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버지니아주 첫 한인 연방지법 판사 “무거운 직책, 감사하게 임하겠다”

워싱턴/이민석 특파원 2024. 5. 24. 06: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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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스민 윤 버지니아 서부 연방지법 판사
버지니아주 상원 의원 “영어 못했는데도 몇 년 만에 대학 입학”
윤 판사 “사법부 지역사회 반영해야… 이 자리 지원한 이유 중 하나”

“사법부가 지역사회 여론을 반영할 때만 (주민들에게) 정당성과 신뢰를 얻을 수 있습니다.”

한인 최초로 미국 버지니아주(州) 연방지방법원 판사가 된 재스민 윤(한국명 윤혜정·44)은 23일(현지 시각) 오전 워싱턴DC에서 열린 아시아·하와이 원주민·태평양 제도 주민(AANHPI) 유산의 달 행사에 참석해 이같이 말했다. 버지니아주 민주당 소속 마크 워너, 팀 케인 상원 의원과 바비 스콧 하원 의원은 이날 AANHPI계 인사들을 초청해 감사 행사를 열었다. 지난 3월 연방 상원에서 버지니아 서부 연방지방법원 판사직에 인준된 윤 판사는 7월부터 임기를 시작한다.

재스민 윤(한국명 윤혜정·44) 미 연방판사가 23일 미 연방상원 건물에서 발언하고 있다. /팀 케인 상원의원실

울산 출신인 윤 판사는 중학교 2학년이었던 열네 살 때 메릴랜드주로 이민했다. 버지니아대 법대를 최우등으로 졸업하고 같은 대학 로스쿨을 졸업했다. 이후 지역 로펌에서 변호사로 활동했다. 이민자 및 성폭력·가정 폭력 피해자를 위한 무료 변론과 통역 봉사 등에 적극적으로 나서 로펌에서 ‘올해의 무료 변론 변호사상’도 받았다.

이후 버지니아 연방 동부지방검찰청에서 6년 동안 검사로 일하면서 80여 건의 금융 범죄 및 공직 부패 사건을 담당했다. 2022년부터 최근까지 금융 서비스 기업 ‘캐피털 원’에서 기업 윤리 및 조사 담당 부사장을 지냈다. 윤 판사의 남편 크리스토퍼 캐버노씨도 버지니아 연방 서부지방검찰청에서 검사로 일하고 있다.

미국 버지니아주 첫 한인 연방 판사가 된 한인계 재스민 윤 판사. /미 상원 법사위

윤 판사는 이날 행사를 연 워너, 케인 의원의 추천으로 지난 1월 조 바이든 대통령의 지명을 받았다. 케인 의원은 “윤 판사는 이민 오기 전 영어를 하지 않았는데도 몇 년 만에 대학에 들어가 법학을 공부했다”며 “근무하는 곳마다 동료들이 그녀에게 ‘별 다섯개(최고 평가)’를 줬다”고 했다. 이어 그는 “윤 판사가 상원에서 인준됐을 때 정말 기뻤다”며 “윤 판사처럼 민주·공화당 의원 모두에게서 초당적인 찬성표를 받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라고도 했다.

윤 판사는 이날 “오늘 이 자리에 서게 될 줄은 상상도 못 했지만, 그 역할을 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며 “최초의 아시아계 (버지니아 연방지법) 판사라는 무거운 타이틀을 잊지 않고 당당하고 감사한 마음으로 임하겠다”고 했다.

버지니아는 아시아계 인구가 늘고 있는 추세다. 그런데도 서부 연방법원 판사는 백인 여성 1명을 제외하면 모두 백인 남성이었다. 그만큼 윤 판사 임명은 상징적이란 반응이 나왔다. 워너 의원은 이날 “AANHPI계는 버지니아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70만 명이 넘는 이가 버지니아를 더욱 강하게 만들고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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