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환경변화 지역신문 위협…‘지역’ 개념 확대 필요”

이세훈 2024. 5. 24. 0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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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22일 한국프레스센터 국제회의장에서 열린 대한민국지방신문협의회 창립 20주년 기념식 컨퍼런스에서 토론자들이 열띤 토론을 벌이고 있다. 서영

온전한 자치분권 실현과 지역균형발전을 위해서는 디지털미디어 환경 전환에 발맞춘 지역신문의 공적 역할을 강화할 수 있는 종합적인 제도적 지원 대책이 마련돼야 한다는 제언이 나왔다. 이를 위해 단기적인 지원 정책이 아닌 미래를 대비한 중장기적 지원 정책과 겪어본적 없는 시대의 변화 흐름 속에 유기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다각도의 종합정책이 마련돼야한다는 진단이 내려졌다. 강원도민일보사를 비롯한 전국 유력 일간지 29개사가 참여한 대한민국지방신문협의회는 지난 22일 오후 한국프레스센터 국제회의장에서 ‘대신협 창립 20주년 기념 컨퍼런스’를 열고 지방시대 및 디지털시대, 지역언론의 활로를 모색했다. 컨퍼런스에는 각계 전문가들이 참석, 지역신문의 역할과 과제 및 역량 강화 방안에 대한 현안을 진단하고 새로운 제안을 공유했다.



발제 1 지방시대 지역신문의 역할과 과제
“포털시대 지역신문 간 유기적 협력·대응 중요”

▲ 이용성 지역신문발전위원회 위원

전통적인 지역신문의 역할은 지역권력 감시자, 지역 여론형성의 장, 지역정체성 형성 매개체 등 세 가지로 정리할 수 있다. 지역신문의 역할, 존재가치, 책구가 국가적 차원에서 강조되기 시작한 계기는 1995년부터 시작된 민선 지방자치제도의 출범이었고, 2000년 이후에는 지역균형발전과 지방분권 추진 과정에서 주요 동력으로서 지역신문의 역할이 재인식 됐다. 다만, 2003년 본격화 된 지역신문지원제도 논의에선 지역신문의 복합적 위기 인식과 지방분권 추진에서의 지역신문 역할 인식이란 두 계기가 결합돼 있다. 지역신문의 건전한 발전기반 조성 부분이 매우 취약하다. 여기에 디지털 환경 변화로 지리적 범위에 근거하고 있던 지역신문이 위협을 받고 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선 사회, 문화, 심리적으로 지역 개념을 확대하는 등 새로운 지역성에 적응해야 한다. 지역신문발전기금 지원의 경우 일정한 성과에도 기금 재원의 불안정성, 지원기관과 기금 통합 등으로 위기를 겪고 있는 실정이다. 또 기금 예산규모가 당초 250억원에서 90억 규모로 축소, 지역일간지의 지원 효과가 크게 줄어든 만큼 지역일간지를 대상으로 한 정책의 변화를 꾀어야 한다. 기금 예산을 확충하는데 더욱 집중하거나 사업의 방향을 변화시키거나하는 고민이 필요하다. 지역신문발전계획이 기금 지원 이외에 지역신문 지원정책의 다양한 수단에 대한 종합적 계획을 담아야 하듯이, 종합적 지원정책에 대한 검토와 향후 방향 설정이 필요하다.

지난 10일 국회에서 포털시대에 지역신문 어떻게 지원할 것인지에 대한 보고서가 나온 상태다. 지역신문 간의 유기적인 협력과 대응이 중요할 것이다.

발제 2 인공지능 시대 지역신문 역량 강화 방안
“디지털·인공지능 최신기술 지원 자문기구 운영”

▲ 오세욱 한국언론진흥재단 책임연구위원

지역신문의 현실적인 위기는 포털 중심의 뉴스 유통 환경과 입점 외에도 지역 언론의 기사 자체가 노출되기 쉽지 않다는 것이다. 여기에 ‘chatGPT’로 대표되는 생성형AI 기술로 인한 인공지능 시대가 본격 도래하고 있다. 이러한 변화 속에서 중앙 매체와 비교해 브랜드 인지도가 낮은 지역 언론의 경우 디지털 영역 내 노출빈도는 더욱 급격하게 낮아질 가능성이 크다. 지역 언론사에서 주로 활용하고 플랫폼 데이터를 수집·분석해본 결과, 플랫폼별로 상이한 경향이 나타나고 있다. 조사 대상 지역 언론사들은 일부 디지털 플랫폼에서는 활발한 활동을 보였지만, 전반적으로 주기적인 업데이트와 콘텐츠 다양성이 부족했다.

가장 안타까운 것은 들어가는 노력에 비해 성과가 나타나지 않는 것이다. 담당자들의 잦은 인사 이동이 문제가 되기도 한다. 디지털에서 1년 동안 성과내는 것은 어렵다. 몇 년은 걸린다. 충분한 시간을 주는 것도 필요하다.

생성AI 현장을 어떻게 활용할 것인가도 고민해볼 필요가 있다. 생성AI를 뉴스룸 현장에서 활용 가능한 방안은 아직 무궁무진하다. 자동으로 기사화해 주는 도구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는데 이러한 도구를 활용하지 않더라도 현재 공개돼 생성AI 서비스들로도 비슷한 성능을 발휘할 수 있다. 이를 위해서는 각 언론사 소속 기자들이 자신들이 사용한 프롬프트를 내부적으로 공유하면서 자사 기사 스타일에 맞는 최적의 프롬프트를 공동으로 찾아갈 필요가 있다. 지역언론의 디지털·인공지능 최신기술 지원을 위한 자문 기구 운영과 지역언론을 위한 디지털 미디어 서비스 개발 지원 사업 확대, 지역언론의 홈페이지 경쟁력 강화를 위한 공용 인프라로서 웹CMS 개발 등을 제언드린다.


토론 “지역신문 강점 주민 소통·인적 네트워크 AI 대체 어려워”

지역신문발전위원회 독립적 사무국 필요
노출 다양성 확대·맞춤 지원 정책 마련
지역민 양질 정보 보장 방안 특별법 반영
서울공화국 탈피 자치분권·연방국가 도약

 

▲ 김택환

◇ 좌장 △김택환 전 경기대 교수

◇ 토론 △김용만 한국기자협회 사무총장 △한선 호남대 교수 △천현진 한국신문협회 연구원 △우창희 중도일보 뉴스디지털부 부국장


△김용만=“지역신문의 역량 강화를 위한 지원에 있어 우선적으로 해결돼야할 문제는 지역신문발전위원회의 독립적인 사무국이 없다는 것이다. 독립적 사무국이 전무하다보니 가장 큰 문제는 그 누구도 책임을 지지 않는다는 것이다. 처음 250억 규모였던 지역신문 지원기금이 지금의 90억까지 떨어진 이유는 그동안 독립적 사무국이 없으니, 그 아무도 챙기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 문제에 대한 조사와 연구도 실시되지 않으니 예산은 계속 떨어질 수 밖에 없는 것이다. 또 지역언론의 실태에 대해서도 효율적이고 실질적으로 현장을 챙기지 못한다는 문제도 있다. 앞서 발제자께서 디지털 인공지능 기술 지원을 위한 자문위원 기구운영, 공용 인프라 웹개발 컨설팅 등 새로운 지원 대안을 제언해주셨는데 이 또한, 독립적 사무국이 갖춰져야만 속도감있게 제대로 추진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한선=“‘탈포털’, ‘인공지능’을 이야기하는 복잡한 디지털 플랫폼 시대의 경쟁에서 살아남아야 하는 지역 신문에 과연, 어떤 지원과 방향성이 맞느냐 초점을 맞춰야 한다. 우선 노출의 다양성이 필요할 것이다. 지역신문은 그 자체만의 독특한 역할이 있다. 플랫폼이 많아짐에 따라 지역 정보도 확대될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많은 해외 연구들에서도 밝혀진 것처럼 양질의 지역 정보가 유통되는 환경은 아니다. 그런 측면에서 지역신문은 여전히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다만, 품격 높은 정보를 생산하는 것 외에 생산된 정보가 지역사회에 지역민들에게 제대로 전달이 되느냐 하는 ‘노출 다양성’이 가장 큰 문제다. 뉴스룸이나 편집국의 제작 루틴의 변화가 이뤄져야 한다고 본다. 지역 기자들 역시 디지털 역량을 키워야 할 것이다. 또 제도적 지원 정책 마련에 대해선 중앙, 지방정부가 각자의 역할을 재정립해 지역신문에 정말 실효성 있는 맞춤 지원방안이 마련돼야 한다.”

△천현진=“앞선 발제자와 토론자들이 공통적으로 지적했듯이 지역신문발전지원특별법 체제에서의 법의 목적이 정말 달성됐는가에 문제를 짚어봐야 한다. 법이 제정된지 20년이 지났는데 법 목적 달성 여부와 기금의 실효성 여부는 항상 의문이 제기되고 지적되는 부분이다. ‘공익’과 ‘산업’으로서의 지역신문 지원·육성 방안이 ‘투트랙’으로 지원돼야 한다고 생각한다. 인공지능시대에는 산업으로서 지역 신문 지원정책이 더욱 적절한 의미를 가질 것이다. 현재 지역뉴스가 현 신문 상황에서 충분한 경제적 규모를 달성하기에는 중앙 일간지와 비교해 턱없이 부족한 상황이다. AI시대에는 더 복잡한 문제들이 더욱 어렵게 만들 것이다. 포털 입점만 해도 지역신문사들에는 큰 성과가 되고 있다. 다만, 포털 플랫폼에 어떻게 접근할 것인가 대응할 것인가 문제는 여전히 유효하다. 이에 디지털 환경 변화가 뉴스 소비를 주도하는 상황에서 지역민에게 양질의 정보 보장권을 지켜 줄 수 있는 방안이 특별법에 반영되는 것이 중요하다.”

△우창희=“현업에서 디지털 업무를 맡고 있는 만큼, 업무 현장에서 갖는 고민에 대해 얘기를 드리고 싶다. 그동안 ‘포털 알고리즘’에 대한 차별 혹은 뉴스제휴 평가위원회의 행보, 카카오 뉴스가 뉴스 기본 값을 변경하면서 검색 노출을 제한하는 사태까지, 모두 개선 돼야할 문제라고 주장해왔다. 여기에 현재 최근에는 AI에 대한 고민이 추가됐다. 개인적으론 ‘스마트폰 시대’보다 ‘AI시대’가 지역 신문에는 더 큰 위기가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인공지능 시대에 지역신문이 살아남을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일까에 대해 끊임없이 고민해야 한다. 저희 언론사 내에선 AI전문 기자를 만들자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결국 지역신문이 역량을 키우고 살아남기 위해서는 실제 사람만이 갖고 있는 감성, 전국 각 지역의 다양한 특성을 가진 지역신문만의 기사 작고 노하우를 더욱 강화시켜야 한다고 본다. 지역 주민들과의 소통, 인적 네트워크는 AI가 대체할 수 없는 지역신문만의 강점이다. 지역 언론 간의 미래를 대비한 논의가 지속적으로 이어지길 바란다.”

△김택환=“세계적인 트렌드를 보면 미국, 독일 등 선진국일수록 지역신문이 발전돼 있다. 우리 처럼 중앙 일간지가 전국적으로 장악하고 있는 나라는 드물다. 그 원인은 모든게 ‘서울 공화국’이 중심이 됐기 때문이다. 초저출산·고령화 문제가 심각한 상황에서 변화하지 못하면 이른바 ‘소는 누가 키우나’로 고민하는 것을 넘어 이젠, 아예 소를 키울 사람 조차 없어지는 것과 마찬가지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선 선진국과 같이 온전한 자치분권의 나라, 연방국가로 나아가야 한다. 소멸하는 국가가 살아나기 위해선 같이 잘 살아야 한다. 권력기관들도 지역에 골고루 위치해야 한다. 이같은 비전이 실현 되기 위해서는 지역을 정확히 이해하고, 문제점과 대책을 제시하는 지역신문의 역할이 클 수 밖에 없다. 그만큼 지역신문은 각 언론사가 갖고 있는 환경에 맞춰 ‘타깃’을 분명히 하고, 양질의 기사를 만들어 내야 할 것이다. 정리/이세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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