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0만원 로봇청소기 턱턱 산다…한국인 사로잡는 중국 가전

한지연 기자 2024. 5. 24. 06: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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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가전이 세력을 넓히고 있다.

중국 가전 업체들은 적극적인 M&A(인수합병)으로 몸집 늘리기에 나서며 글로벌 인지도를 올리고 있다.

한국 기업들과 같이 프리미엄 전략을 내세워 공격적으로 신제품을 내놓고 있는 점도 중국 가전업체가 과거와 달라진 점이다.

국내 가전업체 관계자는 "과거 한국이 일본 가전업체를 따라갔던 것을 이제는 그대로 중국이 하고 있다"며 "예전처럼 기술 격차를 내세우긴 어렵고, 어떤 지점을 개성있게 추구하느냐가 중요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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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가전 제품경쟁력이) 많이 올라왔다. 많이 따라오고 있고, 가격 경쟁력도 중국이 가지고 있다. 경계해야 한다"-한종희 삼성전자 DX 부문장 부회장 겸 DA(디지털가전)사업부장

"좋은 제품을 경쟁사보다 빠르게 타임투마켓(최적의 시기에 시장 대응)으로 내놓았던 과거의 우리 성공방정식을 이제는 중국이 구사하고 있다"-류재철 LG전자 H&A(생활가전)사업본부장 사장

중국 가전이 세력을 넓히고 있다. 가격 경쟁력만을 앞세웠던 과거와는 다르다. 저렴한 가격에 기술 경쟁력까지 더해지면서 자국 시장뿐만 아니라 한국을 포함한 글로벌 점유율도 확대 중이다. 삼성전자와 LG전자 가전 수장들이 중국 업체들을 경계 대상 1호로 꼽은 이유다.

23일 가전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 가전 업체인 메이디가 삼성전자와 LG전자의 TV·가전 합계 매출을 크게 뛰어넘었다. 메이디의 2023년 연간 매출은 3737억위안(한화 약 71조1375억원)으로, 같은 기간 삼성전자의 TV+가전 매출은 56조4400억원, LG전자는 44조3823억원으로 집계됐다. 중국 시장 2위를 기록한 하이얼 역시 49조7601억원으로 LG전자를 넘어섰다.

중국 가전 업체들은 적극적인 M&A(인수합병)으로 몸집 늘리기에 나서며 글로벌 인지도를 올리고 있다. 내수시장에만 머물지 않겠다는 의지다. 글로벌 하이얼은 GE(제너럴일렉트릭)의 가전 부문, 이탈리아 빌트인 브랜드 캔디 등을 잇따라 인수했다.

한국 기업들과 같이 프리미엄 전략을 내세워 공격적으로 신제품을 내놓고 있는 점도 중국 가전업체가 과거와 달라진 점이다. 한국 진출 3년만에 국내 로봇청소기 시장 점유율 1위를 달성한 로보락 사례가 대표적이다. 로보락은 국내 진출 첫 해인 2020년 매출 291억원에서 2022년 1000억원, 2023년 2000억원으로 가파른 성장세를 보였다. 2022년부터는 2년 연속 국내 로봇청소기 시장 점유율 1위를 기록 중이다.

150만원이 넘어가는 로보락의 대표 제품은 삼성전자와 LG전자의 최상위 라인보다도 비싸다. 지난해 150만원 이상의 국내 하이엔드급 로봇 청소기 시장에서 로보락 점유율은 80.5%를 기록했다. 중국 제품이 더이상 저가 전략을 내세우지 않고, 높아진 기술력을 바탕으로 승부한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다. 2023년 세계 TV시장에서 출하량 기준 시장 점유율 2위를 기록하며 LG전자를 제친 TCL은 지난해 11월 한국 법인을 세웠다. 후발 주자에서 벗어나 한국 시장에서도 적극 도전하겠단 의미다.

중국 업체들의 빠른 가전 시장 침투 배경엔 후발주자들 특유의 거침없는 투자가 꼽힌다. 삼성전자와 LG전자의 경우 브랜드 이미지를 고려해 새로운 제품을 내놓기 전에 고민할 점이 더욱 많아지는 반면, 중국 브랜드의 경우 우선 출시하고 본다는 식이다. 간단히 말해 "잃을 것이 없다"는 얘기다. 자연히 새로운 시도를 하기도 쉽다. 한국에 비해 인건비가 싸고 노동 시간을 유연하게 할 수 있는 점도 이를 뒷받침한다.

국내 가전 업체들의 속도 복잡해지는 눈치다. 경쟁사가 많아질수록 고객 선택의 폭이 넓어진다면서도 경계를 늦출 순 없기 때문이다. 국내 가전업체 관계자는 "과거 한국이 일본 가전업체를 따라갔던 것을 이제는 그대로 중국이 하고 있다"며 "예전처럼 기술 격차를 내세우긴 어렵고, 어떤 지점을 개성있게 추구하느냐가 중요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한지연 기자 vividha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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