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리그 승격팀 반란 이끄는 K삼총사

김영준 기자 2024. 5. 24. 00: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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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세훈·나상호·장민규 돌풍 주역
나상호(크로스로 기회 창출), 오세훈(팀 최다 6골), 장민규(중앙 수비수). /게티이미지 코리아

올 시즌 일본 프로축구 J리그 순위표 최상단엔 낯선 팀 이름이 올라 있다. 도쿄도(都) 마치다시(市)를 연고로 하는 FC 마치다 젤비아. 23일 현재 15경기 10승 2무 3패(승점 32)를 기록, 빗셀 고베(승점 29)에 3점 앞선 선두를 달린다. 마치다는 1989년 창단해 사회인 리그부터 차근차근 거쳐 지난해 2부 리그 우승으로 올해 처음 1부 무대에 오른 팀. 누구도 이런 팀이 J리그 우승 다툼을 하리라고 내다보지 못했지만 당당히 ‘승격 팀 신화’를 써내려 가고 있다.

그 중심엔 그라운드 전방과 후방, 측면에서 활약하는 한국인 ‘삼총사’가 있다. 스트라이커 오세훈(25)과 윙어 나상호(28), 수비수 장민규(26)다. 경기장과 훈련장에 이들을 응원하기 위해 태극기를 흔드는 일본 팬들이 눈에 띌 정도다.

그래픽=조선디자인랩 이민경

오세훈은 한국이 이강인(23·PSG)을 앞세워 준우승을 차지했던 2019년 폴란드 U-20(20세 이하) 월드컵 주축 멤버다. 2017 칠레 U-17 월드컵(16강)에서도 활약했다. 2018년 K리그 울산에서 프로 데뷔해 아산과 상무를 거쳐 2022년 J리그 시미즈 에스펄스로 이적했다. 하지만 키 193㎝ 전형적인 장신 스트라이커인 그는 패스와 테크닉을 중시하는 일본 축구에 좀처럼 적응을 못 했다. 시미즈에서 2년간 공식전 3골 5도움에 그쳤다. 하지만 올 시즌 임대로 이적한 마치다는 기술 축구 대신 선 굵은 ‘롱 볼(long ball)’을 중시하는 팀. 그는 최전방에서 장점인 제공권을 살려 팀 공격 완성도를 높이고 있다. 리그 15경기 만에 시미즈 시절 2배인 6골을 넣었다. 팀 내 최다 득점자다.

FC서울 출신으로 지난 시즌 K리그1 득점 4위 나상호는 올해 마치다로 이적했다. 시원한 돌파를 선보이며 팀에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 2019년 FC도쿄 소속으로 J리그 무대에 도전했다가 한 차례 실패를 경험했으나, 이번엔 완전히 적응한 모습이다. 2골 1도움으로 공격 포인트가 많진 않지만, 역습 상황에서 선봉장 역할을 하고 날카로운 크로스로 공격을 이끈다. 지난 15일 세레소 오사카전에선 나상호가 측면에서 올린 크로스를 오세훈이 헤더 골로 연결하는 모습이 연출됐다.

장민규는 국내 팬들에겐 익숙한 이름이 아니지만, 일본 축구에 잔뼈 굵은 선수. 한양대 재학 시절 윤정환 감독 부름을 받아 2020년 일본 2부 리그 제프 유나이티드에서 프로 데뷔했다. 데뷔 첫해부터 주전 센터백으로 활약했고 K리그 팀들 관심도 받았지만 일본 잔류를 택하고 작년 마치다로 이적했다. 지난 시즌 37경기에 나서 2부 리그 우승을 이끌었고, 1부로 승격한 올해도 든든히 수비 라인을 지키고 있다.

오세훈과 나상호는 내달 열리는 2026 북중미 월드컵 2차 예선 2연전에서 대표팀 발탁 가능성도 거론되고 있다. 나상호는 벤투 전 감독 신임을 받아 2022 카타르 월드컵에 출전했으나, 작년 9월부턴 대표팀 부름을 받지 못했다. 한국은 6월 2연전을 김도훈 임시 감독 체제로 치른다. 연령별 대표 경력이 화려한 오세훈은 정작 성인 대표팀 경험은 없다. 조규성(미트윌란)과 주민규(울산)의 경쟁자로 떠올랐다.

J리그는 그동안 한국 선수들이 큰 성과를 남긴 무대다. 홍명보와 황선홍, 박지성, 정성룡 등은 지난해 J리그 30주년을 맞아 역대 베스트 11을 뽑을 때 후보에 오르기도 했다. 홍명보는 가시와 레이솔에서 뛰던 2000년 J리그 최초로 외국인 주장이 됐고, 황선홍은 세레소 오사카 시절 1999년 24골을 몰아치며 리그 득점왕에 올랐다. 2002년 일왕배 우승을 이끈 박지성은 교토 퍼플상가 레전드로 꼽힌다. 가와사키 프론탈레에서 9시즌째 활약 중인 골키퍼 정성룡은 4차례 J리그 우승을 이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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