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픽상 오류, 개선하겠다"…콜이 맞아? 태블릿이 맞아? ABS 논란, KBO가 답했다

김민경 기자 2024. 5. 24. 05: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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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2일 대전에서 열린 LG 트윈스와 한화 이글스의 경기. 3회말 안치홍 타석 때 4구째 공이 태블릿PC에 전송된 데이터상으로는 스트라이크존 바깥에 찍혔다. 그러나 ABS는 스트라이크 콜을 했고, 이에 최원호 한화 감독이 심판진에 어필했다. ⓒ 태블릿PC에 전송된 ABS 자료
▲ 중간면과 끝면에서도 스트라이크존 바깥쪽 위 모서리에서 조금 벗어난 것으로 보여진다. ⓒ 태블릿PC에 전송된 ABS 자료

[스포티비뉴스=대전, 김민경 기자] "노란색으로 표시된 건 스트라이크라는 뜻이다. 다만 그래픽상으로 표현됐을 때 약간 오류가 발생한 상황이다. 이 문제는 다시 개선하겠다."

KBO가 최원호 한화 이글스 감독의 ABS(자동볼판정시스템) 관련 항의에 답했다. 최 감독은 지난 22일 대전 LG 트윈스전에서 3회말 2사 3루 안치홍 타석 때 ABS 판정의 이의를 제기했다. 볼카운트 3-0에서 상대 선발투수 디트릭 엔스가 우타자인 안치홍의 바깥쪽 높은 코스로 던진 4구째 직구가 문제였다. 주심과 3루심, 그리고 한화 더그아웃에 제공된 음성 수신기로는 "스트라이크"라는 콜이 들어왔는데, ABS 데이터를 전송받는 태블릿PC상으로는 4구째 공이 스트라이크존 모서리에서 벗어난 곳에 찍혀 있었다. 그래픽상으로 스트라이크존에 공이 살짝이라도 물려 있지 않았기에, 최 감독은 주심에게 태블릿PC를 직접 들고 찾아가 의견을 구했다. 볼이 맞다면 스트레이트 볼넷으로 출루하는 상황이었다.

심판진은 최 감독에게 일단 콜이 스트라이크이기에 스트라이크로 판정한다고 설명했다. 결과적으로 이 공 하나가 큰 변수가 되진 않았다. 안치홍은 풀카운트에서 6구째 엔스의 체인지업이 스트라이크존에서 벗어나는 것을 잘 골라 결국 볼넷을 얻긴 했다.

최 감독은 하루 뒤인 23일 취재진과 만나 심판진에게 항의한 상황과 관련해 입을 열었다. 최 감독은 ABS 판정을 인정하려면 최소한 콜과 태블릿PC에 전송되는 데이터의 결과가 같아야 하는데, 차이가 있으니 어필할 수밖에 없었다고 밝혔다.

최 감독은 "태블릿PC에서는 스트라이크존에서 완전히 벗어나서 공이 찍혀 있었다. 살짝 물려 있지도 않았고 완전히 벗어난 공이었기에 그래서 어필을 했던 것이다. 어떻게 보면 태블릿에 명확한 증거가 남아 있는 상황인데, 콜이 스트라이크로 들렸다고 해서 스트라이크라고 하면 태블릿PC는 왜 제공한 것인가 그런 의문이 들었다. 결과적으로 나중에 볼넷으로 나가긴 했지만, 이런 문제도 보완이 돼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콜 미스(실수)일 수도 있고, 태블릿PC에 전송된 데이터의 미스가 될 수도 있는 것이니까. 미스가 나왔을 때 그러면 그냥 넘길 수는 없지 않나"라고 항변했다.

또 최 감독은 "태블릿PC를 더그아웃에 제공한 건 차이가 있을 때 확인하라고 준 게 아닌가. 처음에는 데이터 전송이 너무 느려 어필할 수도 없었다. 요즘은 그래도 빨라지기는 했는데, 어필을 해도 명확한 답을 듣지 못했으니까"라고 답답했던 당시를 되돌아봤다.

▲ 최원호 한화 이글스 감독 ⓒ곽혜미 기자
▲ 주심은 ABS 콜을 듣고 스트라이크와 볼을 판정한다. ⓒ곽혜미 기자

KBO는 최 감독의 항의 내용과 관련해 태블릿PC에 전송된 데이터의 그래픽상 오류로 결론을 내렸다. KBO 관계자는 23일 스포티비뉴스와 통화에서 "노란색으로 찍혔다는 건 스트라이크라는 뜻이다. 그래픽상으로는 공이 찍힌 곳과 스트라이크존 사이에 공간이 조금 있다. 그건 표출상의 문제다. 그래픽으로 표현했을 때 오류가 발생한 상황인 건데, 이 문제는 다시 개선을 하겠다고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일단 기준은 태블릿PC에 찍힌 공의 색깔로 스트라이크와 볼을 판정한다. 그래픽으로 표현되는 과정에서 약간 혼란을 끼쳐 드린 점은 운영사도 인지를 하고 있다. 여러 가지로 투구 추적 데이터를 확인했을 때는 스트라이크가 맞다고 확인이 됐다. 해당 공이 스트라이크존에 통과된 건 명백한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KBO는 올 시즌 ABS 시스템을 전격 도입했다. 로봇 심판이 똑같은 기준으로 스트라이크와 볼을 판정해 정확도를 높이고, 심판과 선수 사이의 불필요한 마찰을 줄일 수 있는 등 분명한 장점이 있는 제도다.

다만 현장에서는 1군 도입 시기가 빨랐다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 선수들이 ABS 시스템에 적응할 충분한 시간을 보내지 못한 가운데 시즌을 치르면서 새로운 시스템을 익히다 보니 시즌 초반 이런저런 불만의 목소리가 자주 나왔던 게 사실이다. KBO는 현장에서 ABS 관련 문제점을 지적할 때마다 적극적으로 대응하면서 시스템을 보완하기 위해 주력하고 있다. 납득이 가능한 지적들은 수용하고 보완하면서 시스템 완성도를 높여 가는 과정에 있다. KBO는 이번 그래픽 표출 오류 논란도 재발 방지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약속했다.

한편 23일 사직야구장에서도 전날 대전과 비슷한 상황이 반복됐다. KIA 타이거즈와 롯데 자이언츠의 경기. 7회초 KIA 공격 때 박찬호 타석에서 6구째 바깥쪽 커터가 스트라이크 판정을 받았는데, 이범호 KIA 감독이 태블릿PC를 직접 들고 나와 스트라이크가 맞는지 확인했다. 최원호 감독이 어필한 상황과 비슷했다. 태블릿PC로 전송된 데이터 상으로는 빠진 공으로 보이는데, 스트라이크 콜이 나오니 확인 작업을 거친 것이다.

8회말에는 롯데 쪽에서 ABS 판정 관련 항의가 나왔다. 고승민 타석에서 5구째 바깥쪽 높은 코스의 공이 스트라이크 판정을 받았다. 고승민은 앞선 타석에서도 볼 판정에 불만을 표현하고 있었는데, 스트라이크 콜로 삼진을 당하자마자 헬멧을 벗어 던지며 불만을 표출했다. 고승민은 바로 퇴장 조치됐고, 김태형 롯데 감독이 스트라이크가 맞는지 확인했으나 판정은 번복되지 않았다.

▲ 태블릿PC로 전송된 ABS 데이터를 확인하는 류현진. ⓒ 한화 이글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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