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희선·김혜수·전도연, ‘90년대부터의 그녀들’ 여전히 진화한다[스경연예연구소]

하경헌 기자 2024. 5. 24. 0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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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일 온라인 생중계 형식으로 서울 상암동 MBC 골든마우스홀에서 진행된 MBC 새 금토극 ‘우리, 집’ 제작발표회에서 배우 김희선이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 MBC



1990년대 각종 신문이나 잡지 등 매체에서는 엽서나 전화 등을 동원해 당대에 인기가 있는 연예인들의 순위를 매기곤 했다. 이는 크게 가수부문, 드라마에 출연하는 탤런트부문, 영화에 출연하는 배우부문 그리고 예능 프로그램이나 코미디 프로그램에 출연하는 개그맨부문으로 나뉘었다.

1990년대 말 차트를 지배했던 이름 중 지금도 여전한 모습을 보이는 이들이 있다. 바로 배우 김희선, 김혜수, 전도연이다. 이들은 전성기라 여겨지던 1990년대 후반이 25년 이상 훌쩍 지금 지난 지금에도 왕성하다. 오히려 진화 중이다.

배우 김희선은 24일부터 방송되는 MBC의 새 금토극 ‘우리, 집’에 출연한다. 드라마는 대한민국 최고의 가정심리상담의인 주인공 노영원이 정체 모를 협박범에게 위협을 받은 후 경력과 가정을 잃을 위기에 처하자 추리소설 작가인 시어머니 홍사강과 공조해 위협을 해결하는 이야기를 다뤘다.

장르부터가 제작진이 주장하는 것이 ‘생활밀착형 코믹스릴러’다. 코미디와 스릴러가 만나기 쉽지 않고, 여기에 생활밀착형 수식어가 붙는 것이 이례적이다. 그만큼 예측이 어렵고, 분위기를 가늠하기 어려운 작품이다. 김희선은 이 작품에서 주인공 노영원 역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1990년대 큰 인기를 얻은 ‘아이콘’이었지만 김희선의 위상은 그래도 조금 달라져 있다. 물론 그 역시 엄마 역을 하고, 40대의 애환을 연기하긴 하지만 그 표출방식이 여전히 다채롭다.

배우 김혜수가 지난해 서울 광진구 롯데시네마 건대입구에서 열린 영화 ‘밀수’ 제작보고회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 연합뉴스



2017년 ‘품위있는 그녀’에서 그 나이대 여성의 희로애락을 쏟아냈던 그는 2020년 ‘앨리스’에서 타임슬립물에 도전했다. 2022년 ‘내일’에서 저승사자 구련을 연기하면서 빨갛게 물들인 머리는 파격에 가까웠다.

이후에도 ‘블랙의 신부’에서 치정연기에 도전도 한 그녀는 이번에는 복합장르에 나섰다. 게다가 상대는 관록의 이혜영이다. 이미 연기로 베테랑 축에 드는 그는 다시 선배를 작품에 모시면서 그의 한 수를 또 배우기로 한다. 인상적인 유연성이다.

김혜수 역시 날이 지나도 이미지에 모가 나지 않는 배우 중 하나다. 2022년 ‘소년심판’의 깐깐한 소년판사 심은석에 이어 ‘슈룹’에서 사극 속 절절한 모정을 선보인 그는 올해 공개가 예정된 ‘트리거’의 출연을 앞두고 있다.

매번 규정할 수 없는 역할을 이어오고 있는 김혜수는 이번에는 탐사프로그램의 팀장으로 진실을 규명하려 애쓰는 언론인들을 다룬다. 그는 최근 무슨 일에선지 촬영장에서 코피가 난 듯한 인증사진을 올려 눈길을 끌기도 했다.

또한 그는 최근 김은희 작가의 드라마 ‘시그널 2’의 제작소식이 들리면서 8년여 만에 차수현 역할로 부활할 기대를 모으고 있다. 김혜수는 1980년대부터 연기를 시작한 여배우치고 어머니 역할로 쉽게 젖어 들지 않는 다채로움을 보여주고 있다.

한 번은 탐사프로그램 팀장 또 한 편에서는 형사 역으로 부활할 가능성이 높은 그의 행보에 시선이 쏠린다.

배우 전도연이 지난달 23일 서울 강서구 마곡동 LG아트센터에서 열린 연극 ‘벚꽃동산’ 제작발표회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 연합뉴스



전도연 역시 새로운 도전에 나선다. 그는 LG아트센터 서울에서 상연되는 연극 ‘벚꽃동산’ 무대에 선다. 그가 연극무대에 서는 것은 1997년 ‘리타 길들이기’ 이후 27년 만이다. 이 작품은 체호프의 유작이자 대표작으로 한 러시아 귀족가문의 몰락을 통해 시대의 변화와 이에 뒤처진 사람들을 그린다.

이번 버전은 연출가 사이먼 스톤이 2024년의 한국을 반영한 버전으로 각색했다. 그는 극 중 10여 년 전 아들이 죽은 이후 미국으로 떠났다 돌아오는 송도영 역을 연기했다. 그는 최근 제작발표회에서 “어떻게 하면 성의있게 잘 거절할 수 있을까 싶어 사이먼 스톤의 ‘메디아’를 국립극장에서 영상으로 봤는데 작품을 보고 오히려 배우로서 피가 끓었다”고 말했다.

항상 ‘컷’이 있고 편집이 있어 정제되는 매체연기를 잠시 두고 온몸이 관객 앞에 다 드러나는 연극무대를 택한 그의 열정은 1990년대 청춘스타로 올라설 즈음의 열정과 크게 다르지 않다. 세 배우는 모두 시간은 지났지만 여전한 모습으로 지금의 시청자에게도 울림을 전하고 있다.

언니들은 여전히 살아있다. 그리고 계속 진화한다.

하경헌 기자 azima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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