기도 하다. ‘수사반장1958’을 위해 오리지널 에피소드를 챙겨봤을 뿐 아니라, 배경에 대한 다큐멘터리도 챙겨봤다고 고백한 이제훈. 그는 1958년이라는 시대적 배경에 대해 “일제강점기와 6.25를 거치면서 황폐화돼 있을 수 있고 발전이 될 수 있는, 현재와는 다른 모습이 많았다”고 털어놓았다.

“그때는 양복을 입는 사람도 있는데 한복을 입고 돌아다니는 사람도 있고, 소를 끌고 다니기도 하고…지금과는 달리 과거와 현재가 혼재돼 있었던 시기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게 흥미로웠죠. 그리고 박영한이라는 캐릭터가 연기하는 입장에서 낯선 세상임에도, 제작진을 향한 믿음도 있었던 것 같아요. 시대에 대한 자료들이라든지, 스태프들이 만들어 내는 소품 하나하나가 놀라운 지점이 많아서, 의심하지 않고 믿고 연기했죠.”

사진 = 컴퍼니온
만약 ‘수사반장 1958’의 후속이 나온다면 참여 의사가 있을까. 이에 대해 이제훈은 “못할 이유가 없다”며 흔쾌히 말했다. 재밌고 흥미롭게 느껴지는 부분이 많았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었다.

“끝나서 아쉬운 부분이 커요. MBC와 제작사는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을지 모르겠지만.(웃음) 후속이 만들어진다면 더욱 깊이가 있고 재밌는 이야기들로 채울 수 있을 것 같아서, 그 부분을 응원하신다면 분명 만들 수 있는 기회가 생기지 않을까 기대를 해봅니다.”

‘수사반장 1958’에서의 활약으로 인해 이제훈의 MBC 연기대상 수상 여부 또한 가시화 되고 있다. 현재로서는 쉽게 속단하기는 어렵지만, 내심 상욕심도 있을 터. 이에 대해 물었더니 이제훈은 ‘대상’보다는 축제를 즐기고 싶다고 밝혔다.

“제가 한번도 MBC ‘연기대상’에 수상자로서 초대를 받은 적이 없어요. 만약 기회가 된다면 ‘수사반장 1958’ 식구들과 같이 연기대상에 참여해서 즐기고 싶습니다. ‘수상 여부’는 제 의지가 아니잖아요. 기대를 품으면 다른 결과가 올 수 있기에, 생각하지 않고 있어요. 오히려 시상식은 축제잖아요. 최대한 즐기고, 그 자리를 통해 촬영하면서 힘들었던 부분을 동료 배우들과 같이 이야기를 나누면서 재밌는 시간을 보내는 자리로 보내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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