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도 싸우러 간다’ 원정길 동행…‘아낌없이 지갑 연다’ 불티 난 굿즈[축구, 스포츠를 넘어 산업으로]

김세훈 기자 2024. 5. 24.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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② ‘찐팬’들이 늘었다
올해 프로축구 홈경기가 열린 울산문수구장(왼쪽)과 DGB대구은행파크를 찾은 양 팀 서포터스. 울산HD·대구FC 제공


울산·전북 등 빅클럽 팬들
작년 대비 타구장 응원 늘어
수원이 1, 2부 통틀어 최다


다양한 구단 상품 적극 구입
‘큰손’은 역시 여성 서포터


입장권뿐만 아니라 각종 구단 상품(머천다이징·MD)을 구입하는 데 적잖은 돈을 쓰는 팬들이 늘고 있다. 멀리 원정 경기까지 따라가 응원하는 열혈 팬들도 증가세다. 원정 동반 응원 팬 및 상품 구입액 증가는 구단에 대한 팬의 충성도가 강해졌다는 의미다.

프로축구연맹은 2023년부터 원정 동반 응원 팬 숫자를 집계하고 있다. 원정 동반 팬 숫자는 프로축구 1부리그 12개 구단 중 10곳이 2023년 대비 증가했다. 울산 HD, 전북 현대 등 빅 클럽 증가세가 두드러진다. 2부에서는 수원 삼성 서포터스가 경기당 3000명 수준으로 원정까지 따라간다. 1, 2부리그를 통틀어 최다다.

몇 년 전만 해도 축구 팬들 사이에서 K리그는 유럽 리그에 비해 수준도 떨어지고 인기도 없는 리그로 치부됐다. 그런 인식이 최근 크게 바뀌었다 한 프로구단 관계자는 “유럽처럼 연고 팀을 좋아하고 응원하는 문화가 한국에 뿌리내리고 있다”고 말했다. ‘찐팬’들은 홈, 원정에서 모두 적잖은 돈을 쓴다. 원정 응원은 서포터스 간 응집력과 소속감, 투쟁심을 강화하는 효과도 있다.



전북 현대 서포터 신예지씨는 “제주, 포항 원정 응원 때는 1박을 한다”며 “원정은 싸우러 들어간다는 느낌이다. 더욱 결연하고 비장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신씨는 “동남아 원정을 오전 떠났다가 밤에 경기를 보고 다음 날 새벽에 귀국하는 서포터도 있다”고 덧붙였다. FC서울 서포터 윤서빈씨는 “새로운 구장을 보는 게 재미나다”며 “한곳에 한데 모여 응원하다보면 더욱 강한 응집력, 결속력을 느낀다”고 전했다. 울산 HD 서포터 진민영씨는 “원정에서 유명한 곳도 가고 맛난 음식도 맛본다. 평생 가기 힘든 곳을 축구 때문에 가는 것”이라고 말했다. MD 구입에 쓰는 돈도 늘고 있다. 과거에는 유니폼, 티켓, 먹거리 정도만 구입했지만, 지금은 시즌별 유니폼과 훈련복, 머플러, 액세서리 등을 비롯해 다양한 구단 상품을 적극적으로 구입하는 팬들이 늘고 있다. 울산 HD는 “2023년 입장권 수익 40억원, 상품 판매 16억원, 식음료 판매 14억원을 올렸다”며 “상품 판매액 증가가 돋보인다”고 말했다. 울산은 지난 4월 지역 복합쇼핑몰에 상설매장을 오픈했고 이틀 동안 1억원 매출을 올렸다. 인천 유나이티드는 지난해 신포동에 상설 매장을 열었고 조만간 구단 카페도 오픈할 예정이다.

상품 구입에서 ‘큰손’은 여성 서포터다. 윤씨는 “유니폼 하나로 내 자신을 표현하기에는 부족하다. 예쁜 의류가 있으면 구입해 일상에서도 입는다”고 말했다. 진씨는 “사진을 찍어 인스타그램에 올리는 여성들이 많다. 매번 다르게 예쁘게 꾸미고 싶은 게 욕구”라고 답했다.

다만 현재 K리그 구단 MD 상품들은 유니폼 정도를 제외하고는 대체로 품질이 낮은 편이다. 프로구단 관계자는 “구단이 자체 제작하기에는 물량이 상대적으로 적은 데다, 판매가격이 그리 높지 않다”며 “MD 상품 개발 및 제작을 통합 마케팅 차원에서 논의할 때가 됐다”고 말했다.

김세훈 기자 shk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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