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즉설]방아쇠 당긴 한동훈, 당 대표 접수 다음은 대권 시나리오

은현탁 기자 2024. 5. 24. 0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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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 흔드는 한동훈 전 비대위원장. 연합뉴스.

한동훈 전 국민의힘 비대위원장이 '침묵의 한 달'을 보내고 비윤(비 윤석열)의 길로 들어섰습니다. 정부의 직구 규제에 대해 반대 입장을 분명히 하면서 자신의 존재감을 확인했죠. 차기 당 대표 출마까지 고려한 포석으로 읽힙니다. 이번 주 [뉴스 즉설]에서는 한 전 위원장의 향후 정치적 행보를 예측해 보는 시간을 갖도록 하겠습니다.

◇한동훈 등판 방아쇠 역할한 총선백서

한 전 위원장이 총선 참패에 대한 책임을 지고 물러난 이후 한 달여 만에 정부 정책 현안에 대한 공개적인 입장을 밝혔는데요. 정부의 해외직구 금지 조치와 관련해 지난 18일 페이스북에 "개인 해외직구 시 KC인증 의무화 규제는 소비자의 선택권을 지나치게 제한하므로 재고돼야 한다"고 적었습니다.

윤석열 대통령과 각을 세우는 듯한 모습으로 비칠 수 있는 발언인데요. 윤 대통령과 거리를 두면서 본격적으로 자기 정치를 하기 시작한 것으로 보입니다. 한 위원장이 앞으로 비윤 또는 반윤(반 윤석열)의 길을 걸을 것으로 예측되는 지점입니다.

두 사람은 이미 3차례 '윤-한 갈등'을 겪었고, 총선 책임을 규명하는 총선 백서를 둘러싸고도 대척점에 서 있습니다. 총선 백서가 결국 윤 대통령의 책임을 빼고 한 전 위원장의 책임만 부각하려 한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어요.

4·10 총선은 그 어느 때보다 '정권 심판론'이 강하게 작용한 선거였죠. 윤 대통령에 대한 국정지지율이 바닥인 상황에서 이종섭 전 호주대사의 이른바 '런종섭' 사태, 황상수 전 수석의 회칼 발언, 윤 대통령의 '875원 대파' 발언, 의대 정원 2000명 증원 등이 총선 결과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됩니다.

그런데도 총선백서 특위의 설문조사는 한 전 위원장의 원톱 체제와 메시지, 지원 유세가 어땠는지 집중적으로 묻고 있어요. 총선에 가장 많은 영향을 미친 윤 대통령에 대한 직접 평가 문항은 없었다고 합니다. 특위 위원장인 조정훈 의원은 당 대표 출마설이 나돌았는데 문제가 불거지자 불출마를 선언한 상태입니다.

당내에서도 한 전 위원장 책임론이 강하게 일고 있죠. 황우여 비대위원장은 한 전 위원장의 '이·조(이재명·조국) 심판론'과 '진보 인사 영입'을 비판했고, 홍준표 대구시장은 한 전 위원장을 겨냥해 "당 대표 하나 맡겠다는 중진 없이 또다시 총선 말아먹은 애한테 기대겠다는 당이 미래가 있겠나"라고 했습니다. 한 전 위원장이 총선 구원투수로 등판했는데 다 뒤집어쓰게 되는 상황이 온 겁니다.

홍준표 대구시장. 연합뉴스.

◇비윤의 길 걸을 수밖에 없는 상황

총선 백서는 결국 친윤 세력의 '한동훈 견제용'으로 보는 시각이 많은데요. 한 위원장 입장에서 뻔히 알면서 당할 수는 없죠. 그는 지난 2월 7일 관훈클럽 토론회에서 '총선 이후 차기 대선에 나설 의향이 있느냐'는 질문에 "이기든 지든 4월 10일 이후 제 인생이 좀 꼬이지 않겠는가"라며 "인생 자체가 마음대로 안 되기 때문에 스트라이크 존을 넓혀놔야 한다"고 말한 적이 있습니다.

지금 생각해 보면 이런 사태를 염두에 둔 발언으로 읽힙니다. 스트라이크 존을 넓혀 놨으니 당 대표 출마 수순으로 갈 것으로 보입니다. 직구와 관련한 발언이 잠행을 깨고 현실 정치로 돌아오는 신호탄으로 읽힙니다. 총선 참패의 멍에를 뒤집어쓰고 당하는 것보다 직접 당 대표에 출마해 당원들의 심판을 받는 것이 낫다고 판단할 수 있습니다.

조해진 국민의힘 의원은 20일 BBS라디오 '전영신의 아침저널'에서 "여러 가지 상황상 당을 위해서나 본인을 위해서 전당대회에 출마하지 않으면 안 될 상황의 흐름이 아닌가 생각한다"고 했고, 박지원 민주당 당선인은 20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지금껏 도서관에서, 골목에서 사진을 올리는 간 보기를 하다 이제 직접 윤석열 대통령의 정책을 비판하기 시작했다. 비윤, 반윤의 길을 가서 민심을 갖고 가겠다(는 것이다)"고 말했습니다.

한 전 위원장이 당 대표에 출마하면 여러 잠룡들 중 당선 가능성이 가장 높습니다. 현재 국민의힘 전당대회 규칙대로 '당원투표 100%'로 당 대표를 선출하면 한 전 위원장을 당할 자가 없습니다.

①데일리안이 여론조사공정에 의뢰해 지난 20-21일 전국 성인 1000명(무선 ARS)을 대상으로 '국민의힘 당대표로 가장 적합한 인물은 누구라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한 전 위원장 29.1%, 유 승민 전 의원 27.8%로 오차범위 내 한 전 위원장의 우세입니다. 그렇지만 국민의힘 지지층에서는 한 전 위원장이 54.8%로 압도적인 1위였고 원희룡 전 장관(13.6%), 나경원 당선인(9.5%), 유 전 의원(6.4%) 순입니다.

②뉴시스가 에이스리서치에 의뢰해 지난 8-9일 전국 성인 1000명(무선 ARS)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도 마찬가지입니다. 일반 국민 조사에서는 유 전 의원 28%, 한 전 위원장 26%로 비슷하게 나왔지만 국민의힘 지지층에서는 한 전 위원장 48%, 원 전 장관(13%), 나 당선인(11%), 유 전 의원(9%) 순입니다.

한동훈 비대위원장 어깨 두드려 주는 윤석열 대통령. 연합뉴스.

◇유상범, "정치 활동 재개 신호탄"

■김재섭 서울 도봉갑 당선인-"백서 TF에는 성역이 없어야 되는데 성역이 벌써 보여요. 저는 대통령실이라고 봅니다. 왜냐하면 한동훈 위원장에 대한 평가는 이미 시작했다고 하지만 이번 총선에서 대통령실을 제외하고 논한다는 것은 그냥 저는 수박 겉핥기밖에 안 된다고 보는데요."(20일 SBS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

■유상범 국민의힘 비대위원-"일단 한동훈 전 위원장은 소위 말해서 근황정치라고 그러죠. 목격담 정치라고 얘기를 하는데 그걸 통해서 본인에 대한 여론의 향방을 좀 확인한 것 같습니다. 그래서 저는 이번에 정책에 대한 의견을 쓰는 걸 보고 사실 이게 정치 활동을 재개한다는 신호탄이 아니겠냐, 저도 이렇게 판단을 합니다."(21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조해진 국민의힘 의원-"(홍준표 대구시장이) 대통령 만나고 나서 계속 저러고 계신데 어쨌든 본인 표현대로 해석하자면 한동훈 위원장이 당 대표가 되는 게 싫다는 거 아닙니까. 계속 후배한테 고춧가루나 뿌리는 건 당의 원내대표 당대표 대통령 후보까지 지낸 원로라고 할 수 있는 분인데 졸렬하고, 좀 그렇습니다."(22일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

■박지원 민주당 해남·완도·진도 당선인-"저는 (한 전 위원장이 당 대표 선거에) 나온다고 봅니다. 굉장히 연기를 피우면서 또 저는 그러한 일을 해봤습니다. 김대중 대통령께서 영국 계시다 돌아와서 정계 복귀 시나리오를 저희들은 써보고 집행해 봤단 말이에요. 지금 보면 그런 간 보기를 열심히 하고 있더라. 저는 나온다고 봅니다."(19일 MBN 정운갑의 집중분석)

■천하람 개혁신당 당선인-"무조건 출마하실 것 같아요. KC인증과 직구 문제에 대해서도 대통령 내지는 정부와 각을 세웠죠. 차근차근 계단을 올라갈 겁니다. 한 위원장과 윤 대통령의 관계가 우리가 지금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더 치열하게 권력을 두고 경쟁하는 내지는 차별화 경쟁을 하는 그런 관계가 되지 않겠나."(22일 YTN라디오 뉴스파이팅 배승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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