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민의 토트넘 INSIGHT] 챔스 티켓 획득 실패 + 16년째 무관...또 '스퍼시(Spursy)'했던 3가지 이유

이성민 2024. 5. 24. 04: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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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탈코리아] 이성민 기자= ‘Spursy(스퍼시, 토트넘답다)’라는 단어가 있다. 이는 영미권 사전 사이트인 ‘어번 딕셔너리(Urban Dictionary)’에 등재된 단어다. 의미는 부정적이다. ‘어번 딕셔너리’에 의하면 ‘Spursy’는 ‘현대의 토트넘처럼 명백한 이유 없이 무너지는 것’을 의미한다.

토트넘은 이번 시즌 엔제 포스테코글루 감독을 선임하며 리빌딩에 돌입했다. 토트넘의 팀 재건은 성공적으로 이뤄지는 것처럼 보였다. 토트넘은 2023/24시즌 개막 후 리그 첫 10경기에서 무패 행진(8승 2무)을 구가했다. 포스테코글루 체제에서 우승할 수 있을 거라는 기대감이 커졌다.

기대가 너무 컸던 탓일까? 토트넘은 이번에도 마지막 고비를 넘지 못했다. 초반에 리그 선두권까지 올라섰던 토트넘은 20승 6무 12패(승점 66)로 5위에 그치며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진출권 획득에 실패했다. 리그컵, FA컵에서도 우승하지 못했다. 토트넘의 무관은 2007/08시즌 이후 16년째 지속되고 있다. 토트넘은 왜 이번 시즌에도 ‘스퍼시’했을까?

#1 주전과 비주전의 격차

우승에 도전하기 위해선 선수단의 자질이 중요하다. 선발 명단에 이름을 올리는 선수들은 물론 교체 자원들의 능력도 중요하다. 이번 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결승에 오른 레알 마드리드의 경우 중원에 주드 벨링엄, 페데리코 발베르데, 에두아르도 카마빙가, 토니 크로스, 루카 모드리치 등 정상급 자원을 여러 명 보유하고 있다.

토트넘은 주전 선수들과 주전이 아닌 선수들의 격차가 컸다. 이 문제는 주축 선수들이 부상을 당했을 때 여실히 드러났다. 토트넘은 지난해 11월 제임스 매디슨, 미키 판 더 펜을 부상으로 잃었다. 부주장 크리스티안 로메로마저 다이렉트 레드 카드를 받아 3경기 출장 금지 징계를 받았다. 매디슨, 판 더 펜, 로메로가 빠진 후 토트넘은 5경기 1무 4패로 한 번도 승리하지 못했다.

시즌 막판에도 이 문제가 여실히 드러났다. 토트넘은 주전 레프트백 데스티니 우도기가 햄스트링 부상으로 수술대에 오르면서 시즌 아웃됐다. 백업이었던 벤 데이비스도 부상으로 쓰러졌다. 이로 인해 지난 4월 에메르송 로얄이 왼쪽 측면 수비수로 나섰지만 그는 4실점의 빌미를 제공하며 2-4 패배의 원흉이 됐다.

#2 포스테코글루 감독의 완고함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자신만의 명확한 전술 철학을 가지고 있다. 그는 토트넘의 이전 감독이었던 주제 무리뉴, 안토니오 콘테 감독보다 공격적인 인물이다. 그는 주도적인 축구를 선호하며 수비 라인을 높여 경기를 지배하고자 한다.

토트넘은 포스테코글루 감독의 공격 축구 효과를 톡톡히 누렸지만 곧 한계를 노출하기 시작했다. 포스테코글루 감독이 똑같은 방식으로 경기에 나서면서 EPL 구단들이 적응하기 시작했다. 상대 팀들은 토트넘의 약점을 집요하게 공략해 승리를 쟁취했다.

대표적인 사례가 뉴캐슬 유나이티드(0-4 패)와 아스널(2-3 패)전이었다. 토트넘은 두 경기에서 같은 전술, 같은 라인업으로 나섰다. 선발 라인업 중 달라진 선수는 3명뿐이었다. 토트넘은 이로 인해 뉴캐슬전에서 전반 30분과 후반 6분 알렉산더 이삭에게 역습으로 실점했다. 아스널전에서도 전반 27분 뒷공간을 공략당해 사카에게 실점했다.

#3 부상자

한 시즌을 치르기 위해선 선수들의 건강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팀에서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는 선수들이 건강하면 시즌을 버텨낼 수 있다. 그러지 않을 경우 선수단 운영에 상당한 어려움이 생긴다.

토트넘은 부상자 문제에서 자유롭지 못했다. 토트넘은 시즌 초반 이반 페리시치와 마노르 솔로몬을 부상으로 잃었다. 매디슨, 판 더 펜도 지난해에 장기 부상으로 결장했다. 막바지에는 우도기, 데이비스, 히샬리송, 티모 베르너 등이 쓰러졌다.

선수단이 얇은 토트넘에 이는 치명타였다. 선수들이 지속적으로 부상을 당하면서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선발 라인업과 교체 명단 구성에 애를 먹었다. 부상자 문제를 극복하지 못한 토트넘은 끝내 다음 시즌 UEFA 챔피언스리그 티켓을 얻지 못했다.

그나마 다행인 점은 포스테코글루 감독의 EPL 데뷔 시즌이라는 점이다. EPL에서 첫해였다는 걸 감안하면 리그 5위에 올랐다는 점은 긍정적으로 평가할 요소가 있다. 이제 토트넘이 ‘스퍼시’라는 오명을 극복하기 위해선 다가오는 여름 이적시장에서 어떤 움직임을 보이는지가 중요하다. 토트넘 보드진과 포스테코글루 감독의 호흡이 중요해진 시점이다.

사진= 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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