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려 2년 동안 스윕패가 없었다..이제는 ‘진짜 강팀’ 볼티모어 오리올스[슬로우볼]

안형준 2024. 5. 24.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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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엔 안형준 기자]

더는 '약체의 대명사'가 아니다. 이제는 리그를 대표하는 분명한 강팀이다.

볼티모어 오리올스는 5월 23일(한국시간)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 원정 경기에서 패했다. 전날 서스펜디드로 이날 재개된 경기에서 1-3 패배를 당한 볼티모어는 이어진 경기에서도 4-5 역전패를 당했다. 더블헤더 아닌 더블헤더를 모두 패한 볼티모어는 세인트루이스 원정 3연전 스윕패를 당했다.

이날 패배로 볼티모어는 무려 2년만에 첫 스윕패를 당했다. 이날 전까지 볼티모어의 마지막 스윕패는 2022년 5월 14-16일 진행된 디트로이트 타이거즈 원정 3연전이었다. 볼티모어는 2022년 5월 디트로이트 원정 이후 2년 동안 단 한 번도 2연전 이상의 '시리즈'에서 스윕패를 당하지 않았다.

해당기간 볼티모어는 무려 106번의 2연전 이상 시리즈를 치렀지만 단 한 번도 모두 패하지 않았다. 이는 메이저리그 최장 3위 기록. 1942-44년 124시리즈 연속 스윕패를 당하지 않은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 1906-09년 115시리즈 연속으로 스윕패가 없었던 시카고 컵스에 이어 3위. 그리고 확장시대(1960년대 이후) 최장 기록이기도 하다. 해당기간 총 14차례 스윕패 위기에 몰렸지만 그때마다 최종전에서 '영웅'이 나타나 팀을 승리로 이끌었다.

스윕패가 없었다는 것은 곧 연패가 짧았다는 의미다. 5-6경기씩 연달아 지는 긴 연패를 한 번도 당하지 않았다는 것. 지난해 볼티모어의 시즌 최다연패는 4연패. 올해는 이날 스윕패로 시즌 첫 3연패를 기록했다.

연승을 이어가는 팀보다 연패를 하지 않는 팀이 강한 팀이다. 연승은 한 번 기세를 탔을 때 뒤를 생각하지 않고 전력을 쏟아부으면 이어갈 수 있다. 하지만 연패를 당하지 않으려면 언제든 분위기를 반전시킬 수 있는 전력이 있어야 한다. 지금의 볼티모어는 바로 그런 강팀이다.

확장시대 초반 화려했던 볼티모어는 21세기에는 '약팀의 대명사'였다. 뉴욕 양키스와 보스턴 레드삭스가 포진했고 탬파베이 레이스가 강팀으로 도약한 아메리칸리그 동부지구에서 볼티모어는 늘 하위권을 맴돌았다. 1998년부터 2011년까지 14년 연속 루징시즌을 기록한 볼티모어는 벅 쇼월터 감독과 함게 2012-2016시즌 5년 연속 위닝시즌을 기록했지만 2017년부터 다시 추락했다. 2018시즌에는 무려 115패를 당하며 시즌 승률 0.290을 기록하기도 했다. 2017-2021시즌 5년 연속 루징시즌을 기록한 볼티모어는 해당기간 세 번이나 시즌 100패 이상을 당했다.

2022시즌에도 사실 초반은 비슷했다. 4월 한 달 동안 두 번이나 스윕패를 당했고 5월에도 디트로이트전 스윕패를 시작으로 양키스와 홈 4연전 1-3차전을 패하며 6연패에 빠지기도 했다. 6연패를 기록한 시점의 승률은 0.368. 또 한 번의 루징시즌을 보낼 것처럼 보였다. 하지만 5월 21-23일 진행된 탬파베이와 홈 3연전을 계기로 달라졌다. 바로 '1순위 유망주' 애들리 러치맨이 데뷔한 바로 그 시리즈다.

러치맨은 2022년 5월 22일 빅리그에 데뷔했다. 러치맨 데뷔 전까지 시즌 승률이 정확히 4할이었던 볼티모어는 러치맨이 데뷔한 후 67승 55패, 승률 0.549를 기록했고 비록 포스트시즌 진출에는 실패했지만 시즌 승률 0.512로 위닝시즌을 거뒀다. 그리고 지난시즌에는 1979년 이후 팀 최다인 시즌 101승(승률 0.623)을 거두며 동부지구 우승을 차지했다.

물론 러치맨 혼자 팀을 바꾼 것은 아니다. 뛰어난 공격력에 수비력까지 갖춘 포수인 러치맨이 팀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큰 것은 맞지만 볼티모어가 변한 것은 러치맨으로 대표되는 '특급 야수 유망주 그룹'이 빅리그에 안착한 덕분이다. 2022시즌 러치맨이 신인왕 2위를 차지하며 데뷔했고 지난해에는 2022년 말 데뷔한 내야수 거너 헨더슨이 신인왕을 차지했다. 그리고 올해는 지난해 빅리그를 경험한 내야수 조던 웨스트브룩과 외야수 콜튼 카우저가 타선을 지탱하는 선수들도 성장했다.

비록 최고 유망주로 손꼽힌 내야수 잭슨 할리데이, 외야 기대주 헤스턴 커스태드가 빅리그의 벽을 넘지 못하고 마이너리그로 돌아갔지만 매년 착실히 특급 기대주들이 라인업에 안착하고 있다. 라이언 마운트캐슬, 러치맨, 헨더슨, 웨스트브룩, 카우저 등이 라인업을 채우고 있는 볼티모어는 플래툰 멤버인 30세 라이언 오헌이 주전급 야수 중에서 가장 나이가 많을 정도다.

여기에 그레이슨 로드리게스, 카일 브래디시, 딘 크레머 등 투수 기대주들도 자리를 잡았고 올시즌에 앞서 '특급 에이스' 코빈 번스까지 영입한 볼티모어는 투타가 모두 안정적인 팀이 됐다. 어느 한쪽에 기대는 것이 아닌 만큼 쉽게 무너질 가능성도 낮다.

1966년 첫 우승을 시작으로 1983년까지 18년 동안 세 차례 월드시리즈 정상에 올랐고 준우승도 3번이나 차지한 볼티모어는 이후 긴 암흑기를 겪었다. 마지막 우승인 1983년 이후 14년 연속 루징시즌을 기록한 2011년까지 28년 동안 포스트시즌에 단 2번 밖에 오르지 못했다. 쇼월터 감독과 아름다운 5년을 보낸 뒤에도 다시 주저앉았다. 하지만 이제는 '장기적인 강팀'이 될 수 있는 전력을 갖춰가고 있다.

볼티모어는 현재 동부지구 2위로 올시즌 후안 소토 합류로 상승세를 탄 양키스를 추격하고 있다. 양키스에는 3경기차로 뒤쳐진 상태지만 와일드카드 레이스에서는 3위를 4경기차로 앞서며 안정적인 레이스를 펼치고 있다. 현재 전력을 감안하면 올시즌에도 가을 무대에 참가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 과연 이제는 '진짜 강팀'이 된 볼티모어가 어디까지 올라설 수 있을지 주목된다.(자료사진=거너 헨더슨과 애들리 러치맨)

뉴스엔 안형준 markaj@

사진=ⓒ GettyImagesKor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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