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금융그룹 손잡는 한국투자證, 해외시장 공략 가속도 낸다

김은령 기자 2024. 5. 24.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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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투자증권이 세계 최대 사모펀드(PEF) 중 하나인 칼라일그룹, 미국 종합금융사 스티펄 파이낸셜 등과 유수의 글로벌 금융사들과 손잡고 해외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선진 금융시장에 자리잡은 파트너사들과 협력해 양질의 자산을 발굴 및 공급하며 차별화된 경쟁우위를 확보한다는 전략이다.

한국투자증권은 미국시장을 중심으로 양질의 자산을 소싱해 국내 투자자들에게 공급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지난해 칼라일 그룹과 전략적 제휴를 맺고 사모 형태로 세 차례에 걸쳐 출시한 대출담보부증권(CLO, Collateralized Lone Obligation)이 대표적인 사례다. CLO는 여러 기업의 담보대출(레버리지론)을 한 데 모아 여기서 발생하는 현금흐름을 바탕으로 수익증권을 발행하는 구조화 상품으로 선진 금융시장에서 연기금·헤지펀드·보험사 등 기관투자자의 투자가 활발하나 국내 개인투자자들의 접근성은 높지 않았다.

한국투자증권은 칼라일이 조성하는 펀드에 3억 달러(약 4060억원)를 투자하는 한편, 칼라일이 만든 해외 크레딧 관련 상품을 연간 약 40억 달러(약 5조 4000억 원) 규모로 국내에서 단독 판매하기로 합의했다. 1100조원 규모에 달하는 CLO 시장에 참여할 수 있는 길을 연 것. 이어 지난 22일 앵커리지캐피탈(Anchorage Capital)과 CLO 사업 확대를 위한 협업 관계도 구축했다. 앵커리지캐피탈은 CLO를 비롯한 구조화 크레딧 관련 관리자산 규모가 230억 달러(약 31조원)에 달하는 만큼, 한국투자증권이 향후 보다 다양한 구조의 글로벌 상품을 국내 리테일 시장에 공급하는데 여러 시너지를 낼 것으로 기대된다.

미국의 종합금융사 스티펄 파이낸셜(Stifel Financial Corp.)과 함께 설립한 조인트벤처 'SF 크레딧 파트너스'를 세우기도 했다. 이 회사는 미국 현지에서 인수금융 및 사모대출(PD, Private Debt) 사업에 주력하며 기업금융(IB) 역량과 네트워크를 빠르게 확대해 가고 있다. 주요 사업 영역은 미들마켓 론(Middle Market Loan, 중견 ·중소기업 직접 대출)이다. 비은행 금융사에서 투자금을 모아 리파이낸싱이나 인수·합병(M&A), 회사 운영 등에 필요한 자금을 기업에 대출 형식으로 조달한다. 도드-프랭크법, 볼커룰 등으로 글로벌 대형 은행들의 직접 참여가 제한된 틈새시장이다. SF 크레딧 파트너스는 지난해 미국 금융당국으로부터 사업을 위한 라이선스를 확보하고 비즈니스에 착수한 뒤, 설립 1년이 되기 전 이익 전환하는데 성공했다.

한국투자증권은 합작회사 설립 외에도 스티펄 파이낸셜과 사업부문별 긴밀한 협력 체계를 구축하며 협업 범위를 넓혀가고 있다. 신규 사업 발굴은 물론, 인력 및 상품 교류를 확대하여 주식중개, IB자문, 자산관리 등 다방면에서 글로벌 경쟁력을 높인다는 계획이다. 올해 3월 출시한 'Sleepless in US'도 양사간 시너지에서 출발했다. 미국 현지 애널리스트의 주식 리포트를 선별, 번역하여 일일 2회 개인고객들에게 제공하는 서비스로 당일 발간된 스티펄의 최신 리포트 가운데 투자자 관심과 정보 가치가 높은 핵심종목 보고서를 엄선하여 아침 8시 30분과 저녁 5시 하루에 두 번 한국 투자자에게 제공한다. 미국 현지 리포트가 한국에 공개되기까지는 시차로 인해 2영업일 이상이 소요된다는 점에 착안해, 미국 주식 장전(Pre market), 장후(After market) 시장에 맞춰 1일 2회 보고서를 제공하여 시장 변화에 빠르게 대응할 수 있도록 지원 중이다.

아울러 양사간 인적 교류를 통해 인수금융, ECM, DCM 등 미국 내 비즈니스에 대한 트레이닝을 진행 중이다. 글로벌 금융사들을 통해 다양한 투자경험을 직간접적으로 축척하며 중장기적으로는 해외에서 독자적으로 상품을 소싱하고 상품화하는 수준으로 성장하겠다는 계획이다.

김은령 기자 taurus@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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