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성폭력 묘사·딥페이크 푸틴의 불륜 장면… 칸 영화제 뒤엎은 문제작

백수진 기자 2024. 5. 24. 0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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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전기 영화 ‘어프렌티스’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의 젊은 시절을 다룬 영화 ‘어프렌티스’가 칸 국제영화제에서 공개됐다. /테일러드 필름스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프랑스 칸 국제 영화제에 등장했다. 전기 영화 속 주인공으로 칸에 나타난 이들은 그 어떤 배우보다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

20일(현지 시각) 칸 영화제에서는 트럼프 전 대통령의 전기 영화 ‘어프렌티스’가 공개됐다. 올해 경쟁 부문에 진출한 이 영화는 1970~1980년대 뉴욕에서 부동산 사업을 키우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트럼프의 젊은 시절을 그렸다. 특히 정·재계 고위 인사들을 변호하며 정치 브로커로 활동한 ‘악마의 변호사’ 로이 콘과 맺은 관계에 집중했다. 칸 영화제는 “로이 콘과 파우스트적인 거래를 해 권력을 잡으려는 젊은 트럼프의 행보를 그린 영화”라 소개했다.

논란이 된 건 트럼프가 전처인 이바나와 강제 성관계하는 장면이었다. 당시 아내 이바나가 트럼프에게 “당신은 점점 뚱뚱해지고, 못생겨지고, 대머리가 되고 있다”고 비하하자 트럼프가 격분해 이바나를 내동댕이치고 성폭행하는 장면이 담겼다. 1990년 이혼 소송 과정에서 이바나가 비슷한 주장을 한 적이 있으나, 1993년에 “모욕감을 느꼈지만 범죄로 해석되는 건 원하지 않는다”고 주장을 번복했다. 이 밖에도 영화엔 트럼프가 두피 축소, 지방 흡입 수술을 받고 마약류인 암페타민을 복용하는 내용 등이 포함됐다. 트럼프 측은 “이 쓰레기는 오래전에 밝혀진 거짓을 선정적으로 포장한 허구”라며 법적 대응을 예고했다.

트럼프 전기 영화 '어프렌티스' /테일러드 필름스

외신들의 평은 엇갈렸다. 더 타임스는 “연민으로 가득 차 있으면서도 냉철한 분석이 돋보이는 도널드 트럼프 영화”라고 평했으나 “우스꽝스럽고 무의미하다”(가디언) “통찰력 부족”(텔레그래프)이라는 비판도 제기됐다. 반면 트럼프 역을 맡은 배우 서배스천 스탠에 대해선 “흉내를 넘어 캐릭터의 본질을 포착한 미묘한 연기”(할리우드 리포터) 등 호평이 잇따랐다.

영화를 연출한 이란계 덴마크인 알리 압바시는 기자회견에서 “트럼프가 많은 사람을 고소했다고 하지만 성공률에 대해선 아무도 이야기하지 않는다. 그가 원한다면 어디든 가서 상영회를 열고 대화하겠다”고 했다. 압바시는 ‘경계선’’성스러운 거미’ 등 다수가 정해놓은 선을 넘는 문제작들을 만들어왔다. 이슬람 성지에서 벌어진 연쇄 살인을 다룬 영화 ‘성스러운 거미’는 이슬람 사회를 정면으로 비판해 이란 정부의 탄압을 받았다.

AI로 만든 영화 '푸틴' /키노스타

한편 AI 기술을 활용한 영화 ‘푸틴’도 칸 영화제 필름 마켓에 등장해 인기를 끌었다. 폴란드 감독 패트릭 베가가 연출한 영화는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어린 시절부터 대통령 재임 기간까지 60여 년의 일대기를 그렸다. 공개된 예고편엔 딥페이크 기술로 만든, 푸틴이 기저귀를 차고 겁에 질린 채 바닥을 기어다니고, 알리나 카바예바와 불륜을 저지르는 모습 등이 담겼다.

칸 필름 마켓에 참가한 AI 영화 ‘푸틴’에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불륜을 저지르는 장면이 담겼다. /키노스타

감독은 2022년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날 영화를 처음 구상했다고 밝혔다. 이후 러시아·우크라이나·이스라엘·시리아·폴란드 등에서 2년에 걸쳐 촬영했다. 유사한 체격의 폴란드 배우가 연기한 뒤, AI 기술을 이용해 푸틴 얼굴을 입히는 방식으로 만들었다. 제작사에 따르면 영화는 한국 포함 50국에 판매됐으며 9월 개봉을 앞두고 있다. 베가 감독은 “현대 정치에서 매우 논쟁적인 인물 중 한 사람을 이해하려는 시도”라고 소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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