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의장 탄생한 방 어디?"...국회, 명당 찾아 이사 준비 한창

김성은 기자, 김도현 기자, 이승주 기자 2024. 5. 24. 05: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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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300]
[서울=뉴시스] 조성우 기자 = 제22대 국회 여야 초선 당선자들이 21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장에서 본회의 진행과 관련된 교육을 받고 있다. 2024.05.21. xconfind@newsis.com /사진=조성우


22대 국회 개원을 앞두고 의원회관이 이사 준비에 한창이다. 사무실을 한 번 배정을 받으면 4년 동안 사용할 공간이기에 전망이나 개인적인 기호, 방 번호의 상징성, 전(前) 방 주인이 누구인지에 따라 '자신만의 명당'을 신중하게 고른 것으로 알려졌다.

23일 정치권에 따르면 각 당과 국회 사무처는 22대 총선 당선인들을 대상으로 지난 17일까지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 내 원하는 사무실 호수를 받았으며 현재 배정·통보 작업을 마무리중이다.

의원회관은 국회의사당 본청을 기준으로 왼편에 자리잡은 건물이다. 1989년 준공된 옛 의원회관과 2012년 증축된 제 2의원회관이 이어져 있는데 의원들의 사무실 뿐만 아니라 세미나실, 전시실, 식당, 헬스장 등이 마련돼 있다. 지상 10층까지 세워진 건물로 의원들의 사무 공간은 3층부터 10층까지다.

의원들이 사무실을 신청할 때 고려하는 요인 중 하나는 '층'이다. 의원회관 7~8층은 '로열층'으로 통한다. 증권사가 즐비한 동여의도나 본청 앞 잔디광장, 또는 한강이 한 눈에 내려다보여 전망이 좋기 때문이다. 따라서 7~8층에 유독 중진 의원들이 많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22대 국회에서 나경원 국민의힘 당선인은 706호를 배정받았다. 임이자 국민의힘 의원은 21대와 마찬가지로 747호를 계속 사용한다. 권성동 국민의힘 의원도 21대와 마찬가지로 820호를 계속 사용한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지난 21대 국회에 초선이었지만 818호를 배정받았고 22대에도 이 방을 계속 사용할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각당 당대표실은 본청에도 따로 마련돼 있다.

9~10층도 고층인 만큼 선호하는 의원들도 있지만 꼭대기 층에 해당하는 만큼 여름에 사무실 온도가 높아지고 특히 10층은 다른 층에 비해 동선이 복잡하다는 게 단점으로 꼽힌다.

방을 신청할 때 고려되는 또 다른 요인은 유력 정치인이 썼거나 특별한 의미를 떠올리는 '호수'다. 특히 거물급이자 다선 정치인이 썼던 호수라면 층수와 관계없이 선호되는 경향이 있다.

예를 들어 박찬대 민주당 원내대표는 22대 국회 임기 중에 기존에 쓰던 815호 방에서 박병석 전 국회의장이 쓰던 808호로 옮겨갈 예정이다. 815란 숫자도 광복절을 의미한단 점에서 상징성이 큰데 이번에 초선으로 입성하게 되는 김용만 민주당 당선인이 박 원내대표의 방을 이어받아 쓸 예정이다. 김 당선인은 백범 김구 증손자다.

2000년 성사된 6·15 남북공동선언일을 의미하는 615호도 민주당에 상징성이 크다. 21대 국회에서는 고(故) 김대중 전 대통령의 3남인 김홍걸 민주당 의원이 사용했지만 22대 국회에서는 박지원 당선인이 사용할 예정이다.

김진표 국회의장이 쓰던 744호는 이번 총선을 통해 3선이 된 신정훈 민주당 의원이 이사를 가 사용할 예정이다.

문재인 전 대통령은 19대 국회에서 325호를 썼는데 이 방은 현재 권칠승 민주당 의원이 사용중이다. 권 의원은 이번 총선에서 당선돼 3선이 된다. 325호는 거꾸로 읽으면 523, 즉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의 기일이기도 해 민주당 내 상징성이 큰 숫자로 통한다. 노 전 대통령의 사위이자 이번 22대 국회 초선 의원으로 입성하는 곽상언 민주당 당선인은 327호를 배정받았다.

서영교 민주당 의원은 21대 국회에서 정세균 전 국무총리가 쓰던 718호로 이사를 왔는데 22대에서도 이 방을 계속 쓸 예정이다. 718호는 정 전 총리가 6선 의원에 국회의장을 거쳐 국무총리까지 지내게 되면서 의원들 사이에선 '명당'으로 여겨진다.

5.18 민주화운동을 상징하는 518호는 22대 국회에서 정진욱 민주당 당선인이 쓴다. 정 당선인은 광주 동남갑 국회의원이자 5.18 정신을 헌법 전문에 수록하자고 촉구중이다. 4.19 혁명을 떠올리게 하는 419호는 문대림 민주당 당선인에 돌아갔다.

이밖에 엘리베이터와 가까워 '엘세권'으로 불리는 등 이동거리를 단축시켜 주는 방들도 인기가 높다. 22대 국회 재선이 된 한 민주당 의원실 관계자는 "본청과의 이동거리가 가까운 사무실로 이사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한편 의원회관 5층에는 22대 국회 비교섭단체 정당 소속의 의원들이 대거 배치된다.

황운하 조국혁신당 원내대표는 552호에 배정됐다. 같은 당의 정춘생 당선인은 513호, 신장식 당선인은 510호에 각각 배정됐다. 3선이 된 김종민 새로운미래 의원은 508호를 21대에 이어 22대에도 계속 사용할 예정이고 용혜인 기본소득당 원내대표도 541호를 그대로 유지한다. 이준석 전 개혁신당 대표는 530호에 입주할 예정이다.

김성은 기자 gttsw@mt.co.kr 김도현 기자 ok_kd@mt.co.kr 이승주 기자 gree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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