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가전이 이정도라니…"많이 따라왔다" 삼성·LG도 '긴장'

오진영 기자, 한지연 기자 2024. 5. 24. 06: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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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양대 가전업체가 중국 가전의 공습에 칼을 뺐다.

중국 업체들이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에 기술 경쟁력을 더해 국내 시장을 겨냥하면서 안방 수성에 나섰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 가전 업체인 메이디가 삼성전자와 LG전자의 TV·가전 합계 매출을 크게 뛰어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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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 윤선정 디자인기자


"(중국의 가전 경쟁력이) 많이 올라왔다. 많이 따라오고 있고, 가격 경쟁력도 중국이 가지고 있다. 경계해야 한다"(한종희 삼성전자 디바이스경험(DX) 부문장 부회장 겸 디지털가전(DA)사업부장)

국내 양대 가전업체가 중국 가전의 공습에 칼을 뺐다. 중국 업체들이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에 기술 경쟁력을 더해 국내 시장을 겨냥하면서 안방 수성에 나섰다. 세탁기·냉장고 등 전통적인 대형 가전은 물론 로봇청소기 등 최근 수요가 급등하는 제품군에서도 출사표를 던진 뒤, 차별화된 성능을 부각해 해외 시장 공략에도 속도를 낸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 가전 업체인 메이디가 삼성전자와 LG전자의 TV·가전 합계 매출을 크게 뛰어넘었다. 메이디의 2023년 연간 매출은 3737억위안(한화 약 71조1375억원)으로, 같은 기간 삼성전자의 TV+가전 매출은 56조4400억원, LG전자는 44조3823억원으로 집계됐다. 중국 시장 2위를 기록한 하이얼 역시 49조7601억원으로 LG전자를 넘어섰다.

중국 기업은 글로벌 2대 가전업체가 포진한 국내 시장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저렴한 제품에 집중하던 이전과 다르게, 하이엔드(고품질) 제품을 앞세웠다. 2023년 세계 TV시장에서 출하량 기준 시장 점유율 2위를 기록하며 LG전자를 제친 TCL은 지난해 11월 한국 법인을 세웠다. 한국 시장 도전에 적극 나서겠다는 의미로, TCL은 최근 세계 최대 크기인 115인치 TV를 공개했다.

당분간 국내 시장에서의 '한국 VS 중국' 구도는 이어질 전망이다. 중국 업체들이 거침없는 투자로 한국 공략을 서두르고 있기 때문이다. 적극적인 인수합병(M&A)으로 몸집을 키워 인지도 올리기에도 주력하고 있다. 내수시장뿐만 아니라 한국, 일본 등을 교두보로 글로벌 시장 진출에도 나서겠다는 의미다. 하이얼은 최근 GE(제너럴일렉트릭)의 가전 부문, 이탈리아 빌트인 브랜드 캔디 등을 잇따라 인수했다.

대표적인 사례는 로봇청소기다. 통계서비스 다나와리서치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로봇청소기 점유율 1위는 중국 로보락(20.1%)이다. 로보락은 샤오미가 만든 이른바 '샤오미 생태계기업'으로, 국내 점유율 2위도 샤오미(17.7%)다. LG(17.7%)와 삼성(15.9%)은 각각 공동 2위·3위에 올랐다. 여기에 에코백스 등 두 자릿수 점유율을 기록한 기업을 포함하면 중국 업체의 점유율은 더 높다.

우리 기업은 아직 도전자지만, 강력한 연결성과 인공지능(AI) 성능 등은 우위에 있다는 평가다. 삼성·LG가 구축한 수억대 이상의 제품 경험과 삼성 스마트싱스·LG 씽큐 등을 바탕으로 한 연결성은 경쟁 업체가 따라하기 힘든 장점이다. 탄탄한 사후관리서비스(AS)나 삼성·LG가 갖는 브랜드 가치도 유리하다.

LG전자는 올해 상반기 출시가 예고됐던 올인원(일체형) 로봇청소기의 막바지 출시 일정 조정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국립전파연구원의 적합성 평가와 상표권 출원 등 외부 절차도 마무리했다. LG 로봇청소기가 출시되면 지난달 신제품을 공개한 삼성전자와 함께 양사의 '올인원 청소기' 라인업이 완성된다. 삼성전자 비스포크AI 스팀은 출시 1달도 안 돼 1만대가 넘게 팔리는 등 흥행 중이다.

업계는 브랜드 가치와 연계해 차별화된 장점을 부각해야 경쟁에서 승리할 수 있다고 지적한다. 한 가전업계 관계자는 "로봇청소기처럼 우리 기업이 중국보다 후발주자에 가까운 제품군이 늘어났다"라며 "결국 하이엔드·프리미엄 시장의 결판은 기술력에서 나는 만큼, 어떤 성능을 강조할 것인지에 대해 고민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오진영 기자 jahiyoun23@mt.co.kr 한지연 기자 vividha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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